[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지난 1993년 파리 근교에 폐쇄된 작은 달팽이 공장 창고를 얻어 작업실을 만들었다. 비가 오면 어디선가 스물 스물 기어 나오는 달팽이를 제외하면 꽤 괜찮은 작업실이었다. 다행히 제법 큰 정원이 딸려있고 주변도 조용한편이라 작업하기에는 손색없는 환경이었다.상추, 쑥갓, 깻잎 등의 씨앗을 한국에서 봉투 안에 몰래 가져다 심고 처음 보는 꽃씨들은 주변의 화원에서 물어물어 사다 심고 가꾸는 것이 작업을 하는 시간보다 훨씬 행복한 시간들이었다.봄부터 가을까지 내 작업실 뜰에는 항상 뜯어먹을 야채와 꽃들이 가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작가 강찬모는 형태와 선, 색채와 공간 사이의 관계에 깊은 연관성을 탐구하며 무엇인가 알 수 없는 부족함을 느꼈다. 안정적인 삶의 구도, 그 소유나 인지에서도 결핍을 느낀 그는 불교에 심취하면서 동양적 사유의 길을 떠난다.결핍은 무엇인가 소유하고 포착해야 하는 그 자체가 아니라 그대로 세상을 보고 살아가는 우주와 자아의 자세에 있다.20세기 서양미술은 현상학이 펼쳐놓은 사유와 연결되어 있다. 작품은 사물과 세계가 드러내는 모습과 그 인식의 지평과의 관계로 이해된다. 이 지평은 주요한 경험의 장으로 작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예술의 표현은 결국 작가 자신의 이야기이다. 항상 작품에는 자신이 살아왔던 고향, 가족과 이웃, 주위 환경들 속에서의 체험과 그에 대한 내적 발언들이 어떤 식으로든 구석구석에 묻어나게 된다. 그래서 작품은 소리 없는 교감의 창이라고도 한다.작가 이율배는 바다 한가운데 외딴섬(전남 완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학창시절에는 잘 다듬어진 도시문화를 실컷 들이키면서 허기진 갈망을 채우기도 했지만 지금은 바다와 화려한 도시가 절묘하게 잘 버무려진 여수에서 삶을 완성시켜 가고 있다.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잃어버린 전설이 신화의 세계와 같이 아련히 남아 있다.어린 시절의 작가는 무등산이 놀이터이자 정원이었다. 마음껏 뛰고 뒹굴고 엎어지고 쓰러지고 하던 곳이다. 또한 나의 아픔, 불안, 동경, 희망 등에 대한 것들을 부드럽고 따스하게 답해 주던 곳이다.설레임과 모험심으로 가득했던 어린 시절 무등산은 작가로서의 미래를 열어 주었고 삶에 있어서 분방한 감정을 체험하게 했던 그런 곳이다.작업에 있어서 김유준은 합리적인 것을 싫어한다. 이성의 잣대로 자연을 해석하고 모든 인과율의 법칙을 파악하였다고 하지만 실제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작가 김순관은 화양연화 시리즈로 인물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그의 최근작품을 들여다보면 흐르던 강한 주제의식이 사라지고 화면의 형식도 전에 비해 한결 간소화됐다. 이른바 무속과 역사의 고찰에 기인한 전통의 무게는 꽃과 산과 해변 등의 자연물로 대체되었고 때로는 자신이 태어난 마을의 사람들이나 가족이 등장한다.1955년 제주에서 태어난 작가 김순관은 제주일중과 제주제일고등학교 미술부 활동을 하면서 내리 6년 동안 국전 관람과 각종 전국규모 대학주최 전국학생미술실기대회에 참가하면서 미술에 대한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조각가 임춘배는 항상 새로운 형태를 원한다. 그 형태는 관념적인 형상에서 비틀어 보는 형태일 수도 있고 자연에서 또는 군중들에게서 인간본연의 갖는 욕구 또는 감성적인 언어에서 영감을 얻어 형상화하는 걸 말한다. 이것은 끊임없는 상상력과 관찰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기도 하다.1957년 태어난 임춘배는 샤머니즘(Shamanism)의 색채가 삶을 지배하는 제주도 동쪽마을에서 유년기를 보내면서 토템(Totem)이 숙명적인 주제가 되었다. 대자연 속의 특정 장소, 물체에 기원(祈願)하는 모습을 자주 접하면서 기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작가 전종철은 하늘과 인간의 시각적 경계선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찰나의 만 가지 경이로운 단상의 구름을 통해, 새로운 가변적 의미성을 확보하기 위한 묵시론적 화두를 찾고 있다.하늘이라는 억겁의 시공간 속에서, 물방울이 구름이 되어 교감과 교합을 통해 그려내는 찰나의 만 가지 경이로운 단상은 복잡한 인간세상에서의 현란한 스펙터클(spectacle)함이 아니라 오히려 탈색된 무채색 수묵화와 같은 심연의 아우라 (Aura)를 연출하여, 그 심연 속에 내재된 자아는 여백의 쉼과 정제된 영적 에너지를 제공 받게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작가 서인희는 대한민국에서도 신이내린 천혜의 자연을 품고 있는 제주도라는 섬에 살고 있다.언제부턴가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풀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는 순간 뭐에 홀린 듯 강렬한 끌림에 은행나무 목판을 작업대에 올려놓고 드로잉하기 시작했다.그때부터 목판위에는 그동안 좋은 벗이 되어주었던 정적인 소재에서 동적인 자연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제주의 바람에 흔들리는 이름 모를 풀들과 살고 있는 유수암 주변 지천에 솟아오르는 억새며 들꽃, 이름 모를 풀까지 목판위에 드로잉 되고 조각칼에 다듬어져 물감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란 “남이 보기에 어리석은 일도 한 눈 팔지 않고 끝까지 해나가면 결국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작가 김동석은 집안의 가훈을 모티브로 이러한 교훈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노력한다.전남 순천 출생의 작가는 중학교시절 미술반에 가입하게 된 동기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30여년을 오직 한길만을 걷고 있지만 현실 앞에 불투명한 미래가 걸음을 멈추게 하고, 특히 주변에 많은 미술가들이 삶의 벽 두께에 눌려 한두 명씩 각자의 꿈을 힘없이 내려놓고 현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이주연 작가의 ‘페이퍼맨(PAPER MAN)’은 쉽게 찢어지고 구겨지기 쉬운 종이로 연약한 우리의 자화상이다. 여기에 강한 선과 색의 조합으로 연약하면서도 강한 두 가지 모습을 가진 인간을 표현하고 있다. 그의 작품의 중요한 특징은 작품에 표현된 인간들의 모습과 인간의 감정들이 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이다.작가는 ‘PAPER MAN’ 전시를 통해 각박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려한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자신을 들여다볼 시간이 없다.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작가 유용상의 작업에는 늘 음료가 담겨 있거나 비워져 있는 흔들리는 와인잔 또는 종이컵이 주로 등장한다. 그리고 그 흔들림의 이미지 속에서는 정지된 듯 정확한 초점에 물체를 향해 극대화된 이미지가 중첩되어 시점의 융합과 복합이 한 화면 속에서 이루어진다.흔들림이라는 것은 불안 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몸짓으로 의미하고 있으나 나아가서 시간의 궤적에 따른 실존적 의식의 흐름을 담아낸 연장의 궤적이며 동시에 일순간만을 포착해내는 작가의 스스로의 행위에 대한 사색의 궤적이다. 또한 현대인들의 극도로 순간적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인생길을 가다보면 나와는 다른 길에 있는 어떤 존재와 만나게 되는 공간이 있다. 그 만나는 공간 교차점이 ‘cross’다.작가 임광조는 ‘cross’에서는 단기간에 끝나는 만남도 있지만 오랜 기간 동안의 만남도 있으며, 만남이 있다면 기간에 상관없이 ‘cross’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cross에서는 강렬하게 접촉하는 만남도 있고, 가벼운 바람처럼 스쳐가는 만남도 있으며, 만남이 있다면 강약에도 상관없이 ‘cross’라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임광조 작가는 어떤 인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조형, 그림, 입체의 강렬한 작품 활동을 펼쳐 온 금보성 작가는 국제적으로도 감동을 줄 수 있는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꾸준하게 펼쳐왔다.그는 평면 회화뿐 아니라 입체 조형 작품도 포함하는 광범위한 분야를 섭렵하였다. ‘선긋기’에서 ‘긁기’로, ‘붓질’에서 ‘비질(쓸기)’로, ‘자르기’에서 ‘덮기’로, ‘연마하기’에서 ‘문지르기’로, ‘뚫기(파고들기)’에서 ‘채우기’로, 다른 테마의 데생에서 그림으로, 평면회화에서 입체로, 입체에서 다시 표면으로의 다양한 양상을 드러낸다.또한 다양한 행위들은 긁어 문질러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화력 50여년의 원로화백 김기정은 독자적이고 개성있는 스스로의 조형어법을 만들어내기 위해 치열한 삶을 살아왔다.1963년 대학을 졸업하고 70년대 후반까지는 정직하고 진솔한 소재주의적 자연주의 화파로서 튼튼한 기초를 다지는 사실주의에 충실한 초기의 수업기를 보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그의 작품세계는 빛과 색채가 어우러진 인상주의 학풍의 뚜렷한 캐릭터가 형성되기 시작한다.1990년대 전반기는 새로운 양식의 실험에 도전하는 그의 작업들이 인상파 화풍과 어우러져 때론 대담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추경 작가는 작품 작업 시 재료에 대한 연구와 체득에 대해 시간을 많이 할애한다.먼저 캔버스 화면에 수묵을 조율하는 한지처럼 대리석, 돌가루를 초벌로 바른다. 일반 캔버스 화면은 매끄러워 물감이 제멋대로 퍼져 나가기 때문으로 돌가루을 바른 화면은 물감이 떨어졌을 때 번져나가는 한계가 그 영역에 자연스럽게 맺혀지며 비로소 새로운 예술작품이 탄생하게 된다.그녀의 작품을 보면 자연과 우연이라는 기법을 사용하고 비구상적인 표현을 하지만 결과적으로 작품에서는 나뭇가지, 나뭇잎, 꽃잎이라는 형체들이 구체적으로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많은 화가들은 아름답고 예쁜 꽃을 그리며 색채를 발견하고 아름다움이 화폭의 어디에서 오는가를 찾아낸다.하지만 작가 임혜영은 화려한 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화려한 꽃무늬가 있는 옷을 선택하고 그것을 화폭에 옮긴다.분명 그림을 그리는 일은 신명나는 일이다. 그 희열과 만족감은 무엇과도 비교 할 수 없다는 작가는 꽃과 옷의 현란함과 화려함을 사랑한다. 그 화려함의 집합체를 그는 피어있는 꽃에서 보지 않고 그 꽃들을 모아놓은 꽃무늬 옷에서 발견한다. 여류작가로서 옷장에서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구상미술가들은 ‘자연이 곧 스승이다’라고 말한다. 미술사에 이름을 올린 르누아르, 밀레, 모네, 마네, 고호, 고갱 등 수많은 미술가들이 상상으로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작가 이영희는 절대적인 미적 요소를 찾아 우리나라의 원시도로와 고산유수(高山流水), 북한의 묘향산, 중국의 산동성, 네팔 등지를 체험하고 작품의 소재로 다루었다. 여행을 할 때 창 밖에는 다양한 존재가 드러난다. 산이며 강이며 인가가 보인다. 도로에는 자동차나 트럭이 달리고 다양한 사람이 걷는다. 때로는 짐승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작가 이존립은 인간이 자연 속에서 행복하고 낭만적인 생의 한 순간을 만끽하는 장면을 선물처럼 안긴다. 그의 그림 하나하나가 사연과 이야기를 열매처럼 매달고 있으며 그 장면 하나로 인해 여러 상념과 사연을 부풀려낼 수 있다.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고독, 사랑, 낭만, 행복 같은 단어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하는, 입에 붙게 만드는 그림을 그린다. 다소 상투형의 이미지이자 설정이지만 무척 정감 있는 풍경이다. 인간은 늘 자연 안에서 행복을 추구해왔다. 그러나 자연은 아름답기만 한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오늘날 인간은 자연과 분리된 존재로 설명될 수 없다. 백향기 작가는 오랜 기간 동안 작업의 대상으로 자연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초기의 작업은 잡초와 흙, 모래, 줄기와 이파리가 모두 어우러져야 비로소 꽃이 된다는 자연의 통합성을 표현했다.작가는 이를 자연의 향(香)이라는 주제로, 자연 자체는 서로 얽혀져 있는 중첩성의 이미지(Interwind Image)를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으로 삼아왔다. 인간과 자연이 하나의 화폭에서 서로 중첩하고 관입하면서 꽃과 이파리, 줄기,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행복을 꿈꾸는 작가 임근우는 지난 시간의 상징인 ‘고고학(考古學)’과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하는 ‘기상도(氣象圖)’ 개념을 하나로 묶어 그만의 질서와 시스템으로 재구성한 우주(Cosmos)를 선보인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교는 현재의 작가 자신이며, 소통의 수단은 바로 꿈이다. ‘인생이 살맛나게 해주는 건 꿈이 실현되리라는 믿음 때문’이라고 했듯, 임근우의 작품 역시 시공의 터널을 지나온 꿈 이야기로 보는 이의 귀를 솔깃하게 한다.또한, 작가는 항상 사람이 중심이 되는 유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