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다솔의 골프연구소] 골프 선수와 스폰서십

[방다솔의 골프연구소] 골프 선수와 스폰서십

  • 기자명 김백상 기자
  • 입력 2019.01.17 09:22
  • 수정 2019.02.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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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김백상 기자] “누구였더라? 그 한화 소속에 키가 큰 신인선수…”

선수 이름은 잘 외워지지 않아도 스폰서 회사 이름은 잘 기억이 난다. 유명한 브랜드라면 더욱 그 효과가 크다. 기업도 이미지메이킹과 홍보효과를 위해서는 뛰어난 성적과 매력, 또는 스토리를 갖춘 선수가 필요하고, 또 선수역시 자신의 브랜딩을 위해 강력한 스폰서를 원한다.

선수의 입장에서는 모자위에 어떤 브랜드를 달았는지에 따라 현재의 위치를 간접적으로 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스폰서쉽 체결은 선수와 기업 모두에게 매우 민감한 사항이다.

앞서 언급 한 것처럼 꼭 성적만 좋다고 스폰서 체결이 잘되는 것은 아니다. 스포츠 스타에게 단순한 대중적 인지도만 바라는 것은 아니기 때문. 선수가 가진 이미지와 인성, 대중의 감성을 터치할 만한 스토리가 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선수도 스폰서의 이미지나 계약금액 등 다양한 요소를 생각하기 때문에 러브콜을 받더라도 생각한 조건과 맞지 않아 스폰서십 체결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땐 차라리 메인 스폰서 로고 자리를 비워두고, 태극기를 새기거나 이름을 새기는 경우도 있다.

최경주 프로도 한때 태극기를 모자에 새기고 시합을 뛰었던 경우가 있다. 광고 액수도 중요하지만 길게 보고 자신의 브랜드 전략을 잘 운영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스폰서쉽에 종류와 방법에 대한 비하인드스토리를 이야기 하려 한다.  

먼저 메인 계약이다.

기업은 10월 말부터 이미지가 적합한 선수들의 탐색을 시작한다. 10월이면 정규투어도 어느 정도 마무리 된다. 동시에 드림투어(2부투어)에서도 시합을 마감하고 상금순위에 따라 이듬해 정규투어 진출자가 가려지는 시기 이기도 하다.

그 해 정규투어와 2부투어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 11월 말 시드전을 치러 정규투어 데뷔를 하는 루키들까지 정해지면, 기업에선 선수탐색을 마치고 본격적인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한다.

보통 남자루키의 경우 3천~5천만 원 정도, 여자루키의 경우 4천~7천원 사이에서 메인스폰서쉽을 체결한다. 매니지먼트가 있는 선수는 위 금액보다 더 받을 수 있지만, 수령하는 금액은 거의 비슷하다. 에이전트 수수료 때문이다.

계약이 끝나면 소속선수 발대식을 하고 일년간의 스폰서십 체결을 다양한 경로로 밝힌다.

의류와 용품 계약은 어떨까.

보통의 경우 일정금액으로 계약을 하고 지급은 현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스타선수의 경우 연간 용품사용과 어깨와 목, 등부분에 패치를 붙이는 조건으로 현금계약과 용품을 동시에 받기도 한다.

골프의류는 적게는 천만 원에서 많게는 5천만 원 사이에서 금액이 책정된다. 지급방법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의류를 제공할 때 소비자 가격으로 따져서 지급을 한다. 의류회사의 규정에 따라 다르지만 선수가 직접 입어보고 선택하기도 하지만 회사에서 코디한 시안을 보내 정하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 선수는 그대로 입어야 한다.

골프클럽은 그 해 나온 신제품을 지급하고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조건이고, 선수의 컨디션에 맞게 피팅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 지난 모델은 사용할 수 없다. 선수가 원하는 경우 드라이버나 퍼터, 웨지 볼 등은 따로 다른 브랜드와 계약을 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는 개인의 ‘오프더레코드’ 후원이다.

선수들이 회사가 아닌 개인의 후원을 받기도 한다. 한국에도 일부 존재하지만 일본 등 해외투어를 뛰는 선수들에게 더욱 익숙한 문화일 수 있다. 팬문화가 한국과는 결이 다르다는 입장.

큰 대가가 없더라도 뒤에서 프로선수를 후원하고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보람 있다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나라 국보선수 ‘B’ 프로도 신인 당시에 모 기업 회장의 후원을 받았다고 한다. 금전적인 지원도 있지만, 시합장에 갤러리를 하거나 사적으로 식사자리도 갖으면서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찾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도 점점 많은 기업인들이 대가 없이 프로선수의 미래를 지원하고 있다.

일본에 간조 히로시 회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한국 프로선수 21명을 묵묵히 후원하고 있다. 한국선수가 일본에서 경기를 하다 보면, 숙소와 이동문제, 또 후견인과 보증인 문제등 다양한 애로사항이 있는데, 그것을 주로 해결해 준다고 한다.

골프전문 잡지 ‘골프다이제스트’가 간조 히로시 회장을 ‘한국 프로선수의 아버지’로 불리는 사나이로 소개하며 ‘오프더레코드’스폰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나쁜 스폰서도 있다.

이것은 다른 프로의 예를 드는 것은 맞지 않는 듯 하여 필자의 이야기를 조금 해본다.

작년 한 회사와 골프화 용품 계약을 앞두고 있었다. 협의한 계약 예정일은 12월 말 이다. 나는 그 뒤에 다른 브랜드의 러브콜도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적어도 12월 말까지는 계약을 완료하고 다른 한쪽에는 거절의사를 해야 했다. 약속 시간이 와도 계약서가 오지 않아서 전화를 했더니 계약선수들에게 일괄 배송을 해야 해서 더 기다리라는 답이 왔다. 할 수 없이 나중에 제안을 해온 브랜드에 거절 의사를 먼저 표했다. 그렇지만 하기로 한 계약서는 끝내 오지 않았다. 회사내부에서 저울질과 하며 많은 선수를 홀드 한 것인데, 참 무책임 하다.

이렇게 피해보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이런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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