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다솔의 골프 연구소 - 나의 기분까지 알아주는 클럽 피팅

방다솔의 골프 연구소 - 나의 기분까지 알아주는 클럽 피팅

  • 기자명 김백상 기자
  • 입력 2018.11.2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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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김백상 기자] 본지는 매주 목, 금 골프선수 출신 방송인 방다솔 프로에게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도움이 되는 골프이야기와 골프칼럼을 신설했습니다. 방 프로는 2008년 한국여자아마추어대회 우승과 2010년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냈고, 2015년 SBS골프 채널을 통해 골프팬들에게 알려졌습니다. 현재 매주 목요일 오후 9시30분 방송되는 SBS골프 ‘레슨 팩토리’에 출연 중이며, 골프 전문지에도 다양한 칼럼을 기고 중 입니다. 특히 주말 라운드를 앞둔 골퍼들에게 유익한 내용들도 많으니 방 프로의 재미난 골프 이야기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사랑과 관심 바랍니다.(편집자 주)

방다솔
방다솔

요즘은 클럽 피팅숍이 많아졌다. 약 10년 전까지만해도 피팅숍은 골프선수들 정도만 주로 찾았고, 일반 아마추어 골퍼에겐 생소한 장소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개인에 맞는 클럽 제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늘어나더니 이제는 피팅클럽이 예전에 비해 많이 대중화됐다. 그래서 샤프트의 종류나 스팩, 그립의 종류와 재질까지도 잘 아는 아마추어들이 많아졌다.

필자는 단순한 신체레벨에 맞추는 클럽피팅에서 더 진보된, 개인의 특정 구질까지 잡아주길 바란다. 개인맞춤 피팅클럽이 더욱 업그레이드 되는 것이다.

17살. 당시 나는 한국여자아마추어 챔프 자격으로 한국과 일본의 프로투어에 여러 번 초청된 적이 있다. 처음 나간 일본 메이저 대회가 ‘살롱파스컵’이다. 그 때 느껴본 충격적인 피팅문화가 내 골프 많은 부분을 바꾸었다.

때는 대회 첫날 드라이빙레인지 였다. 나는 아버지와 볼박스를 받아서 자리를 잡고 몸을 풀었고 아버지도 여느 때처럼 내 스윙과 구질을 분석하면서 이런저런 코칭을 했다. 그 당시는 체력이 떨어지는 던 가을쯤이라서 그런지 스윙템포가 빨라지면서 오른쪽 밀리는 볼이 자주났다. 그것을 고치는 연습으로 몸을 풀었고 결국 썩 마음에 들지 않는 구질을 가지고 연습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때 바로 뒤에서 몸을 풀던 한 일본 선수는 볼을 치는 둥 마는 둥 하며 캐디와 계속 잡담을 나누었는데, 결국 볼을 10개정도 치고 나와 같이 연습을 마치는 게 아닌가?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한국에서는 거의 모든 선수가 웃음기 없는 모습으로 심각하게 볼을 치고 혹시 그날 샷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이라도 되면 선수와 캐디, 부모 모두 비상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뒤에 있던 일본선수는 특이하다고 생각되거나 좀 진지한 면이 없는 사람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투어벤(큰 트럭을 개조해 만든 이동식 클럽피팅 차량)에서 다시 만난 그 프로를 보고 나는 충격을 받았다. “오늘은 롱아이언이 오른쪽으로 조금씩 밀리니까 6번과 5번 클럽을 1.5도만 닫아주세요.” 그 프로가 피터(fitter)에게 한 말이다. 즉, 그 프로는 연습장에서 오늘의 구질을 파악한 뒤 그 구질에 맞는 클럽피팅을 받고 있었다. 아침부터 스윙을 고치려 애쓴 나는 허탈했다.

인간의 몸으로 항상성을 유지하는 일에는 아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연습량을 채워야 하고 잠도 잘 자야 하고 감기도 걸리면 안되며 시합 전날에는 음식까지도 조절해야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인간의 몸은 로보트 같이 일정하지 않다. 나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몸으로 더욱 일정하게 만드는 작업에 매진하며 고통받았지만, 그 선수는 조금 더 현명한 방법으로 자신에게 변화의 여지를 주었던 것이다.

나는 그후로 파격적인 피팅을 하기 시작했다. P웨지의 각을 세웠더니 한 클럽거리가 늘어 100m 쯤 보내게 되었고, 어려운 4번 아이언을 빼고 9번 우드를 대용했으며, 14.5도 각도인 3번우드를 빼고 16.5도 각도인 4번우드를 넣어 탄도를 높였다. 드라이버에는 납을 붙여서 헤드만 더욱 무겁게 했고, 숏아이언은 그립을 두껍게 만들고 롱아이언과 우드는 그립을 얇게 만들었다. 구질에 대한 고민을 시작점으로 클럽피팅 받으니 반나절 사이에 고질적인 것들이 상당부분 잡혔다.

자신이 얼마나 다듬어 졌는지도 중요하지만 클럽과 내가 하나가 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골프는 도구를 이용한 스포츠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임팩트라는 것은 그립을 잡은 손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클럽헤드와 공 사이에서 만들어 진다. 신체 구조나 파워에 맞추는 기존의 피팅 방식에 자신의 구질을 분석해 피팅을 한다면, 이상적인 스윙을 추구하던 획일화되던 것들에서 탈피해 독창적인 골프의 세계로 들어 올 수 있다. 또 더 이상 스윙 디자인에 매달려 있지 않으니 스코어 중심의 게임에 더욱 몰두할 수 있다.

독자 여러분도 획일화된 골프를 따라가기 보다 조금 더 ‘나’의 본질과 가까워지는 골프를 따라가 보길 추천 드리고, 지금부터는 스코어 게임을 시작하시길 바란다.

프로필

한국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우승, 전국체전 금메달(2008), KLPGA 회원, 국가대표 상비군(2010), 26기 월드미스유니버시티 본선(2012), SBS골프 데뷔, 레슨테라피, 골프예능, 생방송 SBS골프아카데미(2015), 現 SBS골프 레슨팩토리 방송 중

 방다솔 프로  정리 김백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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