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다솔의 골프연구소] 당신의 히든카드는 무엇인가요?

[방다솔의 골프연구소] 당신의 히든카드는 무엇인가요?

  • 기자명 김백상 기자
  • 입력 2019.02.07 15:32
  • 수정 2019.02.1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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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김백상 기자] 당신의 골프백에는 히든카드가 있나요? 있다면, 당신의 ‘히든카드’는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 쉽게 답하는 골퍼라면 스코어를 만드는 게임에 더욱 쉽게 다가설 수 있다.

오늘은 ‘히든카드’ 주제에 딱 맞는 스토리를 하나 얘기하고 싶다. 모두가 잘 아는 최경주 프로의 ‘벙커샷’이 그것 이다.

방다솔
방다솔

최경주 프로는 벙커 샷 하나만 가지고도 하루 4~5시간 연습할 때가 있다. 그는 벙커샷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있다. “(벙커샷 연습을 하면) 근력도 좋아지고 스윙템포도 좋아집니다. 무엇보다 벙커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면 골프가 더욱 쉬워지죠”라고 말한다. 그는 그린이 딱딱하고 러프는 깊게 셋팅 된 골프장에서는 일부러 벙커에다가 공을 집어 넣는다. 그것이 러프에서 샷을 하는 것 보다 파세이브률이 좋아지기 때문.

골프는 스코어 게임이다.

스윙 디자인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윙디자인과 스코어는 매우 다른 문제다. 스윙은 좋은 코치와 좋은 몸, 노력이 필요하고, 스코어는 작전과 요령, 샷이 중요하다. 스윙 완성과 스코어 다이어트 두 가지는 성격이 다르다. ‘스윙디자인 연습’을 많이 하며 샷이 그만큼 좋아질 수는 있지만 스코어가 드라마틱하게 줄어들지는 않는다. 

그래서 스코어 게임을 할 땐 ‘멋진 폼의 스윙’보다 ‘일정한 샷(자신의 구질)’과 창의적인 코스공략, 그리고 다양한 쇼트게임 요령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최경주 선수의 벙커샷 처럼 자신만의 확실한 장기가 있다면 스코어게임에 많은 도움이 된다.

자신만의 히든카드를 위해서는 그에 맞는 클럽도 필요하다. 잘 맞는 클럽은 게임의 찬스를 만들어주는 무기(?)가 된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 파5홀에서 드라이버를 치고 나니 250m라는 거리가 남았다. 보통은 3번우드로 쳐서 최대한 짧은 거리를 유지하려고 하겠지만, 만약 P아이언 히든카드가 있다면 어떨까? 써드샷에서 히든카드인 P 아이언(100m) 가리를 남기기 위해 세컨드샷을 6번 아이언(150m)을 가지고 가볍게 친다. 그리고 내가 가장 자신 있는 거리와 클럽인 P아이언으로 핀에 가까이 붙여서 버디찬스를 잡는 것이다.

골프는 최대 14개의 클럽을 사용할 수 있다.  

대다수는 이 14개의 클럽을 잘 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연습량이 많은 프로골퍼도 이 14개의 클럽을 골고루 잘 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만약 모든 클럽을 잘 치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저 그런 특색 없는 골프가 될 수 있다. 또 효율적이지 못하다. 좀 더 조심스럽게 말 하자면, ‘하향평준화’ 될 수 있다.

이유는 이렇다. 연습장에서 한 시간에 100개의 공을 친다고 가정해보자. 몸을 푸는 개념으로 자신이 가장 만만하고 말 잘 듣는 클럽을 골라서 공 20알 정도를 툭툭 쳐낸다. 가장 편한 클럽이라서 몸에도 긴장이 풀리고 리듬도 정확하게 나온다. 자. 몸이 다 풀렸으니 이제 평소에 가장 안 맞는 클럽을 선택해서 휘두른다. 아주 안 맞아도 흔들림 없이 80개의 공을 모두 치고 연습을 마무리 한다. 과연 우리는 한 시간 동안 무슨 연습을 한 것 일 까?

‘잘 치는 연습’을 한 것일 까 ‘못 치는 연습’을 한 것일까?  이런 연습보다는 자신과 합이 맞는 클럽에 모든 것을 쏟아보면 어떨까? 손에 붙고 익숙한 클럽으로 집요하게 연습하고 또 연습해서 특화하는 것이다. 그래야 언제든 믿고 쓰는 나의 장기로 만들 수 있다.

누구에게나 손에 붙는 클럽, 만만한 클럽은 존재한다. 나는 드라이버와 P아이언, 20m 어프로치를 좋아했고, 좋은 만큼 많이 연습했다. 지금은 그것들이 경기중에 이슈를 만들어주는 ‘히든카드’가 되었다.

독자 여러분께도 꼭 히든카드를 만드는 작업에 하루 빨리 시작 하기를 적극 추천드린다.

여기에 하나더, 만약 죽어라 연습해도 안 맞는 클럽은? 내 대답은 ‘과감히 갖다 버려라’다.

정말 그렇다. 나는 유독 3번 우드가 참 안맞았다. 꽤 오랫동안 클럽도 바꿔보고 스윙스타일도 살짝 씩 손봤지만 여전히 공이 탄력 있게 뜨지 않고 왼쪽으로 맥없이 감겼다. 그래서 13~15도 사이의 로프트로 만들어진 3번 우드는 나와 맞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16.5의 4번 우드를 구했다. 고작 1.5도의 로프트가 더 생긴거지만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공이 수월하게 떴고, 샷의 이미지가 좋아지니 자신감도 붙었다.

안 맞는 것은 왜 불편한 지 클럽부터 체크해 보고, 다른 대안을 강구하는 것이 좋다. 무조건적인 연습도 방법 중 하나지만, 보통의 연습량으로는 극복해 내기가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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