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크고 작은 사건ㆍ사태가 쏟아지다보니 이슈에서 묻혔지만, 지난 8월 하순 대법원이 법조경력자를 법관으로 임용하는데 처음으로 법관임용예정자가 여성이 남성을 추월했다. 가장 보수적이라는 법관도 이제 남녀평등 구조가 진행 중임을 알 수 있다. 대법원은 올해 일반 법조경력자 중 법관인사위원회의 최종 심사를 통과한 임명동의 대상자 158명 가운데 여성 82명, 남성 75명으로 첫 역전현상을 보였다. 아직은 여성법관의 비율이 30% 선이지만, 이런 추세라면 법조계도 여성차별의 낡은 봉건성이 걷히게 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대한민국 임시정
아무리 생각해도 대한민국이 한없이 자랑스럽고 믿음직스럽기 그지없다. 총성과 포성이 오가는 이국땅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외교관과 군인들이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민간인 390명을 아무런 사고 없이 구출해 26일 우리 땅을 밟게 한 작전명 ‘미라클(miracle. 기적)’은 정말 ‘기적같이’ 이루어졌다. 그렇지 않아도 뒤늦은 가을장마에, 하루 2,000명을 오르내리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대통령이 되겠다고 여야 정치인들이 아등바등 아귀다툼하는 짜증나는 판국에 너무나 시원한 청량제가 됐다.숱한 기적 남겨준 외국인 협조자 구출작전한국
야구는 흔히들 ‘기록의 스포츠’라고 부른다. 맞는 말이다. 한 시즌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르는 야구는 수많은 기록들이 축적된다.올해도 다양한 기록들이 나왔다. 삼성 ‘돌부처’ 오승환은 KBO리그 최초 300세이브 금자탑을 쌓았다. 손아섭은 최연소·최소경기 2000안타를 달성했고, SSG 최정은 이승엽에 이어 역대 2번째 400홈런에 도전하고 있다. 강백호는 4할 타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이러한 기록들을 지켜보는 것도 야구의 흥미요소 중 하나다. 선수들은 개인적인 목표를 세워두고 시즌에 임하기도 한다.그러나, 이런 기록들에 집착해 때로
정치는 총이나 칼 등 무기 대신에 입(말)으로 하는 ‘전쟁’이다. 야만인들은 말이 아닌 무기로 싸웠다. 지금도 세계 도처에 ‘문명시대의 야만인들’이 살상력이 엄청나게 강해진 무기를 만들어 전쟁을 하고 있다.정치판이 살벌하니 말이 거칠다. 정확히는 말이 거칠다보니 정치판이 살벌해진다고 할 것이다. 국민의 대변기관이라는 국회(의원)와 여야 정당의 말이 가장 거칠고 살벌하다. 대선을 앞두고 살벌한 언어의 습도가 더욱 올라간다. 명색이 국민을 대변하고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정치인들의 언행이 일반 국민의 수준보다 훨씬 뒤떨어진 것은 달라지
2015년 8월 4일, 우리나라 군 수색대가 DMZ에서 수색작전을 벌이던 중 북한군이 설치한 목함지뢰가 폭발하면서 2명의 하사관이 중상을 입었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400m 남쪽까지 넘어와 땅 속에 목함지뢰 3개를 묻어두었기 때문이었다. 이는 북한군이 정전협정을 위반한 기만행위였다. 우리 군은 10일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였다. 11년만이었다.목함지뢰 사건이 보여준 ‘병역의무’ 복지정책의 난맥상20일에 북한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하던 서부전선으로 포탄 1발을 발사하였다. 이 포탄은 야산에 떨어졌다. 우리 군은 북한군 포탄
선후기와 근현대사 인물 중에 남북한에서 함께 존경받는 분들이 있다. 대표적으로는 정약용, 전봉준, 안중근, 신채호ㆍ주시경 그리고 홍범도장군이다. 반봉건ㆍ개혁ㆍ반외세에 앞장섰던 주체적 인물들이다.분단 70여 년이 지나면서 남북 사이에는 역사관이 달라지고, 역사인물에 대한 평가에서도 차이점이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에 소개한 분들은 남북에서 공히 좋아하고 존경받는 인물이다. 해서 ‘민족의 사표’ 또는 ‘통일조국의 사표’라 불러 마땅할 것이다. 향후 통일운동의 방향은 동질성은 확대하고 차이점은 줄여 나가야 할 것이다.홍범도장군이
최근 KBS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방송에서 나온 이야기 중 하나는 남녀 선수 연봉과 대회 상금 차이. 이는 사회 문제 중 하나로 떠오른 ‘동일 노동·동일 임금’의 연장선이다. 남자와 똑같이 경기하는 데 ‘여자’라는 이유로 더 적은 연봉을 수령하고, 더 적은 상금을 받는다는 이야기다.한국 골프 전설로 불리는 박세리. 그녀는 이번 다큐멘터리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간 상금 차이를 언급했다. “똑같이 4라운드 경기하는데 왜 상금 차이가 나는 걸까?” 그녀가
메달 색깔은 상관없다. 땀 흘린 결과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17일간의 치열했던 2020 도쿄올림픽이 지난 8일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를 수확하며 종합 16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메달 합계 숫자는 20개로 뉴질랜드, 헝가리와 함께 공동 13위를 기록했다. 비록 메달 경쟁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열정으로 뭉쳐 코로나19로 아픔을 겪는 국민들을 위로했다.지금까지 올림픽의 주인공은 메달을 딴 선수였다. 그 가운데에서도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 관심이 집중돼 왔
해방의 날을 보지 못한 채 ‘그날이 오기만을’ 애타게 그리다가 젊어서 숨진 소설 ‘상록수’의 작가이자 독립운동가인 심훈의 ‘그날이 오면’에는 모든 항일운동가와 민중의 염원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며는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올리오리다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마침내 그날이 왔다. 1910년 8월 29일 국치로부터 만 34
지난 7월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으로 20대 대선후보의 윤곽이 거의 드러났다. 출마를 선언한 사람만도 20명이 넘었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출마여부만 남은 듯하다.전직 대통령 11명 모두 상처투성이 결과 남겨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73년 동안 우리나라는 12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다. 한데 이들 가운데 상처를 입지 않은 대통령은 하나도 없다. 직업별로 보면 정치인 출신이 8명으로 가장 많았고, 군인 3명, 관료 출신 1명 등이었다. 정치인 가운데는 변호사가 2명(노무현, 문재인
프랑스어로 ‘귀족의 의무’를 뜻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더 많이 해야 한다는 말이다.일본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2000년을 지탱한 로마제국의 저력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분석한다. 로마의 귀족은 전쟁이 나면 자신의 재산을 내놓고 가장 앞장서서 외적과 싸웠다. 로마 건국 이후 500년간 원로원에서 귀족이 차지하는 비중이 15분의 1로 급속히 줄어든 것은 계속되는 전쟁에서 귀족들이 많이 희생된 까닭이라는 것이다.한국사회의 귀족은 특권만 있고 책임과 의무는 없었다. 조선시
어느날 공자와 제자 자공(子貢)이 나눈 ‘정치인 문답’은 생명력이 길다. 시공을 초월한 진리가 담겼기 때문이다. 사제간의 문답을 풀어보자.제자: 어떤 사람을 정치인이라 할 수 있습니까? 스승: 언제나 수치심을 가지고 언행을 욕되게 하지 않고 책임과 사명을 다하면 정치인이라 할 수 있다.제자: 그 다음 부류는 어떠합니까?스승: 일가친척에게 효자 소리를 듣고 주변에서 정의롭다고 칭찬받는 사람이다.제자: 그 다음은?스승: 말하면 반드시 실행하고 실행하면 성과를 내는 사람이지.제자: 오늘날 정치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스승: 아! 한 말들이
2020 도쿄올림픽은 7월 23일 개막식을 통해 막이 올랐다. 여느 올림픽이라면 ‘화려하게’, ‘성대하게’, ‘지구촌 대축제’와 같은 수식어가 함께 하겠지만 이번엔 아니다.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특수한 상황임을 고려해도 도쿄올림픽을 둘러싼 분위기는 부정적이다.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는 일본의 의도가 곳곳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유치가 결정된 순간부터 순수한 의도로 올림픽을 바라본 적이 없어 보였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도쿄올림픽을 두고 ‘부흥 올림픽’이라 칭하며 일본의 극복 의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코로나
지난 7월 5일 광주광역시 광주제일고등학교 대강당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주역인 장재성 선생의 71주기 추모제가 열린 것이다. 이 추모제는 그가 숨진 1950년으로부터 70주기가 되는 지난해부터 열리기 시작했는데, 올해는 그동안 모습을 비추지 않았던 아들 상백씨(79)가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장재성, 일제에 7년, 해방 후 7년 옥살이하다가 총살당해동학농민혁명 하면 전봉준이 떠오르고, 3·1만세운동 하면 33인이 주역으로 떠오르듯 국내 3대 독립운동 중 하나인 광주학생독립운동 하면 장재성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언론에서는 여전히 ‘대권후보’ ‘대권주자’ ‘대권경쟁’ 등 결코 써서는 안 되는 용어가 남용되고 있다. 여기서 대권(大權)이란 대통령 또는 대통령의 권한과 권능을 말한다. 삼권분립이 제도화된 우리나라에서 대권은 존재하지 않는다. 적어도 6월항쟁 이후에 집권한 대통령들에게는 헌법상 대권이 주어지지 않았고 행사할 수도 없다. 그만큼 국민의 정치의식이 성장하고 권력분립의 제도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승만ㆍ박정희ㆍ전두환은 헌법상의 삼권분립에도 불구하고 ‘대권’을 휘둘렀다. 특히 삼권을 귀일시킨 박정희의 유신체제
“20·30대 분들께 요청드립니다.” 지난주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말 아니었을까.정부는 지난 7일 공식 SNS를 통해 “수도권 지역 거리두기를 14일까지 연장한다”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이와 함께 20·30세대를 콕 집어 “증상이 없더라도 진단검사 받아달라” “당분간 모임 및 회식을 자제하라”라는 메시지를 전했다.정부가 SNS에 20·30세대를 언급한 7일은 1212명의 확진자가 발생, 코로나19 감염 폭증이 시작된 다음 날이다. 8일에는 1300명대를 돌파했고, 9일 1378명의 신규 확진자 발생으로 역대 최다 수치를 기록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세대교체를 내걸고 화려하게 등장한 정치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취임 한달여만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폐지를 주장하면서 당 안팎의 비난에 직면했다. 이 대표는 ‘작은 정부론’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에 나섰다. 민주당은 ‘일베식 생각’ ‘MB 아바타’ ‘박근혜 키즈’ 등을 거론하며 공세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준석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공정’을 앞세운 30대 청년 대표에게 걸었던 기대가 거품에 불과했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커진다.
20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8개월 앞두고 20명이 넘는 후보들이 자천타천으로 언론에 거론되고 있다. 지난날 선거에서는 반독재 투쟁 경력을 가졌거나 정부에 몸담았던 인물들이 많았던 반면 이번에는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경력을 거친 인물이나 전문직 경력자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상황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대규모 동원유세는 사라지고, 방송을 통한 정책대결로 전환돼 차분해진 것도 다른 점이다. 달라진 대선 출마 인물과 선거방식대신 그들이 구상하고 있는 정책이나 개인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발가벗겨내고 비판하는 과정을 거쳐야 겨우
해방전후사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이념대결의 장으로 남아 있다. 일제 강점으로부터 해방된 이후 미군정을 거쳐 이승만의 단독정부 수립, 한국전쟁에 이르기까지 질곡의 현대사는 민족의 아픔으로 남아 있다. 죄없는 양민이 이념갈등 속에서 목숨을 잃었다. 집권세력은 양민학살을 공산세력폭동 진압으로 왜곡했다. 그로부터 70여년이 지나면서 국가폭력에 대한 진상규명이 추진되고 있다. 국회에서 제주4.3특별법이 전면 개정된 데 이어 여순사건 특별법이 제정됐다. 이제야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의 길이 열린 것이다. 그러나 해방직후 미군정의 성격에 대한 논쟁
내년 대선을 9개월여 앞두고 주자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주자들이 앞다퉈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본격 경선을 앞두고 지난달 28~30일 예비후보 등록을 받았다. 오는 9~11일 예비경선을 거쳐 상위 6인이 본경선을 갖는다. 이재명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김두관의원 박용진의원, 이광재의원, 최문순 강원지사, 양승조 충남지사 등이 등록했다. 정 전 총리와 이의원은 7일 이전에 단일화하기로 합의하는 등 후보간 합종연횡도 이뤄질 전망이다. 야권에서는 과거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