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신한은행 ‘2037년까지 1,150억 빅딜’…프로스포츠 역사 뒤흔든 초장기 타이틀 독점 계약의 명암

  • 기자명 심응섭 기자
  • 입력 2025.11.25 10:29
  • 수정 2025.11.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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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연속 스폰서 사상 최초…“혁신인가, 독점 리스크인가”

[데일리스포츠한국 심응섭 기자]

KBO가 신한은행과 2037년까지 타이틀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 프로스포츠 시장에 초장기 후원 ‘초대형 빅딜’이 성사됐다. 2018년 첫 계약을 시작으로 2037년까지 무려 20년 동안 한 기업이 리그 타이틀을 맡게 되는 전례 없는 기록이다.

KBO는 24일 “2028년부터 2037년까지 10년 총액 1,15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새롭게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금액으로, 사실상 ‘타이틀 시장 장기 고정’을 선언한 셈이다.

KBO와 신한은행은 이미 올해 5월 기존 계약을 2027년까지 연장한 바 있으며, 이번 결정으로 양측은 20년 동행을 확정했다.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계약 연장 기념행사와 함께 금액이 공개되면서 업계의 시선이 한꺼번에 쏠렸다.

신한은행은 KBO리그 팬과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확대는 물론, 야구 국가대표팀·유소년 야구 지원 강화까지 약속하며 ‘한국 야구 생태계 동반자’를 자처했다. 허구연 KBO 총재는 “팬 서비스·디지털 콘텐츠·유소년 야구 등 전 분야 도약의 기반을 신한은행과 함께 구축하겠다”고 강조했고,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유례없는 장기 후원을 이어가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초장기 계약의 이면에서는 우려도 제기된다. 가장 큰 문제는 타이틀 스폰서 시장의 경쟁 상실이다. 20년간 단일 기업이 리그명을 독점하면서 시장의 활력이 떨어지고, 중장기적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스폰서의 장기화가 KBO 재정 안정성에는 도움을 줄 수 있으나, 그 대가로 리그의 브랜딩 유연성과 협상력 약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래 트렌드 변화에 따라 더 높은 가치를 제시하는 신규 기업이 나타나도 계약 구조상 KBO는 선택권을 행사하기 어렵다.

또한 리그의 팬 경험 혁신이나 디지털 전환이 특정 기업 전략에 과도하게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장기 계약은 안정성의 반대편에서 고착화라는 리스크를 내포한다”며 “리그 전체의 성장 전략이 한 스폰서의 방향성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업계는 이번 계약이 한국 프로야구의 재정 구조에 안정성을 가져다주고, 야구 산업 전반에 장기 투자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사건으로 평가하고 있다. 초대형 장기 계약이 향후 프로스포츠 전반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KBO가 신한은행과 2028년부터 2037년까지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연장했다고 24일 발표했다.사진/연합뉴스
KBO가 신한은행과 2028년부터 2037년까지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연장했다고 24일 발표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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