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박찬호 대신' FA 시장서 야수 보강 총력...김현수·박해민 '레이더' 포착

  • 기자명 김경동 기자
  • 입력 2025.11.16 08:53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격수 최대어' 놓친 KT, 60억대 실탄 장전 완료...LG 샐러리캡 압박이 변수

KBO 2025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의 김현수 등이 환호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KBO 2025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의 김현수 등이 환호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김경동 기자] 지난 시즌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주전 유격수 심우준을 한화에 내준 KT 위즈가 올겨울 전력 보강에 사활을 걸었다. 유격수 최대어 박찬호(30) 영입전에는 두산이라는 복병을 만나 한발 물러섰지만, 확보된 거액의 '실탄'을 바탕으로 야수 보강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KT는 지난해 심우준을 잡기 위해 노력했으나 한화의 파격적인 제안에 주전 유격수를 놓쳤고, 이 여파는 올 시즌 팀 성적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베테랑 김상수가 유격수 자리를 메웠지만 2루 수비가 약해지는 결과로 이어졌고, 김상수 역시 30대 중반에 접어든 만큼 중앙 내야진을 키울 '우산'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박찬호 영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박찬호 쟁탈전에서 두산이 초반부터 막대한 금액을 제시하자 KT는 레이스에서 이탈했다. 그 이상의 투자는 '오버페이'가 될 수 있다는 내부 결론과 함께, 향후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가 불투명한 강백호가 FA 시장에 나올 경우를 대비해 예산을 아낀 것으로 풀이된다. 강백호는 박찬호 이상의 몸값이 예상되는 초대형 FA다.

KT는 박찬호 영입을 위해 최소 60~7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했던 것으로 추측되며, 이 자금이면 준척급 FA 한 명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수준이다. KT는 지난해 심우준과 엄상백을 놓쳤을 때도 그 예산을 활용해 허경민을 영입하며 야수 전력을 보강한 전례가 있다. 올해도 모기업에 자금을 반납하지 않고 전력 보강에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

구단은 현재 투수진보다는 야수 보강에 무게를 두고 있다. 토종 선발진과 필승조가 나름대로 전력을 갖추고 있고, 어린 투수들의 잠재력도 풍부하며, 아시아쿼터로 이미 우완 스기모토 코우키와 계약을 마쳤다. 반면, 야수진은 기존 베테랑들의 기량이 하락하면서 보강 필요성이 커졌다. KT의 올해 팀 타율은 0.253으로 리그 9위에 그쳤고, 득점 생산력 보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FA 시장에 나온 야수 중 KT가 눈독을 들일 만한 자원은 많지 않다. 소속팀 선수를 제외한 FA 야수는 박해민, 김현수(이상 LG), 손아섭(한화), 강민호(삼성), 최원준(NC), 한승택, 최형우(이상 KIA), 조수행(두산) 등인데, 상당수가 베테랑이거나 전성기보다 성적이 하락한 선수들이다. 장성우와의 FA 계약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여 포수는 급하지 않으며, 내야수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외야 쪽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올해 좋은 성적을 기록한 박해민과 김현수가 영입 최우선 순위로 거론된다.

LG 트윈스는 김현수와 박해민 모두 잔류시킨다는 기조지만, 샐러리캡 한도를 지키는 선에서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 밝힌 상태다. LG의 제시액은 대략적으로 예측이 가능하며, KT는 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KT가 박찬호 예비금의 일부를 두 선수 중 한 명에게 집중 투자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어 시장의 변수로 떠올랐다.

LG 차명석 단장은 "시장가와 우리의 예산을 고려해 김현수, 박해민에게 최선의 제안을 할 것"이라며 "홍창기, 박동원 등 다음 FA 선수들까지 고려해 샐러리캡을 계산해야 한다"고 말해 외부 FA 영입 대신 내부 단속에 주력할 뜻을 내비쳤다.

LG는 2023시즌 후 샐러리캡을 위반해 벌금을 낸 전력이 있어 이번에는 한도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김현수는 4년 전 4+2년 최대 115억 원에 계약했으나 2년 옵션을 채우지 못해 다시 FA 자격을 얻었다. LG는 2년 옵션 계약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지만, 김현수는 지난 2년보다 반등한 성적과 한국시리즈 MVP 활약으로 더 큰 계약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이 김현수에게 관심을 보이는 점도 변수다.

김현수 측은 시즌 중 옵션 미달에도 2년 25억 원 옵션 실행을 요구했으나, 시즌 종료 후에는 더 큰 FA 계약을 원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차 단장은 이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샐러리캡을 넘지 않는 최대선에서 금액을 제시했다. 선수 측은 2년 이상을 원하고 있다"며 2+@ 계약까지 제안하고 김현수의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KT가 LG의 샐러리캡 압박과 김현수의 요구 사이에서 기회를 잡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