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KIA 타이거즈 다큐 시리즈 “KBO 시즌 리포트” | 왕조의 역설 ②

  • 기자명 최광웅 기자
  • 입력 2025.11.08 12:29
  • 수정 2025.11.08 18:17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도력의 한계, 시스템은 멈췄다

[데일리스포츠한국 최광웅 기자]

2025KIA 타이거즈의 추락은 단순한 성적 부진이 아니었다.

사진=KBO
사진=KBO

그것은 리더십의 실패, 그리고 시스템의 붕괴였다. 한때 우승의 상징이던 팀은 불과 1년 만에 무기력한 조직으로 변했다. 전년도 우승의 기세는 사라졌고, 경기장에는 혼란과 불신이 남았다. 이범호 감독 체제의 두 번째 해, KIA는 더 이상 하나의 팀이 아니었다.

2024년 통합우승 당시, KIA는 강력한 투수진과 짜임새 있는 수비로 빛났다.

하지만 2025년 그 균형은 완전히 무너졌다. 김도영, 김선빈, 나성범 등 핵심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대체 자원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과학적 트레이닝 시스템이 부재한 채, 선수 관리는 경험에 의존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부상은 우연이 아니다. 시스템의 붕괴다.” 이 말이 시즌 내내 언론을 장식했다.

이범호 감독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올랐다.

그는 기본을 지킨다는 원칙을 강조했지만, 현실은 경직된 운영이었다. 교체 타이밍은 매번 늦었고, 불펜 운용은 예측 가능했다. 선수단의 신뢰는 흔들렸고, 팬들은 데이터 없는 야구”, “감정의 벤치라고 비판했다. 감독의 결단은 리더십이 아니라 고집으로 읽혔다. 그의 커뮤니케이션도 문제였다. 선수들은 감독의 철학은 이해하지만, 방향이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리더십이 멈추면, 왕조도 멈춘다

프런트와 현장 사이의 소통도 원활하지 않았다. 감독은 실무와 분리되어 있었고, 결국 지도자 중심의 팀지도자 고립의 팀으로 바뀌었다. 이범호는 우승 감독에서 순식간에 위기 관리자로 추락했다. 이 와중에 2026 FA로 대거 이탈이 발생할 예정이다. 박찬호, 최형우, 양현종 등 주전급 6명이 계약 만료를 맞으며 팀 전력은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 FA 협상이 지지부진해지면, 언론은 기아의 재정 여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진단할 것이다. 팬들은 지난 해처럼 왕조가 FA에 무너진다고 냉소할 것이다. 재정과 전력, 둘 다 흔들리는 KIA의 시스템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러나 어둠 속에서도 희미한 불빛은 있었다.

양현종은 통산 180승 고지를 밟았고, 최형우는 350홈런을 돌파하며 살아 있는 전설로 불렸다. 정해영은 부진 속에서도 20세이브를 지켰다. 젊은 투수 성영탁, 타자 김도현 등 새 얼굴들이 등장하며 팀 재건의 단초를 보여줬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가능성을 이어갈 구조가 없었다는 점이다.

트레이닝, 데이터, 멘탈 관리, 피로도 조절. 어느 하나 제대로 통합되지 않았다.

KIA의 문제는 전술이 아니라 조직 설계의 결함이었다. 한 시즌의 실패가 아니라, 5년 동안 누적된 구조적 피로였다.

리더십이 이를 해결하지 못하자, 팀은 방향을 잃고 표류했다.

이범호 감독은 시즌 종료 후 모두 제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팬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문제는 감독이 아니라 시스템이다.” 결국 리더십의 한계가 팀의 한계로 이어진 것이다.

KIA의 몰락은 한 인물의 실패가 아니라, 조직 전체가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결과였다.

2025년의 KIA는 한국 프로야구에 질문을 남겼다. “감독은 언제까지 전부를 책임져야 하는가?” 이제 구단이 나서야 할 차례다. 부상 관리, 데이터 시스템, 훈련 구조, 모든 것을 새로 설계하지 않는다면, 2026년의 KIA도 달라지지 않는다. 왕조의 재건은 리더가 아니라 시스템에서 시작된다. 리더십이 멈춘 자리, 이제 조직이 다시 움직여야 한다.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