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MLB 미리보기] ③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AL 서부지구…올해도 ‘3강’의 격전 예고

[2024 MLB 미리보기] ③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AL 서부지구…올해도 ‘3강’의 격전 예고

  • 기자명 한휘 기자
  • 입력 2024.03.13 12:40
  • 수정 2024.03.13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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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무대’ 메이저리그(MLB)가 오는 20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맞붙는 서울 시리즈를 시작으로 약 6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지난 2023시즌은 화제와 이변의 연속이었다. 돌풍을 일으키며 가을야구 경쟁의 ‘태풍의 눈’으로 자리매김한 여러 팀과 ‘몰락한 명가’의 운명이 교차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업셋이 이어진 끝에 텍사스 레인저스가 창단 첫 우승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11월부터 이어져 온 오프시즌은 폭풍과도 같으면서도 차갑게 식어 있었다. 각 구단이 철저하게 계산기를 두드리며 올 시즌을 위한 전력 보강에 열중한 가운데, 각 지구 구도는 어떻게 흘러갈까?

MLB 아메리칸 리그 서부지구 각 팀의 핵심 선수들. (왼쪽부터) 텍사스 레인저스 코리 시거, 휴스턴 애스트로스 카일 터커, 시애틀 매리너스 훌리오 로드리게스,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브렌트 루커. (사진=MLB.com 캡처)

[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기자]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라는 별칭이 있는 아메리칸 리그 서부지구. 지난 시즌은 그 별칭에 걸맞게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끝까지 지구 우승을 놓고 다툰 텍사스 레인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한 끗 차로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한 시애틀 매리너스도 있었다.

이들의 선전에 비해 8월 이후 망가진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 시즌 내내 하위권이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초라한 결과물을 받아 들었다. 적잖은 ‘빅 네임’들이 이번 겨울 서부지구를 오간 가운데, 내년 시즌도 경쟁 구도에 큰 차이는 없으리라는 전망이 많다.

2023년 9월 13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기. 텍사스 선발 투수 맥스 슈어저(오른쪽)가 6회 초 보 비솃의 타석 때 통증을 호소해 마이크 매덕스 투수 코치의 점검을 받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2023년 9월 13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기. 텍사스 선발 투수 맥스 슈어저(오른쪽)가 6회 초 보 비솃의 타석 때 통증을 호소해 마이크 매덕스 투수 코치의 점검을 받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텍사스 레인저스

● 핵심 선수: 마커스 시미언, 코리 시거(이상 내야수), 네이선 이볼디(선발 투수)

● 주요 영입: 타일러 맬리, 데이비드 로버트슨(이상 투수)

● 주요 방출: 미치 가버(포수), 조던 몽고메리, 아롤디스 채프먼(이상 투수)

● 주요 부상: 맥스 슈어저, 제이콥 디그롬(이상 선발 투수)

‘명장’ 브루스 보치 감독과 함께 창단 72년 만의 첫 우승이라는 영광을 품었다. 약한 불펜진이 단점이었지만, 팀 OPS 1위(0.790)의 강한 타선과 비교적 안정적이던 선발진(평균자책점 3.96-5위)의 월드 시리즈 마지막 경기까지도 꺾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겨울에는 전력 강화보다 약화 요소가 많았다. 특히나 조던 몽고메리가 FA로 풀린 가운데, 맥스 슈어저와 제이콥 디그롬이 나란히 부상으로 여름까지 못 나오는 탓에 선발진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 영입생 타일러 맬리도 아직 재활 단계에 있다.

타선에서도 코리 시거가 탈장 수술을 받아 회복 중이고, 1루수 너새니얼 로우는 개막 로스터 합류가 불발됐다. 줄어든 집안 살림에 부상까지 연달아 겹친 셈이다. 약해진 전력으로도 대권 도전에는 어려움이 없다는 평이지만, 역시 문제는 건강이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입단한 조시 헤이더가 유니폼을 입어보고 있다. (사진=MLB.com 캡처)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입단한 조시 헤이더가 유니폼을 입어보고 있다. (사진=MLB.com 캡처)

휴스턴 애스트로스

● 핵심 선수: 호세 알투베(내야수), 카일 터커(외야수), 프람버 발데스(선발 투수)

● 주요 영입: 조시 헤이더(투수)

● 주요 방출: 헥터 네리스(투수), 마이클 브랜틀리(외야수·은퇴)

지구 우승을 차지하고 대망의 2연패에 도전했으나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텍사스에게 발목이 잡히며 아쉽게 시즌을 마쳤다. 더스티 베이커 감독도 은퇴해 조 에스파다 체제로 새 출발을 하지만, 90승을 따낸 지난해의 전력이 거의 약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기대가 크다.

지난 시즌 팀 OPS 3위(0.768)에 오른 타선은 주축 선수들이 전부 남아 있어 건재하지만, 팀의 약점이던 선발진에 아무런 보강이 없는 건 아쉽다. 결국 프람버 발데스가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 지난 시즌 잠재력을 보여준 젊은 투수들의 성장도 중요하다.

불펜에서는 헥터 네리스와 필 메이튼이 동시에 이탈했지만, 대신 특급 마무리 조시 헤이더를 영입한 만큼 전력 약화는 충분히 막았다. 이 선수들을 잘 규합하고 기용할 에스파다 감독의 어깨가 무겁다.

2023년 8월 25일(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경기. 시애틀 선발 투수 조지 커비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2023년 8월 25일(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경기. 시애틀 선발 투수 조지 커비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시애틀 매리너스

● 핵심 선수: 훌리오 로드리게스(외야수), 조지 커비, 루이스 카스티요(이상 선발 투수)

● 주요 영입: 호르헤 폴랑코(내야수), 미치 해니거(외야수), 그레고리 산토스(투수)

● 주요 방출: 에우헤니오 수아레스(내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외야수), 로비 레이(투수)

딱 1승이 모자란 88승에 그쳐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했지만, 여전한 경쟁력을 보여주며 올 시즌에도 가을야구 도전에 나선다. 다만 선수단에 적잖은 변화가 있는 만큼,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도 중요해 보인다.

훌리오 로드리게스가 중심을 단단히 지키고 있는 타선은 거포 2명이 동시에 이탈하며 무게감이 다소 떨어졌다. 전성기를 누린 팀으로 돌아온 미치 해니거와 지난 시즌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한 루크 레일리가 이들의 공백을 메워 주길 기대받는다.

대신 선발진은 조지 커비-루이스 카스티요-로건 길버트의 A급 스리 펀치가 건재한 데다, 4~5선발 유력 후보인 브라이스 밀러나 브라이언 우 역시 지난 시즌 선전했다. 마무리 안드레스 무뇨스를 받쳐줄 그레고리 산토스도 데려오는 등, 적응만 한다면 올 시즌도 선수단 면면은 가을야구에 모자람이 없다.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간판스타 마이크 트라웃. (사진=MLB.com)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간판스타 마이크 트라웃. (사진=MLB.com)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 핵심 선수: 마이크 트라웃(외야수), 리드 데트머스(선발 투수)

● 주요 영입: 맷 무어, 로버트 스티븐슨, 애덤 심버(이상 투수)

● 주요 방출: 오타니 쇼헤이(투타겸업), 맥스 스태시(포수), 랜달 그리칙(외야수)

오타니 쇼헤이와의 ‘라스트 댄스’를 위해 오타니를 향한 트레이드 제안을 전부 거절했고, 없는 유망주 다 털어서 공격적인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결과는? 트레이드가 대실패로 돌아가며 에인절스는 성적도 잃고 유망주도 잃고 오타니도 빈손으로 보냈다. 남은 게 없다.

‘최악’ 두 글자로 에인절스의 현 상황을 대변할 수 있다. 전력의 절반이던 오타니가 없고, 마이크 트라웃은 너무 자주 다친다. 약점인 선발진은 리드 데트머스가 성장하긴 했으나 여전히 빈약하다. 팜 랭킹은 30개 구단 가운데 30위다.

그럼에도 에인절스는 나름대로 외부 영입을 알짜배기로 진행하며 2024시즌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지만, 비교적 영향력이 적은 불펜이라는 점은 걱정거리다. 기존 선수들의 성장이 없다면, 지난해와 오십보백보의 결말을 맞이할 것이다.

지난 6일(한국시각)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구단과 디자인팀이 공개한 라스베이거스 신구장 조감도. (사진=AP/연합뉴스)
지난 6일(한국시각)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구단과 디자인팀이 공개한 라스베이거스 신구장 조감도. (사진=AP/연합뉴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 핵심 선수: 브렌트 루커(지명타자), JP 시어스(선발 투수)

● 주요 영입: 에이브러햄 토로(내야수), 로스 스트리플링, 알렉스 우드(이상 투수)

● 주요 방출: 토니 켐프(유틸리티), 트레버 메이(투수·은퇴)

2025년부터 라스베이거스로 연고지를 옮기는 애슬레틱스가 오클랜드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즌이다. 물론 대대적인 ‘탱킹’ 기조에는 변함이 없는 만큼, 올 시즌도 성적은 언감생심이다. 쓸만한 유망주라도 건지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다.

지난 시즌 중도 콜업돼 단숨에 주전 2루수로 자리매김한 잭 겔로프의 이름이 눈에 띄며, 구단 차원에서 기대하던 포수 유망주 셰이 랭글리어스도 좀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얇디 얇던 투수진에 JP 시어스가 나름 분투한 것도 긍정적 요소.

야구 외적으로는 연고 이전에 반발하는 오클랜드 현지 팬들과의 갈등이 끝까지 이어질지도 눈길이 간다. 물론 연고 이전의 주된 원인은 오클랜드시 정치인들의 비협조적이고 기만적인 태도지만, 경영진이 구단에 너무 신경을 안 쓴다는 팬들의 비판 역시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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