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MLB 미리보기] ① ‘전쟁터’ AL 동부지구,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2024 MLB 미리보기] ① ‘전쟁터’ AL 동부지구,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 기자명 한휘 기자
  • 입력 2024.03.1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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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무대’ 메이저리그(MLB)가 오는 20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맞붙는 서울 시리즈를 시작으로 약 6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지난 2023시즌은 화제와 이변의 연속이었다. 돌풍을 일으키며 가을야구 경쟁의 ‘태풍의 눈’으로 자리매김한 여러 팀과 ‘몰락한 명가’의 운명이 교차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업셋이 이어진 끝에 텍사스 레인저스가 창단 첫 우승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11월부터 이어져 온 오프시즌은 폭풍과도 같으면서도 차갑게 식어 있었다. 각 구단이 철저하게 계산기를 두드리며 올 시즌을 위한 전력 보강에 열중한 가운데, 각 지구 구도는 어떻게 흘러갈까?

2024시즌 MLB 아메리칸 리그 동부 지구 각 구단을 이끌 주축 선수들. (왼쪽부터) 볼티모어 오리올스 애들리 러치맨, 탬파베이 레이스 얀디 디아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보 비솃, 뉴욕 양키스 후안 소토, 보스턴 레드삭스 브라이언 베요. (사진=MLB.com 캡처)

[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기자]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는 자타가 공인하는 ‘전쟁터’다. 전통의 강호로 꼽히는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는 물론이고, 2010년대 후반 이후 꾸준히 호성적을 올리는 탬파베이 레이스, 리빌딩을 마치고 대권에 도전 중인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기나긴 암흑기를 벗어난 볼티모어 오리올스까지 전력이 쟁쟁하다.

지난 시즌 AL 동부지구는 5개 팀 가운데 4개 팀이 5할 승률을 넘겼고, 3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며, 2개 팀이 AL 승률 1, 2위를 나란히 차지할 정도로 치열했다. 올해는 어떤 경쟁이 펼쳐질지 흥미가 가는 지구다.

지난달 25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새러소타의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MLB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 보스턴 레드삭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경기. 볼티모어 코빈 번스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지난달 25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새러소타의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MLB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 보스턴 레드삭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경기. 볼티모어 코빈 번스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 핵심 선수: 애들리 러치맨(포수), 카일 브래디시(선발 투수), 예니어 카노(구원 투수)

● 주요 영입: 코빈 번스, 크레이그 킴브럴(이상 투수)

● 주요 부상자: 펠릭스 바티스타, 존 민스, 카일 브래디시(이상 투수)

● 주요 신인: 잭슨 홀리데이(내야수), 헤스턴 커스테드(외야수)

볼티모어는 지난 시즌 기나긴 암흑기를 끊고 101승을 달성하며 7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복귀했다. 비록 경험 부족을 노출하며 포스트시즌에서는 일찌감치 탈락했지만, 정규시즌 AL 승률 1위라는 성과 만으로도 유의미한 시즌을 보냈다.

애들리 러치맨과 거너 헨더슨을 중심으로 한 타선은 물론, 새 에이스로 떠오른 카일 브래디시의 선발진, 예니어 카노-펠릭스 바티스타가 버틴 뒷문도 탄탄했다. 선수단이 대체로 젊고, MLB ‘원톱 유망주’ 잭슨 홀리데이를 비롯한 ‘긁지 않은 복권’도 차고 넘쳤다.

다만 투수진에 부상자와 이탈자가 많은 점이 변수다. 바티스타는 시즌 아웃에, 민스와 브래디시도 길면 5월까지 결장한다. 대신 볼티모어는 바티스타의 자리에 크레이그 킴브럴을 영입했고, 코빈 번스의 트레이드도 성사시켰다.

결국 부상자들의 공백기를 다른 선수들이 잘 메워주고, 민스와 브래디시가 복귀해 선발 로테이션이 완성된 뒤 젊은 타선의 성장과 시너지를 내야 한다. 이것이 맞아떨어진다면 올해의 볼티모어는 지난해보다 훨씬 무서운 팀이 될 것이다.

2023년 9월 16일(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2023 MLB 아메리칸 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경기에 출전한 탬파베이 랜디 아로사레나. (사진=AP/연합뉴스)
2023년 9월 16일(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2023 MLB 아메리칸 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경기에 출전한 탬파베이 랜디 아로사레나. (사진=AP/연합뉴스)

탬파베이 레이스

● 핵심 타자: 얀디 디아스(내야수), 랜디 아로사레나(외야수), 잭 에플린(선발 투수)

● 주요 영입: 라이언 페피오, 필 메이튼(이상 투수), 호세 카바예로(내야수)

● 주요 방출: 타일러 글래스나우, 앤드루 키트리지(이상 투수), 루크 레일리(외야수)

● 주요 부상자: 라이언 스프링스, 셰인 맥클래너핸, 드루 래스머센(이상 투수)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탬파베이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핵심 유격수 완더 프랑코가 미성년자 성추문으로, 에이스 셰인 맥클래너핸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후반기에 힘이 빠지더니 포스트시즌도 2연패로 일찌감치 마무리했다.

특히나 선발진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 만큼 올 시즌은 상당한 도전의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맥클래너핸을 비롯해 라이언 스프링스, 드루 래스머센 등 A급 선발 투수들이 전부 부상으로 시즌 중반까진 결장하고, 타일러 글래스나우는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이렇게 이탈한 이들의 공백을 얼마나 잘 메우느냐가 팀 성적과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투수 키우는 데는 도가 텄다는 평가를 받는 탬파베이인 만큼, 라이언 페피오를 비롯한 젊은 투수들의 성장과 특유의 탄탄한 불펜진이 좋은 모습을 이어가야 한다.

타선 역시 하향세를 보였던 랜디 아로사레나, 브랜든 라우 등 주포들의 분발이 요구되는 상황. 그나마 지난해 AL 최고의 1루수였던 얀디 디아스가 건재한 가운데, 프랑코의 유격수 자리에도 루키 주니오르 카미네로를 비롯해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여럿 있는 점은 호재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사진=AP/연합뉴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사진=AP/연합뉴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 핵심 선수: 보 비솃,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이상 내야수), 케빈 가우스먼(선발), 조던 로마노(불펜)

● 주요 영입: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 저스틴 터너(이상 내야수)

● 주요 방출: 조던 힉스, 류현진(이상 투수), 맷 채프먼(내야수)

지난 시즌 토론토는 아쉬움이 컸다. 투수진은 리그 평균자책점 2위에 오를 정도로 안정적이었지만, 타선의 파괴력이 기대에 못 미쳤다. 결국 2% 부족했던 타선은 포스트시즌에서 2경기 1득점이라는 폭탄으로 돌아오며 토론토의 이른 탈락에 일조했다.

토론토가 타선에 그렇게 큰 보강을 진행하지 않은 이상, 기존 선수들이 살아나길 바랄 수 밖에 없다. 계속해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를 비롯해, 조지 스프링어, 알레한드로 커크 등 고점을 보여줬던 선수들의 반등이 절실하다.

그나마 게레로 주니어와 커크를 비롯해 팀 내 최고 타자인 보 비솃이나 지난해 혜성같이 등장한 데이비스 슈나이더 등 주력 타자들이 전부 젊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 투수진에서도 그렇게 큰 이탈은 없어서 선수들이 지난해의 모습을 이어가기만 한다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에 나선 후안 소토. (사진=뉴욕 양키스 구단 공식 X(구 트위터) 캡처)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에 나선 후안 소토. (사진=뉴욕 양키스 구단 공식 X(구 트위터) 캡처)

뉴욕 양키스

● 핵심 선수: 애런 저지(외야수), 게릿 콜(선발)

● 주요 영입: 마커스 스트로먼(투수), 후안 소토, 알렉스 버두고(이상 외야수)

● 주요 방출: 루이스 세베리노, 프랭키 몬타스, 마이클 킹(이상 투수)

지난 시즌 양키스는 82승이라는 초라한 성과만 남기며 7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굴욕을 겪었다. 분명 선수단의 면면은 나쁘지 않았지만, 고액 연봉자들이 나란히 부진에 빠지며 전혀 실속이 없었던 것이 문제였다.

이에 양키스는 오프시즌 들어 ‘폭풍 영입’으로 다시금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트레이드 최대 매물로 꼽히던 후안 소토를 영입해 애런 저지-후안 소토의 막강한 좌우 쌍포를 구축했고, 영입 과정에서 약해진 투수진 보강을 위해 마커스 스트로먼을 영입했다.

모처럼 ‘악의 제국’다운 화끈한 쇼핑을 보여준 만큼, 기존 선수들의 분발도 요구된다. 특히 커리어 최악의 성적을 남긴 앤서니 리조나, 도저히 반등할 기미가 안 보이는 지안카를로 스탠튼 중 한 명만 살아나도 타선에 혈이 뚫릴 것이다.

아울러 지난 시즌 게릿 콜 하나만 믿고 갔던 선발진도 스트로먼이 온 만큼, 새 얼굴을 더 발굴해 로테이션에 안정감을 잡을 필요가 있다. 부진에도 불구하고 구단의 신뢰를 받는 애런 분 감독이 평판을 바꿀 수 있을지도 관건.

보스턴 레드삭스 라파엘 데버스. (사진=MLB.com 캡처)
보스턴 레드삭스 라파엘 데버스. (사진=MLB.com 캡처)

보스턴 레드삭스

● 핵심 타자: 라파엘 데버스, 트리스턴 카서스(이상 내야수), 브라이언 베요(선발)

● 주요 영입: 루카스 지올리토, 리암 헨드릭스(이상 투수)

● 주요 방출: 크리스 세일(투수), 알렉스 버두고(외야수)

2021시즌의 호성적은 ‘우주의 기운’이었는지 내리막길만 걷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고액 연봉자들의 부진 속에 78승에 그쳤고, 결국 하임 블룸 사장과 시즌 후 결별하며 재차 개편에 나섰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올 시즌도 호성적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

나름대로 젊고 잠재력 있는 자원들이 있는 타선은 괜찮지만, 문제는 선발진이다. 지난 시즌 보스턴의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4.68에 그쳐 리그에서 4번째로 낮았다. 커터 크로포드, 브라이언 베요 등 영건들의 활약이 있었으나 냉정히 말해 A급은 아니었다.

그런 와중에 투타를 막론하고 보강은 적고 이탈은 많은 것이 보스턴의 현 상황이다. 고액 연봉자들을 줄줄이 트레이드로 내보내면서 사실상 리빌딩 혹은 리툴링에 천천히 들어서기 시작한 만큼, 올 시즌은 성적에 대한 기대보다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바래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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