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기 극복 일류기업] SK 최태원 회장 "코로나19 극복 위해 새로운 안전망 짜야"

[글로벌 위기 극복 일류기업] SK 최태원 회장 "코로나19 극복 위해 새로운 안전망 짜야"

  • 기자명 이상민 기자
  • 입력 2020.04.1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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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이상민 기자] 코로나19가 지구촌을 빠르게 감염시키고 있다. 글로벌 경제는 패닉에 빠졌고, 한국 경제도 예외는 아니다.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글로벌 국가 재난 상황 속에서 한국의 공동체 문화와 기업 경쟁력은 더욱 빛나고 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도 그랬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서도 그랬다. 자원봉사자, 의료인, 기업, 정부 등 모두가 앞장서 위기극복 대열에 힘을 모았다. 전 세계의 시선이 한국의 단합된 힘과 대응 모습을 주목하는 이유다.

특히 현장에서 위기를 몸소 느끼고 있는 기업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에 본지는 코로나19로 야기된 국가적 재난 극복을 위해 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들의 이야기를 시리즈로 소개 한다. (편집자 주)

SK 그룹 본사. (사진=SK)
SK 그룹 본사. (사진=SK)

SK는 우리나라 재계 3위의 대기업이다. 1953년 설립한 선경직물을 모태로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섬유 산업으로 출발한 SK는 1970~1980년대 사업구조를 석유와 화학, 에너지, 제약, 증권 부문으로 다각화했다. 이후 1994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해 정보통신산업에 진출했고 2012년에는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나섰다. 현재는 에너지·화학, 정보통신·반도체, 마케팅·서비스, 바이오·제약, 물류, 무역 등을 주요 산업으로 하고 있다.

그룹의 경영 철학은 인간을 중심으로 다방면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SK는 수년전부터 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행복나눔재단, 한국고등교육재단, SK미소금융재단을 설립 및 지원하며 어려운 이들을 돕고 있다. 또한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열사별로 특성과 노하우를 반영한 사회적 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는 그룹이 지향하는 비전, 경영 방향과도 일치한다. SK는 구성원의 행복을 우선으로 삼고 있다. 구성원은 기업의 이해관계자 중 하나임과 동시에 기업을 구성하는 주체다. 구성원 전체의 행복이 커지면 구성원 각자의 행복도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시 말해 기본적인 것, 즉 인간이 행복해야 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모두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SK는 코로나19 극복에도 적극적으로 발 벗고 나섰다. 지난 17일부터 대구 1000명과 경북 500명 등 지방자치단체 추천을 받은 어린이 1500명에게 도시락을 배달했다. 평일에는 도시락을 집으로 배달하고 주말에는 밑반찬을 제공했다. 해당자는 학기 중 학교 점심 급식을 이용했지만 최근 개교가 미뤄지면서 끼니를 거를 수 있는 우려를 받고 있는 어린이들이다.

도시락 제조 및 배달에는 대구지역 사회적기업인 ‘동행’과 ㈜서구웰푸드, 강북희망협동조합이 함께했다. 대구지역 SK구성원들은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제공 시한은 코로나19 확산 추이 및 휴교 연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정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10만원 상당의 ‘행복상자’도 전달한다. 상자에는 마스크, 비타민, 건강간식, 삼계탕, 생필품(칫솔, 치약) 등이 담겨있다.

SK는 지난 2006년부터 결식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기업 ‘행복 도시락’을 운영해 왔다. 2016년부터는 사회문제 해결에 뜻을 같이 하는 개인, 기업, 사회적 기업과 ‘행복 얼라이언스’라는 단체를 구성해 결식 어린이 문제 해결에 앞장서 왔다. 이번 행복상자 준비에는 SK 등 7개사와 함께했다.

또한 사회성과인센티브(SPC, Social Progress Credit) 제도를 적극 활용해 피해복구를 지원한다. SPC는 사회적 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SK가 지난 2015년부터 운영해온 제도다.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단위로 측정, 그에 비례한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하며 지원규모는 ‘20년 기준 연간 95억 원 안팎이다. 이번 피해복구에 참여한 사회적 기업들에게는 특별 인센티브를 지급할 예정이다.

SK 직원들이 결식 우려 어린이들에게 행복도시락과 함께 전달할 '행복상자'를 만든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
SK 직원들이 결식 우려 어린이들에게 행복도시락과 함께 전달할 '행복상자'를 만든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

이에 앞서 SK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피해 지원을 위해 성금 54억을 기부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코로나19 피해로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 지역에 생필품을 제공했다. 보육원과 양로원 등의 취약계층과 자가 격리자들을 위한 것이다. 이 지역 의료지원 봉사자와 방역 인력 등을 위해 방호복 등 의료물품도 지원했다.

SK의 각 계열사들은 기부행렬에 동참했다. SK증권은 후원금 1억원을 전달했다. 노인·장애인·저소득 가정 등 취약계층에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위생용품을 지원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경북 구미에 있는 SK실트론은 대구·경북 지역에 마스크 10만 장과 손 세정제 2만5000개 등을 제공했고 SK이노베이션은 사회적기업 '전주비빔빵'과 함께 코로나19 사태로 고생하는 대구·경북 의료진을 위해 2000만원 상당의 제과류를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기부했다.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기 위해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등 구호 요원에게 5억원 규모의 방호·건강물품을 제공했다. 마스크, 방호용 안경·장갑, 손소독제, 영양제 등을 담은 '땡큐 키트'(Thank U KIT)를 대구·경북, 경기, 충북 지역의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전달했다. 또한 이천, 청주에서 지역화폐 25억원을 별도로 구입해 지역사회 지원과 협력사 상생, 사회공헌 등에 사용하기로 했다.

기부 외에 다른 방법으로 코로나19에 힘을 보태는 계열사들도 있다. SK텔레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국 유통망과 협력사 등을 위해 총 1130억원 규모의 자원을 투입했다. 판매 장려금(인센티브)과 각종 대금을 조기에 지급하고, 매장 운영비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코로나19로 인해 휴대전화를 비롯한 상품 판매가 위축돼 유동자금 확보가 힘들어진 대리점에 3월분 인센티브를 선지급 한다. 전국 750여 개 대리점이 대상이며, 전체 금액은 350억원 수준이다.

이에 더해 유통망의 원활한 운영을 돕기 위해 운영비 40억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해당 지원금은 현장 직원이 사용할 수 있는 마스크·손소독제 등 방역물품 구매와 여신(대출) 이자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특히 피해가 막심한 대구·경북의 대리점에는 휴대전화 매입대금 결제기한을 1개월 연장하고 매장 운영비는 10억원을 추가로 투입한다. 결제일이 미뤄진 대금의 액수는 4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네트워크 인프라 관리를 담당하는 140여 개의 협력사에도 혜택이 돌아간다. SK텔레콤은 3월부터 6월까지의 공사대금 중 일부인 230억원을 이달에 선지급하고, 이 중 60억원은 대구·경북과 부산 지역에 우선 배정했다. 네트워크 유지·보수 업체에게 지급하기로 한 용역대금 100억원도 3월 중에 미리 지급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때를 대비해 4월 이후에도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최태원 SK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회사 근처 식당을 찾아 임직원들과 저녁을 함께 하는 모습. (사진=SK)
최태원 SK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회사 근처 식당을 찾아 임직원들과 저녁을 함께 하는 모습. (사진=SK)

또한 코로나로 지친 마음 달랠 '명상' 콘텐트 무료 제공 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불안과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어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NUGU) 전용 콘텐트인 '누구 마음보기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AI 스피커 '누구'는 비대면 서비스로 지난해부터 긴급 호출, 치매 예방 서비스 등 다양한 노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누구 월 이용자 수는 700만명 정도다.

'누구 마음보기'는 총 41종의 명상 콘텐트로 구성돼 있다. 아침·저녁 명상 2종, 호흡 명상 20종, 자애명상 11종이다. 신종 코로나와 관련된 명상 콘텐트 8종도 포함됐다. 서울의료원과 협력해 격리환자나 의료진을 위해 별도로 제작한 콘텐트다. 향후 명상 콘텐트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는 콜센터 장비 없이 PC만으로 콜센터 업무가 가능한 '클라우드 콘택트센터(Cloud Contact Center)' 솔루션을 기업전화 고객에게 1개월간 무료 지원한다. 클라우드 콘택트센터는 호분배, 상담관리, 녹취, 통계 등 중소형(30인 이하) 콜센터 운영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SK브로드밴드는 클라우드 콘택트센터 이외에도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회의가 어려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다수 인원이 하나의 번호로 동시 통화가 가능한 전화회의 서비스 '콘퍼런스콜'과 영상회의 서비스 '스마트 콘퍼런스'도 1개월 무료 제공해 원격 근무 환경을 지원한다. 이 밖에도 SK브로드밴드는 70여 개 공사 업체에 상반기 대금 80억원을 이달 조기 지급하고, 중소규모 유지·보수 업체에 줄 30억원도 한 달 앞당겨 지급할 계획이다.

T커머스 쇼핑업체 SK스토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경북 지역의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 제품 판매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면제한다. 대표적인 쇼핑몰 SK스토아와 11번가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대구 경북지역 사회적 기업·협동조합 제품에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인하하기로 했다.

SK스토아는 지난달 23일부터 2주간 TV 방송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서포항농협과 경주안강농협, 코어피엔씨, 더동쪽바다가는길, 농업회사법인 감동, 그린벨트의 친구들, 의성농산영농조합법인 등 9개사 100여개 상품을 수수료 없이 판매했다.

최근에는 계열사 중 하나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을 확보해 동물실험에 돌입하는 등 백신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만약 동물실험 등에서 효력이 확인되면 9월에 임상시험에 진입할 계획이다.

과거 경제적 가치 창출만으로도 고객의 지지를 받았던 시대에서 이제는 고객과 사회가 요구하는 여러 가치를 충족시켜야만 기업의 지속 성장과 생존이 가능한 시대가 됐다. SK는 이에 맞춰 다방면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고 있고 코로나19 극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간중심의 경영 철학. 앞으로도 SK는 이 같은 철학을 잘 지켜나가며 사회로부터 견고한 지지를 받고, 이해 관계자들의 행복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 고객, 구성원들을 위해 새로운 안전망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또한 각 관계사가 위기 돌파를 위한 생존 조건을 확보하고, 근무형태 변화의 경험을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위한 계기로 삼아 줄 것을 강하게 당부했다.

최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SK가 짜놓은 안전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잘 버텨보자’는 식의 태도를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씨줄과 날줄로 안전망을 짜야 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시기일수록 소외된 조직이나 개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이 더욱 단단하고 체계적인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모든 관계사들이 기존 관행과 시스템 등을 원점에서 냉정하게 재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데일리스포츠한국 15면. (사진=데일리스포츠한국)
데일리스포츠한국 15면. (사진=데일리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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