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 특집] 당신 기억 속 최고의 한·일전은 언제입니까 - ②

[3.1운동 100주년 특집] 당신 기억 속 최고의 한·일전은 언제입니까 - ②

  • 기자명 이한주 기자
  • 입력 2019.02.28 10:01
  • 수정 2019.02.2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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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이한주 기자] 스포츠계에서 ‘한·일전은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이러한 말이 나온 배경엔 일제강점기라는 ‘아픈 역사’가 존재한다.

특히 한·일전하면 빠질 수 없는 종목은 야구다. 한국은 일본에 비해 야구 역사가 50년이나 늦다. 성인 야구 국가대표팀 통산 전적도 34승 2무 62패로 열세다. 그러나 한국야구가 급격히 발전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부터 전적을 따지자면 10승 7패로 오히려 앞선다. 

이러한 한국야구의 성장은 82년에 열린 세계야구선수권대회부터 야구 선배들의 땀과 노력으로 만든 국제 경쟁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본지에서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한국이 일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뜻 깊었던 명승부들을 재조명해보고자 한다. - 편집자 주

한국을 배반하지 않은 ‘약속의 8회’와 이승엽! - 2008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전

2008 베이징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이승엽이 역전 홈런을 터트린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08 베이징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이승엽이 역전 홈런을 터트린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낸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도 한·일전은 빠지지 않았다. 한국은 본선에서 김현수의 적시타와 선발 투수 김광현의 호투에 힘입어 일본에 승리를 거뒀다.  

준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8월 22일 중국 우커송 야구장에서 일본과 또 만났다. 

이번에도 한국의 선발 투수는 김광현. 그는 1회와 3회 1점씩을 내줬지만 이후엔 무실점으로 8회까지 책임졌다.  

그러나 한국은 공격에선 빈공에 그쳤다. 4회말 무사 1,3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이승엽이 병살타로 물러나며 1점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이승엽은 이날 경기 전까지 대회서 23타수 3안타로 부진했다. 7회말 한국은 마침내 이진영의 적시타로 경기를 원점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또다시 찾아온 ‘약속의 8회’, 한국은 선두타자 이용규가 안타를 치며 출루에 성공했다. 김현수는 범타에 그치며 상황은 1사 1루. 하지만 다음 타자가 극도의 슬럼프에 빠진 이승엽이었기에 득점을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일본 배터리는 타격감이 좋지 않은 이승엽을 상대로 철저히 바깥쪽으로 승부하며 1볼 2스트라이크로 유리하게 볼카운트 싸움을 이끌었다. 일본 이와세는 이승엽에게 회심의 몸 쪽 공을 던졌다. 

그러나 이승엽은 ‘약속의 8회’를 잊지 않았다. 이와세의 볼을 잡아 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결승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순식간에 분위기를 가져오는 결정적인 한방. 흐름을 탄 한국은 일본을 몰아붙였고 반대로 일본은 실책을 내주며 2점을 더 헌납했다. 승리의 주역인 이승엽은 경기 후 언론사 인터뷰에서 미안함과 후련함에 눈물을 보였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결승에 진출했고 쿠바마저 꺾으며 최초의 올림픽 우승을 일궈냈다. 

야구계의 황금기! 3번의 패배보다 값졌던 2승 - 2009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맹활약한 김태균. <사진=연합뉴스>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맹활약한 김태균. <사진=연합뉴스>

2009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 한국은 비정상적인 대진표 때문에 일본과 5차례나 경기를 해야 했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일본에 3번 패했지만 값진 2승을 올리며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깊은 감명을 줬다. 

한국은 3월 7일 본선 1라운드 일본과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 김광현이 무너지며 2-14로 7회 콜트패를 당했다. 

그러나 이틀 뒤 열린 순위 결정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패배를 설욕했다. 선발 봉중근에 이어 정현욱-류현진-임창용으로 이어지는 철벽 계투진이 일본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타선에선 김태균이 빛났다. 4회초 1사 1,2루의 기회에서 적시타를 터트리며 결승점을 뽑아냈다. 

한국은 3월 18일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라운드 일본과의 세 번째 맞대결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앞선 일본전 좋은 투구로 ‘봉의사’라는 별명을 획득한 봉중근이 여전한 쾌투를 선보였다. 

한국 타선은 1회부터 일본 선발 다르빗슈를 괴롭혔다. 선두타자 이용규가 안타로 출루했고 도루를 성공시켰다. 흔들린 일본 수비진은 정근우와 김현수의 땅볼 타구 때 연이은 실책을 기록, 한국에 선취점을 헌납했다.  

한국은 이어진 무사 1,2루의 기회에서 김태균이 볼넷으로 출루, 무사 만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이후 추신수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진영이 3-유간을 꿰뚫는 적시타를 터트리며 2점을 더 달아났다. 3-0. 

반면 일본은 5회초 1사 1,3루에서 이치로가 땅볼에 그치며 1점을 추격하는데 그쳤다.  

8회말 한국은 고영민과 김태균, 이진영이 볼넷을 얻어내며 2사 만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이범호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추가 1득점했다. 

9회초 1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임창용은 후속타자를 모두 더그아웃으로 돌려세우며 한국의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후 한국은 2라운드 순위결정전과 결승전에서 일본에 아쉽게 패배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을 보여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많은 감동을 줬다.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는 투혼으로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많은 감동을 준 2009 WBC 국가대표팀. <사진=연합뉴스>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는 투혼으로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많은 감동을 준 2009 WBC 국가대표팀. <사진=연합뉴스>

‘9회 4득점’ 일본의 심장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다! - 2015 프리미어 12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결승전에서 분투 끝에 패한 한국은 6년 뒤인 2015년, 일본 야구의 심장인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준결승전에서 승리하며 자존심을 되찾았다. 

대표팀은 대회 예선에선 일본 선발 투수 오타니를 상대로 한 점도 뽑지 못하며 5-0으로 완패했다. 

4강전에서 다시 만난 일본의 선발 투수는 또 오타니였다. 한국은 이번에도 7회까지 오타니에게 막히며 0-3으로 끌려갔다.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결승타를 친 뒤 환호하는 이대호. <사진=KBO>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결승타를 친 뒤 환호하는 이대호. <사진=KBO>

그러나 한국 타선은 9회초 대폭발했다. 선두타자 오재원이 노리모토를 상대로 안타를 친 뒤 일본 덕아웃을 향해 포효하며 선수단 사기를 끌어올렸다. 

이어 손아섭, 정근우가 연속 안타를 치며 첫 득점을 뽑았다. 후속 타자 이용규도 사구를 얻어내며 무사 만루의 기회가 이어졌다. 일본은 마쓰이 유키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하지만 한국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김현수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더 만회했다. 마침내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가 좌측에 떨어지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터트리며 승부를 단숨에 뒤집었다. 4-3.

9회말 한국은 정대현과 이현승이 일본의 공격을 막아내며 극적인 도쿄대첩을 완성했다. 8회까지만 해도 요란했던 일본 팬들이 잠잠한 가운데 대한민국을 외치는 응원소리만 도쿄돔에 울려 퍼졌다.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승리를 거둔 한국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KBO>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승리를 거둔 한국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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