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최도선 시인이 최근 시집 ‘물까치 둥지’를 현대시학에서 출간했다. 이번 시집 제목처럼 최도선 시인의 작품은 친자연주의적 서정풍에 인간의 원초적 정서에 충실한 휴머니즘을 잘 버무린 풍경이 압권이다. 시인의 시어는 아주 간략하고 함축적이다. 특히, 이번 시집은 시인의 지난한 연륜을 반영하듯 아주 깊은 의미와 색을 지닌 청자빛과 인간 삶의 표상인 뻘의 정신을 시어를 길어 읊조린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천적을 피해 높은 곳에/물까치 둥지를 튼다//어디서 물어 왔을까? 잎 마른 가지들을//한 줌의 자그마한 집/헐겁
내가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나갈 때아침나절, 우악스런 남자가 남녀 두 아이의 멱살을잡아끌고 들어와 내 앞에 확 풀어 놓는다(중략)꼬리연, 너 이 지상에서 무슨 완전한 것을 보았느냐얇은 종이에 긴 꼬리를 달아 너를 떠나보내며 소원을 빌지만아이들 이빨에 밴 니코틴 사이로 비웃음만 새어나올 뿐가출한 엄마의 속옷을 입고 있는 여아와매일 술에 취해 모두를 때려 부수는 아빠를 아빠라 부를 수 있는지 묻는파르르 떠는 눈썹 짙은 아이를 바라만 본 나는저 육체의 쾌락과 탕진을 소멸해줄 어떤 영혼이 내게 달라 붙어줄지창백한 하늘만 바라보았다내 안에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이 가을에는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 천고마비의 계절 시집 한권 펼쳐 들고...시와 음악이 흐르는 섬에서 나를 돌아보고,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가슴을 크게 열고 꿈과 낭만을 즐겨보고 싶다. 그럴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아름다운 가을날 추억여행이 어디 있을까? 데일리스포츠한국은 오는 23일, 독자와 함께 아주 특별한 가을바다 등대여행을 떠난다. 이번 등대여행 행사는 매년 섬에서 섬사랑시인학교 캠프를 여는 사단법인 섬문화연구소와 해양수산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주관하고 데일리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제3회 작품상에 최도선 시인이 선정됐다. 수상작은 ‘꼬리연’이고 시상식은 오는 7일 오후 5시 대학로 혜화역 함춘관에서 열린다. 최도선 시인의 ‘꼬리연’ 작품이 작품상에 선정된 것도 우리 시대의 교육문화, 생활문화 현장의 고발정신을 높게 샀기 때문이다. 어른들의 따뜻한 시선과 손길이 절실할 때 시의적절한 시상식으로 평가된다. 수상작 ‘꼬리연’은 시인이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나갈 때”, “아침나절, 우악스런 남자가 남녀 두 아이 멱살을/잡아끌고 들
징검다리 위에 검정물오리 떼가 돌멩이처럼 앉아있다 한 마리가 풍덩 물속으로 뛰어 든다또 한 마리가 또, 또 한 마리가 풍덩풍덩가라앉았다 떠오른다 그 옆에 하얀 백로가 사뿐히 내려와 한 발로 섰다물오리들 다시 징검돌 위로 올라앉는다 백로, 긴 머리를 물속에 잠궜다 들어 올리고 또 잠궜다 들어 올리고는날아오른다 백로 날자 다시 물속에 드는 물오리 떼들나는 저 새들의 생업활동을 낭만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물오리와 백로, 물속의 밥 나눠먹는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을 보고 있다 - 최도선, ‘돌 위의 새들’ 전문 이 시는 70~80년대 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