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부산에는 40개의 섬이 있는데 36개가 무인도고 가장 큰 섬이 면적 14.04㎢의 영도다. 영도로 가는 길목에서 애잔한 우리 ‘아리랑’ 가락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아리랑에는 전 국민이 즐겨 부르는 비운의 혁명가 김산의 아리랑, 서편제 가락인 한 많은 여인 송화의 아리랑이 있다. 억울하게 죽은 아랑의 한이 돌고 돌아 밀양아리랑으로 불리고, 아우라지 강물을 원망하며 서로의 이름을 부르던 안타까움이 젖어든 정선아리랑이 있다. 6.25 때 최후 보루로 불리는 낙동강 전선
걷이 끝난 들판에 누군가 서서눈물 뿌리지 않는다면새 봄에 돋는 싹이 어찌사랑일 수 있으랴 수수깡 빈 대궁인 채 바람에 날리며잿빛 산등성이 등지고 기인 그림자 끄는네 몸뚱이, 죽어또 죽어 땅에 몸 눕히면구름만 덮일 뿐 모두 다 떠나가는데 계절의 끄트머리에 누군가 서서함께 비 젖지 않는다면어찌썩어 다시 생명일 수 있으랴 - 박형진, ‘다시 들판에 서서 2’ 전문 변산반도 모항은 한적한 어촌이다. 동구 밖엔 시나브로 바닷물이 첨벙댄다. 그래서 어느 시인은 모항에 가면 바다를 보듬고 하룻밤을 잘 수 있다고 노래했다. 뒷동산은 천연기념물 호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우리나라 지도에서 육지의 최남단이 완도군이다. 완도읍 건너편 섬이 신지도이다. 신지도 사람들은 완도읍을 1일 생활권으로 삼는다. 완도읍과 신지도는 신지대교로 이어졌다. 과거 신지도 섬 안에서 배 시간에 맞춰 하루 세 번씩 오가던 시골버스 대신, 2006년부터는 완도읍 버스터미널에서 군내버스가 수시로 운행한다. 신지도 사람들은 배와 승용차를 편리한 방식대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명사십리라는 이름의 해수욕장이 몇 군데 있다. 대개 ‘밝은 모래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이성부, 봄')봄빛이 완연하다. 서울시 중구 한옥마을 산숲에 진달래가 만발하고 있다. 봄을 찾아 떠나는 시간이다.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어디 뻘밭 구석이거나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지쳐 나자빠져 있다가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흔들어 깨우면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너를 보면 눈부셔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이성부, ‘봄’ 전문이성부 시인은 1942년 광주에서 출생했다. 광주고 문예반 시절
벼는 서로 어우러져기대고 산다.햇살 따가와질수록깊이 익어 스스로를 아끼고이웃들에게 저를 맡긴다. 서로가 서로의 몸을 묶어더 튼튼해진 백성들을 보아라죄도 없이 죄지어서 더욱 불타는마음들을 보아라 벼가 춤출 때벼는 소리없이 떠나간다. 벼는 가을 하늘에도서러운 눈 씻어 맑게 다스릴 줄 알고바람 한 점에도제 몸의 노여움을 덮는다.저의 가슴도 더운 줄을 안다. 벼가 떠나가며 바치는이 넓디 넓은 사랑쓰러지고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서 드리는이 피 묻은 그리움,이 넉넉한 힘- 이성부, ‘벼’ 전문 가뭄과 태풍을 만나 한바탕 몸부림친 후에 가을을 맞
[시와 풍경이 있는 아침]이제 비로소 길이다가야 할 곳이 어디쯤인지벅찬 가슴을 안고 당도해야 할 먼 그곳이어디쯤인지 잘 보이는 길이다이제 비로소 시작이다가로막는 벼랑과 비바람에서도물러설 수 없었던 우리가도 가도 끝없는 가시덤불 헤치며찢겨지고 피 흘렸던 우리이리저리 헤매다가 떠돌다가우리 힘으로 다시 찾은 우리이제 비로소 길이다가는 길 힘겨워 우리 허파 헉헉거려도가쁜 숨 몰아 쉬며 잠시 쳐다보는 우리 하늘서럽도록 푸른 자유마음이 먼저 날아가서 산 넘어 축지법!이제 비로소 시작이다이제부터가 큰 사랑 만나러 가는 길이다더 어려운 바위 벼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