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묘가 올해 첫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총선 기간 동안 이승만을 다룬 영화 건국전쟁과 대립각을 이루면서 영화 외적으로도 주목받았다. 영화는 점차 대중의 관심에서 잊혀져 가고 있지만 여전히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되새김질하게 한다.파묘는 무속과 풍수지리 등을 소재로 곳곳에 항일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내용을 분석하지 않아도 등장인물의 이름이나 소품에서부터 이런 메시지는 드러난다. 지관 상덕, 무당 화림과 봉길, 주지 원봉 등은 모두 독립운동가들의 이름과 겹친다. 차량번호 또한 광복절과 3・1운동, 해방을 연상시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교보문고 앞을 지날 때마다 의미를 곱씹게 하는 구절이다. 흔히 온라인의 특징을 쌍방향이라고 하는데 가장 오래된 미디어인 책과 사람의 관계도 쌍방향임을 보여주는 구절이다. 사람이 책을 만들었지만, 그 책이 다시 사람을 만든 사례는 무수히 많다. 심지어 불립문자를 지향하며 깨달음의 체험을 추구하는 선승을 통해서도 그런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책은 사람을 만들고성철스님은 청년 시절 삶의 문제를 안고 고뇌하던 차에 『증도가』라는 책을 읽고 한 줄기 빛을 만난다. 한 권의 책이 준 강렬한 체험은 뼈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한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일도 시간이 지나면 뇌리에서 사라진다. 하지만 디지털 사회로 전환되면서 그도 옛말이 되었다. 한번 생성된 정보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고 따라다닌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공인의 허물에 관한 일이라면 더욱 그렇기에 부패를 방지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물론 무소불위의 힘을 가진 절대권력이라면 권력의 허물은 은폐되고 실시간으로 지워지기도 한다.가래침 지우기 경쟁옛날에 아무 곳이나 가래침을 뱉는 임금이 있었다. 신하들과 산책하다가도 가래침을 탁 뱉었다. 예의 없고 불쾌한
북한산 자락에 살면서 누리는 특전 중 하나는 설경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눈발이 백운대와 인수봉을 하얗게 덮는 날이면 강아지 마냥 어떤 설레임에 이끌려 숲으로 달려가게 된다. 어쩌면 비단 같이 고운 눈길 위로 가장 먼저 나만의 발자국을 남길 수 있는 매력 때문인지도 모른다.소시민으로 살아가는 것은 어찌 보면 족적(足跡) 없는 삶이다. 어디를 가든 아스팔트 위를 걸어가듯 흔적이 남지 않는다. 어떤 영역이든 수많은 대중들의 어지러운 발자국에 의해 이미 단단하게 다져져 있다. 하물며 타인의 발길이 닿지 않은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공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