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재)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관장 채용 祕事-꼼수의 정석 VS 행동하는 양심

[기자수첩] (재)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관장 채용 祕事-꼼수의 정석 VS 행동하는 양심

  • 기자명 최지우 기자
  • 입력 2023.11.09 07:47
  • 수정 2023.11.16 12:50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일리스포츠한국 최지우 기자] 꼼수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시시하고 치사한 수단이나 방법’이라고 나온다.

하지만 요즘엔 꼼수라는 말이 보편화되면서 꼼수를 못하면 손해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부조리하고 비합리적인 사항을 나 혼자 바꾸려 노력하고 지킨다고 해서 이 세상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입사 6년 차 고위 공직자 아들이 퇴직금과 상여금 명목으로 50억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일단 서민들이 생각하는 숫자가 아니라서 놀랐고, 퇴직금 수령인의 나이가 30대 초반이라는 점에서 더 놀랐다.

이 사건은 보편적으로 성실하게 생활하는 우리나라 많은 젊은이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으로 마음의 생채기를 남겼다.

아버지를 위한 우회적 뇌물이라고 검찰에서 수사를 했지만 무죄판결을 받았다.

어느 누가 봐도 정상적이지 않고 비상식적인 처사이지만 개인회사에서 개인의 능력대로 판단해서 지급한 돈이라는 거란다. 과연 온실 속에서 많은 혜택을 받고 자란 젊은 친구의 능력이 그렇게나 탁월할까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정년 꼼수가 아닐까? 다들 같은 생각으로 고개를 갸웃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목포에서도 재미있는 꼼수 채용이 있었다.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관장 채용을 두고 상상을 초월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재)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애를 통해 민주주의·인권·평화의 의미와 가치를 전하며 한국인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까지의 모습을 통해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객관적 사실과 사료에 의거해 체험적 역사교육의 장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 지난 2013년 6월 개관했다.

개관 이후 김대중 대통령을 기억하고 존경하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공간이고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객관적 사실과 사료에 의거해 체험적 역사교육의 장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 곳이다.

이렇듯 역사적인 기념관의 업무를 총괄 관리 하고 있는 관장은 임기가 2년으로 모집 공고를 통해 채용하게 된다. 임기 중 평가를 통해 연임도 가능하다.

그리고 목포시 산하 출연기관인 만큼 지자체장과의 밀접한 관계는 가장 중요한 채용 조건임이 공공연한 비밀이기도 하다.

지난 3일 두 번의 채용 공고를 통해 채용된 A관장이 첫 출근을 했다.

A관장의 이번 채용은 두 번째로 연임이 아닌 새롭게 공모에 응해서 채용된 것이다.

A관장은 지난 2021년 채용, 올 10월 31일까지가 임기였었다. 이에 재단 측은 지난 10월 7일 관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관장 채용 공고를 냈다.

A관장이 재임기간 경영 성과 평가에서 연임할 수 없는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돌연 A관장은 임기를 20여 일 앞둔 지난 10월 10일 사표를 냈다. 그리고선 관장 채용 공모에 새롭게 응시를 했다. 이해할 수 없는 건 재단 측이 관장의 사표를 받아들이고 새롭게 채용 공고에 응모한 것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더 이상 재단 업무를 총괄할 수 있는 능력이 안 된다고 평가해 놓고서는 다시 관장 업무를 수행하라고 허락을 한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전무후무한 꼼수 채용 방법이다.

더 놀라운 것은 재 공고가 나갔음에도 오로지 단 한 사람 A 관장만 응모를 했다.

뻔하게 보이는 꼼수에 들러리 서지 않겠다는 강한 반발이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관장직을 원하는 이가 있었다면 응모를 했어야 했다.

그래서 꼼수에 대해 정정당당히 맞서야 했다. 고 김대중 대통령이 그렇게 외쳤던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야 했다.

이제 다시 2년 동안 (재)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은 A관장이라는 그릇의 능력만큼 운영될 것이다.

고위정치인 아들의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의 퇴직금과 상여금이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마음에 커다란 상흔을 남겼듯이 꼼수를 묵인하고 인정해 주며 공공기관의 당위성에 생채기를 낸 이번 채용의 평가는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것이다.

꼼수 없이 바르고 정당하게 성실히 살아가야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은 정녕 영화나 소설에나 존재하는 세상에는 없는 세상은 아닐는지....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