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커 국제상 최종후보 오른 천명관 작가, 런던에서 독자들 만났다

부커 국제상 최종후보 오른 천명관 작가, 런던에서 독자들 만났다

  • 기자명 한휘 인턴기자
  • 입력 2023.05.2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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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토크에 참여한 천명관 작가와 김지영 번역가 (사진=주영한국문화원/연합뉴스)
북 토크에 참여한 천명관 작가와 김지영 번역가 (사진=주영한국문화원/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인턴기자] ‘대작’에 스며든 상상력에 대해, 작가는 삶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20일 오전 4시(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주영한국문화원에서는 천명관 작가가 참여하는 ‘한국문학의 밤’ 북 토크가 열렸다.

이번 북 토크는 천 작가의 대표작인 ‘고래’가 올해 부커 국제상 최종 후보작에 선정됨에 따라, 시상식에 발맞춰 현지 독자들을 만나 이야기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천 작가와 함께 ‘고래’의 영문판 번역을 맡은 김지영 번역가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더불어 영국 유명 서점인 포일스 등의 관계자를 포함해 약 80명이 참석했다.

천 작가의 첫 장편소설인 '고래'는 산골 소녀인 금복의 성공과 몰락을 중심으로 국밥집 노파, 금복의 딸 춘희의 기구한 삶이 얽혀있다.

북 토크에서 천 작가는 ‘고래’에 관한 다양한 질문을 독자들로부터 받았다.

작품을 쓰면서 어디에서 영향력을 받았냐는 질문에는 ”나로서도 미스터리”라면서도, “읽고 겪은 모든 것이 (소설에) 축적돼있던 것 같다”, “한국 사회의 빠른 변화를 관통한 것은 작가로서 축복이었다"라고 자신의 경험적인 요인을 원천으로 들었다.

소설의 내용에 관해서는 "거대한 것이 사라지는 게 슬프게 느껴져서 그런 시대를 담았다. 큰 것들은 현대사회에 필요 없고 적응하기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성 대상 폭력성에 관해서는 "배경이 전근대적이고, 원시 상태에 가깝고, 마치 국가도 법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세상이란 걸 고려해야 한다"라며 “(작중에서) 특별히 여성에게 폭력을 가한다는 생각은 안 해 봤고, 그냥 세상은 이렇게 폭력적이라고 본다"라고 언급했다.

남성에 의한 여성 폭력에 민감할 수 있는 독자들을 고려해 다시 쓸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근대적인 폭력성이 드러나는 것을 수정하면 좀 다른 이야기가 될 것 같다"라고 선을 긋고,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여성들의 캐릭터가 강렬하고 굉장히 에너지가 있고 능동적이지만, 남자들은 어리석고 수동적"이라고 말했다.

영상화에 관해선 "분량과 비용 때문에 긴 드라마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며 "각본 연출 제안을 받았지만, 소설을 쓰며 창작의 즐거움을 모두 맛봤기 때문에 재미없는 노동이 될 것 같아 거절했다"라고 말했다.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 천 작가는 2003년 ‘프랭크와 나’로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고래’를 비롯해 ‘고령화 가족’, ‘나의 삼촌 브루스 리’ 등을 집필했다. 김 번역가는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를 번역해 맨아시아문학상을 받은 바 있다.

오는 23일 런던 스카이가든에서 시상식이 열리는 부커상은 노벨 문학상, 프랑스 콩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부커 국제상은 비영어권 작가들의 영어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하며, 한국 소설로는 ‘고래’ 이전에 세 개의 작품이 후보에 오른 바 있다. 그 가운데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유일하게 수상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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