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관 작가 '고래',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

천명관 작가 '고래',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

  • 기자명 박영선 기자
  • 입력 2023.04.20 12:40
  • 수정 2023.04.20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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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품에서 네 번째
5월 23일 최종 수상작 발표 예정

천명관 작가 (사진=연합뉴스 제공)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기자] 천명관 작가의 ‘고래’가 영국 최고 권위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천명관의 소설 ‘고래’(2004)가 2023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 6편 중 하나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며 2019년까지 맨부커상으로 불렸다.

2005년 신설된 인터내셔널 부문은 비영어권 작가들의 영어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하며 작품에 공동 기여한 작가와 번역가에게 상금(5만 파운드)을 균등하게 지급한다. 1차 후보로 롱리스트 13편을 발표한 뒤 최종 후보인 쇼트리스트 6편을 선정한다.

올해 수상작은 내달 23일 런던 스카이가든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2004년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인 '고래'는 출간 당시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이번 후보 지명으로 19년 만에 다시 주목받았다.

설화적 시공간을 배경으로 세 여성(금복, 춘희, 노파)의 거친 삶을 통해 인간의 파괴적인 욕망을 스케일 있게 그린 작품이다. 산골 소녀에서 벽돌공장과 고래극장을 거느린 소도시 사업가로 성공하지만 파멸에 이르는 금복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박색이라 소박을 맞고 홀로 살면서 돈에 집착하는 노파, 방화죄로 수감됐다가 출소해 폐허가 된 벽돌공장에 돌아온 거구의 춘희 등 각 인물의 기이한 서사로 높은 흡입력을 지닌 소설이다. 

‘고래’를 번역한 김지영 번역가도 수상 후보에 올랐다. 김지영 번역가는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나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고 있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로 맨아시아 문학상을 받았으며 김애란, 정유정, 김영하 등의 작품을 번역했다.

심사위원단은 ‘고래’에 대해 “이런 소설은 없었다. 에너지에 휩쓸리고, 캐릭터는 비현실적이지만 있을법한 이야기다. 착한 캐릭터는 아니지만 거부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악한 유머로 가득 찬 소설”, “한국의 풍경과 역사를 관통하는 피카레스크(picaresque·악인이 주인공인 소설)식 탐구”라며 “생생한 인물들은 어리석지만 현명하고, 끔찍하지만 사랑스럽다”고 평하기도 했다.

한국 작품은 ‘고래’를 통해 부커상 최종후보에 네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2016년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지난해 정보라 작가의 소설집 ‘저주토끼’가 최종 후보까지 올랐다. 2019년 황석영의 '해질 무렵'과 지난해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은 1차 후보에 들었다.

그는 부커상 심사위원회와 한 인터뷰에서 “‘고래’를 2020년 팬데믹 초기에 10개월간 번역했다. 어린 시절 온갖 설화와 이야기를 들려주던 할머니와 자라면서 좋아했던 한국 책들이 생각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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