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현 기자] 김신욱(전북 현대)이 아무리 멀티 헤딩골을 터뜨려도 무소용이었다. 수비가 '자동문' 수준이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자메이카를 상대로 수비 불안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축구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 말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자메이카와 평가전에서 김신욱이 머리로 멀티골을 터뜨렸지만 불안한 수비로 2-2로 비겼다.
지난 27일 몰도바를 상대로 1-0으로 이긴 대표팀은 새해 평가전 2연전에서 1승 1무를 기록했다. 역대 A매치 전적에서 자메이카를 상대로 2승 2무로 절대 우위를 지키긴 했지만 대표팀의 경기력은 여전히 기대 이하였다.
이날 평가전은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멕시코를 가상한 경기였다. 그러나 대표팀은 자메이카를 좀처럼 요리하지 못했다. 자메이카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한국(59위)보다 높은 55위라고는 하지만 주축 선수가 대거 빠졌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대표팀이 반드시 승리했어야 할 경기였다.
대표팀은 김신욱과 이근호(강원FC)가 투톱으로 나서고 이창민(제주), 이재성(전북)을 좌우 날개, 손준호(전북)와 정우영(빗셀 고베)을 중앙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또 김진수(전북)와 윤영선(상주 상무), 장현수(FC 도쿄), 최철순(전북)이 포백을 맡았다. 그러나 전반 5분 만에 장현수가 상대 공격수를 놓치면서 데인 켈리에서 선제골을 내주며 리드를 뺏겼다.
대표팀은 이후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며 김신욱, 이재성 등이 날카로운 슛을 날렸지만 골문을 살짝 벗어나거나 골대를 강타하는 등 동점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김신욱이 동점골과 역전골을 한꺼번에 만들어냈다. 후반 10분 최철순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김신욱이 방향을 트는 헤딩골로 만들어냈다. 7분 뒤에는 정우영의 오른쪽 크로스를 다시 헤딩골로 연결시켰다.
김신욱은 2011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당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바레인, 호주, 인도전에서 연속골을 터뜨린 이후 7년 만에 A매치에서 3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대표팀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후반 27분 중앙 수비가 뚫리면서 말리크 포스터의 중거리 슛에 다시 한번 골망이 흔들렸다. 또 다시 수비 불안에 실점하는 순간이었다.
대표팀은 후반 막판 김승대(포항)와 이승기(전북)의 슛이 나왔지만 골키퍼에 걸리거나 골대 옆으로 벗어나며 끝내 결승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대표팀은 다음달 3일 라트비아와 터키 전지훈련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라트비아는 독일전, 스웨덴전을 대비하기 위한 상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