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기행] 깨가 서 말이라는 가을 전어의 섬을 찾아서

[맛기행] 깨가 서 말이라는 가을 전어의 섬을 찾아서

  • 기자명 글/사진: 박상건 대기자
  • 입력 2017.09.12 10:22
  • 수정 2017.11.2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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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도 먹고 철새도 보고~남해안 포구와 서해안 섬으로

섬과 바다를 찾아 해안선 기행을 즐기는 고수들이 가을에 찾는 섬은 어디일까? 이른바 가을은 전어 철. 전어와 함께 하는 특별한 바다는 섬진강과 광양 앞 바다가 맞닿는 망덕포구와 서해안의 웅도, 간월도, 선재도를 추천할 수 있다.

가을전어는 그 고소한 맛 때문에 깨가 서 말이라는 말이 있지 않던가? 집 나간 며느리가 전어 냄새를 맡고 돌아온다는 말도 있을 정도로 찬 바람나는 가을에 구수한 그 맛 때문에 각광받는 생선이다.

전어는 먹는 방식이 다양하다. 큰 뼈를 빼고 나면 버릴 것이 없는 고기가 전어다. 뼈째로 썰어서 된장에 발라 회로 먹거나, 숯불이나 연탄불에 굳는 소금구이, 무침, 찜 등으로 먹을 수 있다. 아무래도 구이가 최고인데, 구이가 메뉴가 없는 집은 전어전문집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된다. 왜? 전어는 잘못 구우면 덜 익거나 너무 타기 마련이다. 그래서 전어요리 고수들만 굽는다.

그럼 어느 섬에 가면 싱싱한 전어를 맛볼 수 있을까? 9월부터 10월까지 남해안에서 서해안으로 전어가 이동한다. 이상기온으로 요즘 삼천포를 시작으로 전남 광양 망덕포구를 모여든다. 망덕포구는 섬진강에서 광양 쪽 해안선에 자리 잡고 있다. 바다 위에 운치 있게 먹을 곳을 오두막처럼 쉼터를 지어놓아 바다와 함께 하는 멋이 일품이다. 이곳 어부들은 거의 전어를 잡아 생계를 잇는다. 횟집은 대부분 전어 전문점이다. 인근 섬진강 지리산 구경도 겸할 수 있어 좋다.

그 다음은 어디가 좋을까? 충남 서천에서는 매년 전어축제가 열린다. 기름유출로 오랫동안 고생한 서해안 사람들의 고통도 덜어주고 수도권 이동이 쉬운 서해안으로 여정을 정하는 것도 의미 있는 여행이다. 웅도, 간월도가 전어의 명소로 통해서 인근 연계 여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웅도라? 섬 이름을 처음 듣는 사람은 “곰하고 관련이 있나 보죠?”라고 묻는다. 물론 곰이 사는 곳은 아니고, 하늘에서 내려다볼 때 마치 곰이 웅크리고 있는 모양새라고 해서 그리 불렀다. 지도를 펼쳐 놓고 보면 정말 곰이 웅크리고 있는 모양새다.

그럼 웅도 풍경은 어떨까? 물이 빠지면 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마을 초입에는 소나무가 우거진 숲길이 있다. 숲길을 빠져나가자 억새들이 휘날렸다. 언덕배기에 오르자 서해안 반도가 펼쳐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로 태안반도. 즉, 웅도는 태안반도와 마주보고 있는 섬이다. 반대편에는 고파도, 조도 등 작은 섬들이 마주보고 서있다.

전어회
전어회

그 다음 가볼만한 섬은 웅도에 가까운 간월도. 태안반도 중간쯤에 떠 있는 섬이다. 충남 서산의 대표적 갯마을로 안면도 바로 위에 있는 섬이다.

‘간월’은 ‘달을 본다’는 뜻이다. 이 섬에는 유서 깊은 간월암이 있는데, 고려 말 무학대사가 이 작은 암자 섬에서 수행을 하던 중 유난히 밝은 달빛이 바다 위를 비추는 것을 보고 간월암이라 불렀고 그 이후 섬사람들은 간월도라고 불렀다.

전어요리의 대명사 전어구이
전어요리의 대명사 전어구이

이 간월도에서도 전어가 많이 잡힌다. 전어도 먹고 인근 천수만 긴 강둑길을 걸으며 철새 도래지와 드넓은 평야지대를 감상하는 일도 빼 놓을 수 없는 여행의 추억이다.

그 다음 전어와 함께 하는 섬으로는 인천 옹진군의 선재도. 경기도 안산 대부도에서 다리로 연결돼 승용차로 갈 수 있다. 선재도로 가는 길은 대부도에서 영흥도를 거치게 돼 3개의 섬을 이어 건너는 특이한 코스다.

선재도는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춤을 춘다고 해서 신선 ‘선’, 재주 ‘재’를 따서 선재도(仙才島)라고 부른다. 그만큼 아름다운 섬이다. 해안선의 길이가 10.9km에 이르는 아주 작은 어촌인데, 선재대교에서 섬을 내려다보면 작은 배들이 호수 안에 있는 것처럼 정말 아담한 풍경을 하고 있다.

특히 선재도에는 측도라는 작은 섬이 있는데 웅도처럼 썰물 때만 건너갈 수 있는 섬이다. 섬으로 가는 길이 밀물 때는 도로가 잠기고 썰물 때는 잠수교처럼 길이 열린다.

 

☞ 섬으로 가는 길

- 망덕포구: 호남고속도로 전주IC->구례->섬진강(망덕포구)

- 웅도: 서해안고속도로→당진→서산→웅도

- 간월도: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 →서산AB지구방조제→간월도

- 선재도: 서해안 고속도로 월곶 I.C→대부도→선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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