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음악극 ‘아리랑 랩소디’, 연출가 ‘김경익’을 만나다

[인터뷰] 음악극 ‘아리랑 랩소디’, 연출가 ‘김경익’을 만나다

  • 기자명 유승철 기자
  • 입력 2018.10.1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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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진일보 김경익 대표<사진=대경대학교 연예엔터테인먼트과 제공>
극단 진일보 김경익 대표<사진=대경대학교 연예엔터테인먼트과 제공>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음악극으로 새롭게 다시 태어난 ‘아리랑 랩소디’의 연출을 맡은 ‘극단 진일보’ 김경익 대표는 좋은 작품을 위해 아직도 대본을 수정하고 있다.

그는 ‘아리랑 랩소디’에서 “관객들이 아리랑이 예쁜 노래고, ‘만만한 노래가 아니구나’, ‘아름다운 노래구나’라는 걸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어 “문화(연극)가 각박하고 조악한 현실 속에서 해야 할 일을 해내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는 그를 만났다.

▷ ‘아리랑 랩소디’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한다면.

각박한 현실(일제강점기)속에서 외세에 의해 혈육이 나눠졌다가 문화(예술)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다시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돈 안되는 예술이 세상에 무슨 짓을 할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누군가는 뭉개고 앉아서 그냥 잘 살려고 노력하고 있고, 누군가는 누리지 않고 그냥 해야 될 일을 끝까지 목숨 바쳐서 하고 그러면서 겪는 갈등을 잘 담아내려 최선을 다했습니다.

▷ 음악극으로 바뀐 특별한 이유는.

원래 2013년도 초연을 그 해에만 4번을 했는데, 그러면서 ‘아리랑이 결국은 통일 한국에 애국가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이게 통일 문제를 이야기를 하면서 말로 설명을 하면 설교가 될 가능성이 높아요. 그래서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게 되면, 관념적인 이야기도 충분히 감성적으로 관객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서 음악극으로 바꿨습니다.

▷ 연극에서 음악극으로 바뀐 다음 가장 좋았던 점, 힘들었던 점을 꼽자면.

가장 좋은 점은 배우의 소리와 움직임 감성만으로 리듬과 템포를 만드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음악이 들어오면서 그게 편해졌다는 점이고, 힘들었던 점은 연극배우들이 주로 있다 보니까 노래가 잘 안 돼서 힘들었습니다.

▷ 배역 중 애착이 가는 배역과 이유는.

가장 애착이 가는 배역은 오희준이다. 나는 내 스스로가 해석을 잘하는 연출가라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잘 모르겠다. 주인공 희준이는 해석이 잘 되지 않는다. 5년 동안 대본을 적었는데도 아직 잘 모르겠다. 얘는 대체 누구지? 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게 맞는 것 같다. 세상에선 바보인데 그런데 예술은 바보가 아니다. 희준 같은 경우에 연극과 현실을 구별 못 하는 바보라고 생각한다.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 때문에 세상이 나아지는 게 아니라, 희준과 같은 바보들이 있었기 때문에 세상이 한 발 씩이라도 나아지는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고 있다.

▷ ‘아리랑 랩소디’에서 ‘박승희’ 역할을 맡으셨는데.

박승희라는 역할은 옛날에 실제로 악극단을 했을 때 단장의 이름이에요. 그러니까 아리랑랩소디에서 이 단장은 연극을 사랑하고 단원들을 사랑하는 집안에서의 아버지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 연기를 먼저 시작하셨는데, 연기를 하시다가 연출을 겸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저는 나이 28세까지 무역회사를 다녔기 때문에 한 번도 연기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근데 제 스승님이 연출하려면 연기를 알아야 한다고 하셔서 영화에도 출연하게 되고 햄릿도 공연하게 되었죠. 그러니까 연출을 하고 싶었는데 연기를 겸하게 됐지 연기를 하다가 연출을 하게 된 게 아니에요.

연기 연습중인 김경익 대표<사진=대경대학교 연예엔터테인먼트과 제공>
연기 연습중인 김경익 대표<사진=대경대학교 연예엔터테인먼트과 제공>

▷ 총 감독도 하면서 연기도 하시는데 힘들지는 않나요.

감독도 하면서 연기를 하는 것은 사실 하지 말아야 될 일 중 하나예요. 왜냐하면 연출 같은 경우는 연기 요구를 하잖아요. 그러니까 배우로서 상대 배우를 봐야 하는데 ‘어, 쟤 대사 왜 저러지’ 이런 생각이 드니까 굉장히 안 좋습니다.

▷ 작사도 겸 하셨는데 가장 애착이가는 곡이 있다면.

‘길이 없으면 만들어 가리라’를 제일 좋아합니다. 제가 새벽에 세트를 옮기다가 백기완 선생님을 만났는데 공연 보러 오시라고 말씀드렸더니, ‘자네, 아리랑의 정신이 뭔 줄 아나’ 이렇게 물어보시더라고요. ‘잘 모르겠습니다’ 말씀드렸더니, ‘길이 없으면 만들어 가는 걸세’라는 그 말씀이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 ‘아리랑 랩소디’의 앞으로의 공연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음악극으로 계속 바뀔 예정이다. 단장과 영자의 듀엣곡도 있고 춘심이가 헤어질 때 솔로곡도 있고 5곡 정도를 보완해서 만들고 싶다.

아리랑랩소디 같은 경우에는 흥행만을 위하지 않고, 관념적인 작품이 되지 않게 나아가고 싶다. 작은 아리랑들이 모여서 큰 하나의 아리랑을 만들게 되는 구조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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