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의 괴력, 21세기 MLB에서도 없었다

로저스의 괴력, 21세기 MLB에서도 없었다

  • 기자명 김태우 기자
  • 입력 2015.09.15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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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100만 달러 사나이의 괴력이 KBO 리그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한화의 대체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30)의 이야기다. 던졌다 하면 120구의 괴력이다. 21세기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전례가 없는 투구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새삼 대단함을 실감할 수 있다.

로저스는 입단 후 7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2.54의 빼어난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7경기에서 소화한 이닝은 무려 56⅔이닝에 이른다. 완투 경기가 세 차례나 있었고 그 중 2경기는 완봉승이었다. 올 시즌 내내 선발진 구축에 어려움을 겪었고 한화로서는 ‘구세주’와도 같은 활약이다. 8일 잠실 LG전에서 8이닝을 던졌던 로저스는 4일을 쉬고 등판한 13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8⅓이닝을 소화하며 지친 불펜에 휴식 시간을 제공했다.

8회를 넘기면 피안타율이 높아진다는 데이터는 있지만 어쨌든 나올 때마다 8이닝은 거뜬히 소화하는 로저스의 가치는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투구수는 괴물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압도적인 스태미너라고 할 만하다. 로저스는 KBO 리그 7경기에서 총 856개의 공을 던졌다. 경기당 평균 122.3개다. 한 경기에 120개를 던질 수 있는 투수도 그다지 많지 않은 판에 로저스는 사실상 매 경기 이런 투구수를 보여주고 있으니 대단하다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내용을 따져보면 더 놀랍다. 5일 휴식 후 던진 경기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로저스는 4일을 쉬고 나온 경기가 전체의 절반 이상인 4경기다. 그럼에도 모두 7⅓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여기에 최근 5경기에서는 모두 123구 이상을 던졌다. 8월 16일 포항 삼성전에서 123구, 8월 22일 광주 KIA전에서 123구, 8월 27일 마산 NC전에서 129구, 8일 잠실 LG전에서 128구, 그리고 13일 롯데전에서 129구를 던졌다.

이런 투구수는 MLB 관계자들이 보면 깜짝 놀랄 만한 수치다. 21세기 MLB에서도 전례가 없었던 일이기 때문이다. 로저스는 최근 5경기에서 모두 123구 이상을 던졌는데 MLB에서 2000년 이후 기록은 3경기가 전부였다. 2000년 이후 3경기 연속 123구 이상을 던진 투수도 9명에 불과했다. 2000년 알 라이터, 랜디 존슨, 스캇 엘라튼, 2002년 리반 에르난데스, 2003년 마크 프라이어, 2005년 리반 에르난데스, 2007년 로이 할러데이, 2009년 저스틴 벌랜더가 이 기록을 달성했고 가장 최근에는 2011년 크리스 카펜터가 이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카펜터의 경우는 모두 5일 휴식 후 경기에 나선 사례였으며 일시적인 현상이었다. 그 해 카펜터는 120구 이상을 던진 경기가 이 3경기 밖에 없었다. 리그에서 가장 압도적인 체력을 과시했던 2011년의 벌랜더는 시즌 막판 4일 휴식 후 일정에서 128구, 126구, 129구를 던졌으나 그 다음 경기에서는 120구 투구로 시즌을 마쳤다. 120구 투구가 적지 않았던 존슨 또한 3경기 앞뒤로는 89구, 61구를 던지는 데 그쳤다.

올 시즌은 아예 120구 이상 경기를 두 차례 연속 이어간 사례가 단 한 번도 없었다. 120구를 던지면 그 다음 등판에서는 투구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6선발 체제를 선호하는 일본에서는 선발투수들이 120구 이상을 던지는 경우가 MLB보다는 조금 더 많은 편이지만 역시 5경기 연속 123구 이상 투구는 올 시즌 없었다. 로저스의 괴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로저스에게 큰 문제는 없는 것일까. 아직까지는 생생한 투구를 보여주고 있지만 이런 일정은 로저스에게도 다소간 부하가 될 법한 내용이다. 로저스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당시에는 단 한 번도 120구 이상 투구가 없었으며 100구 이상 연속 투구도 콜로라도 시절 5경기(2011년 8월 5일~27일)가 전부였다. 체력적으로 다소간 힘이 들 수는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로저스의 괴력이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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