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말리는 로저스 의지, "150구도 가능하다"

못 말리는 로저스 의지, "150구도 가능하다"

  • 기자명 이상학 기자
  • 입력 2015.09.14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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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한화 외인투수 에스밀 로저스(30)가 대단한 투구 의지로 모두를 놀라게 하고 있다. 지난주 4일 휴식을 끼고 128구와 129구를 차례로 던질 만큼 놀라운 의지다.

로저스는 지난달 KBO리그 데뷔 후 7경기에서 56⅔이닝을 소화하며 856개의 공을 던졌다. 경기당 평균 122.3개의 투구수를 기록 중이다. 가장 적게 던진 게 지난달 11일 수원 kt전의 108개로 최근 5경기에서 120구 이상 던졌다. 경기당 8이닝으로 근래 보기 드문 '완투형 투수'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8일 잠실 LG전에서는 7회까지 111개의 공을 던진 뒤 8회 안타 3개를 맞고 4실점했지만 코칭스태프에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보냈다. 투구수 125구에서 9회 또 마운드에 올라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날 총 128개의 공을 던진 로저스는 4일을 쉬고 13일 사직 롯데전에도 129개의 공을 뿌렸다.

롯데전에서도 8회까지 114개를 던지고 9회에도 등장했으나 2루타 2개 포함 안타 4개를 허용하며 3실점했다. 두 번이나 니시모토 다카시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그때마다 로저스는 손가락 하나를 펴며 '한 타자만 더 상대하겠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표했다. 결국 8⅓이닝 129구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 같은 모습을 두고 항간에서는 한화와 로저스 사이에 계약 당시 완투 또는 이닝 옵션을 포함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 구단 관계자는 "이닝과 관련된 옵션은 없다. 로저스의 투구에 대해 돈으로 치부하는 시선이 많은데 본인이 던지고 싶어하는 의지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로저스는 지난 8일 LG전을 마친 뒤에는 "150개까지도 던질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투구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에 대해 "던질수록 좋아지는 것 같다. 투구수에는 부담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9회에도 감독님께 더 던질 수 있다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인 의지란 것이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투수 교체에 있어 냉정한 결정을 내리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지난주 로저스에게는 선수 본인의 의사를 존중했다. 일종의 에이스 대접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로저스가 김감독의 결정에 반하는 행동을 했다면 지난달 27일 마산 NC전에서 돌출행동 이후 때처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을 것이다.

다만 문제는 로저스가 9회 마운드에 올라올 때마다 한화가 어려워졌다는 점에서 선수와 벤치 모두 더욱 냉정한 판단을 필요로 한다. 로저스는 9회 피안타율 3할7푼5리로 가장 높은데 투구수가 105구를 넘겼을 때에는 4할4푼4리로 치솟는다. 8일 LG전은 9회 3점차 리드를 못지키며 역전패했고, 13일 롯데전도 송창식과 권혁을 투입해 7-1로 앞선 경기를 7-4로 끝냈다. 로저스의 못 말리는 투구 의지가 팀을 위험에 빠드릴 수도 있다. . /waw@osen.co.kr

[사진] 부산=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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