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현장] 친정팀 앞에서 보여준 ‘달라진 나’…KIA 이우성, 완벽했던 ‘선발 1루수’ 데뷔전

[데일리현장] 친정팀 앞에서 보여준 ‘달라진 나’…KIA 이우성, 완벽했던 ‘선발 1루수’ 데뷔전

  • 기자명 한휘 기자
  • 입력 2024.03.29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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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일 광주 북구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 출전한 KIA 이우성. (사진=KIA 타이거즈)
3월 26일 광주 북구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 출전한 KIA 이우성. (사진=KIA 타이거즈)

[잠실=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기자] 10년의 무명 생활을 딛고 주전으로 발돋움하며 ‘신데렐라 스토리’를 쓴 KIA 타이거즈 이우성. 이번에는 친정팀을 상대로 데뷔 후 처음 1루수로 선발 출전해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이우성은 29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첫 원정 3연전 첫 경기에 5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이우성의 어깨는 꽤나 무거웠다. 황대인이 27일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5번 타자 중책에 대체 1루수 역할까지 맡게 된 것이다.

이우성은 지난 시즌까지 정규경기 1루수 출전 경기가 ‘0’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미 들어 1루수 전향 이야기가 나오며 겨우내 미트를 끼고 연습에 매진했고, 지난 3경기 중 2경기에서는 경기 후반에 1루 미트를 끼기도 했다.

그러나 1루수로 선발 출전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 낯선 포지션에 수비가 흔들리거나 타격감까지 악영향을 받는 등의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우였다. 이우성의 방망이는 두산의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도 매섭게 돌아갔다.

2회 초 팀의 첫 안타를 때려낸 이우성은 4회 초에도 강한 타구를 날렸으나 아쉽게 투수 정면 땅볼 타구가 됐다. 그러나 최형우가 런다운으로 시간을 끄는 사이 2루까지 진루했고, 뒤이은 김선빈의 2루타 때 득점까지 기록했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이우성. (사진=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외야수 이우성. (사진=KIA 타이거즈)

6회 초 3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쳐낸 이우성은 최원준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홈을 밟아 결승 득점을 만들어 냈고, 8회 초에는 선두타자 2루타를 치고 나간 후 이창진의 적시타 때 홈으로 들어와 쐐기점을 얻어 냈다.

5타수 3안타 3득점의 맹활약. 이날 KIA의 1~4번 타순은 도합 19타수 2안타 1볼넷에 그치며 그닥 힘을 쓰지 못했는데, 연결고리에 있던 이우성이 꾸준히 1루를 밟고 득점까지 하면서 사실상의 리드오프 역할을 해낸 셈이다.

수비에서도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1루수로써 기초적인 포구를 대부분 잘 해냈을 뿐더러, 원바운드 송구를 다리를 쭉 뻗어 잡아내는, 전문 1루수를 방불케 하는 좋은 스쿱 플레이도 선보였다.

KIA는 이우성의 활약에 힘입어 4-2로 이겼다. KIA의 4점 가운데 3점을 이우성이 홈을 밟음으로써 만들어 냈으니, 이우성이 아니었다면 오늘 KIA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공교롭게도 이날 상대했던 두산은 이우성에게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팀이다. 자신을 지명해 프로 무대에 데려다주고, 1군 데뷔까지 함께 한 인연이 있다.

2013년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5번으로 두산에 지명된 이우성은 2군에서 담금질하다 2016년부터 1군 무대를 경험하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31경기에 나와 타율 0.293 OPS 0.827로 타격 잠재력을 보여줬다.

NC 다이노스 시절 이우성. (사진=연합뉴스)
NC 다이노스 시절 이우성.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시련이 시작됐다. 두산이 투수진 보강을 위해 이우성을 트레이드 카드로 쓰면서 이우성은 NC 다이노스에 새 둥지를 틀게 됐다. 그러나 1년 만에 이명기와의 맞트레이드로 다시 KIA로 이적했고, 그다지 좋은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

우타 거포 유망주라는 평가는 온데간데없이, 공수 양면에서 1군 수준이 아니라는 박한 평가를 들었다. 2021년까지는 말이다.

2022시즌, 백업 요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친 이우성은 지난 시즌 126경기에 나와 타율 0,301 OPS 0.780 8홈런 58타점으로 활약하며 부상 병동이던 KIA 타선에 한 줄기 빛이 됐다.

덕분에 연봉도 배 이상 올라 억대에 진입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당당히 주전 멤버로 전망될 정도로 입지가 크게 올랐다. 무려 10년 만에 잠재력을 만개하며 ‘신데렐라 스토리’를 쓴 것이다.

그렇게 달라진 모습을 이우성은 자신이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던 팀을 상대로,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던 곳에서 유감 없이 드러냈다. 심지어는 생애 첫 선발 1루수 출전이라는 부담을 안고서 말이다.

여전히 나성범이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KIA에는 이우성의 이러한 활약이 소금 같고 단비같이 귀중하다. 이우성이 이러한 활약을 계속해서 이어 나갈 수 있을지, KIA 팬들의 관심이 이우성의 방망이 끝에 모이고 있다.

KIA 타이거즈 이우성. (사진=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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