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등판은 ‘불안불안’…삼성, ‘외인 투수 잔혹사’로의 회귀는 안 된다

첫 등판은 ‘불안불안’…삼성, ‘외인 투수 잔혹사’로의 회귀는 안 된다

  • 기자명 한휘 기자
  • 입력 2024.03.1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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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의 두 신입 외국인 투수. 데니 레예스(왼쪽)와 코너 시볼드. (사진=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의 두 신입 외국인 투수. 데니 레예스(왼쪽)와 코너 시볼드. (사진=삼성 라이온즈)

[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기자] 삼성 라이온즈를 괴롭혔던 ‘외국인 투수 잔혹사’가 부활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팬들의 시선이 두 외국인 투수에게 모이고 있다.

올 시즌 삼성에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투수 데니 레예스와 코너 시볼드는 지난 11일과 12일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를 통해 한국 팬들 앞에서 첫선을 보였다.

홈구장인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LG 트윈스를 상대한 두 투수였지만,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11일 먼저 나선 코너는 4⅓이닝 70구 4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2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1회부터 사사구 2개로 위기를 자초한 뒤 김현수의 적시타로 실점한 코너는 3회까지 안정을 찾다가 5회 들어 오지환에게 투런 홈런, 문성주에게 중전 적시타를 내주며 재차 흔들렸다.

12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선발 투수 코너 시볼드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12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선발 투수 코너 시볼드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5회에도 볼넷과 도루로 주자를 득점권에 내보낸 코너는 1사 3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고, 뒤이어 올라온 홍원표가 희생 플라이로 승계 주자를 불러들이며 코너의 실점은 5점으로 늘었다. 팀이 2-5로 지면서 패전 투수로도 기록됐다.

바로 지난해 메이저리그(MLB)에서 87⅓이닝을 던져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같은 ‘5선발 메이저리거’의 성공 사례를 기대했던 삼성 입장에서는 많이 아쉬운 결과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47km로 3월 중순임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았지만, 사사구를 4개나 내줄 정도로 제구가 좋지 않았다. 지난해 9이닝당 볼넷이 2~3개 정도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의외의 모습이다.

단순히 영점이 덜 잡힌 것은 아니었지만, 커맨드가 썩 좋지 않아 몰리는 공이 많았던 점이 문제였다.

이어진 12일 선발 등판한 레예스는 4⅔이닝 동안 69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2피홈런) 1사사구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3회까지 ‘노히트’로 투구를 이어갈 때만 해도 좋은 모습을 보이는 듯했지만, 타순이 한 바퀴 돌자 상황이 달라졌다. 4회 초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안타를 내준 레예스는 뒤이어 김현수와 오스틴 딘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고 순식간에 3실점 했다.

12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선발 투수 포수로부터 공을 넘겨받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레예스는 5회 2사까지 잡은 후 양현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팀이 0-3으로 지면서 그대로 패전 투수가 됐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45km까지 나왔고, 낙차가 큰 120km대 저속 슬라이더로 3개의 삼진을 솎아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보여준 장타 허용에 관한 우려와 한 번 공략당하기 시작하면 속절 없이 말리는 모습은 여전해 과제로 남았다.

두 외국인 투수는 시범경기 데뷔전에서 평균자책점 8.00 피OPS 0.830을 합작하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한동안 ‘외국인 투수 잔혹사’에 시달린 삼성 팬들에겐 더욱 불안해 보이는 지표다.

삼성은 2014년 릭 밴덴헐크 이후 무려 7년 동안 단 한 명의 외국인 투수도 재계약을 따내지 못할 정도로 외국인 투수들이 부진했다. 그나마 중간이라도 간 선수들은 있었지만, ‘먹튀’ 소리를 들으며 쫓겨난 선수들도 즐비했다.

삼성 라이온즈 시절 데이비드 뷰캐넌. (사진=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 시절 데이비드 뷰캐넌. (사진=삼성 라이온즈)

그나마 최근에는 데이비드 뷰캐넌과 알버트 수아레즈 등의 활약으로 잔혹사를 청산했지만, 둘 다 삼성을 떠난 올 시즌에는 새 얼굴을 찾아야 했다. 그런데 그 새 얼굴들이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상황이다.

물론 예단하긴 이르다. 시범경기에서 썩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더라도, 이후 교정과 적응을 거쳐 정규시즌에 맹활약한 사례도 적지 않다.

코너는 스위퍼 장착을 시도 중이라 영점을 조절하는 단계고, 레예스도 연습경기와 비교하면 삼진을 크게 늘리는 등 긍정적인 면모도 많았다. 발전의 여지는 충분하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팬들의 우려 섞인 시선은 떨쳐낼 수 없다. ‘잔혹사’의 기억이 선명한 삼성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결국 의혹의 시선을 좋은 성적이라는 확신으로 바꾸려면 선수들과 코치진이 더 분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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