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파헤치기] (82) 레코 디크의 ‘글로벌 골드 러시’

[파키스탄 파헤치기] (82) 레코 디크의 ‘글로벌 골드 러시’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24.03.1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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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미라클’(miracle). 아프카니스탄에서 지난 2021년 8월 우리 정부와 기관을 도운 현지인 조력자와 그 가족들 390명을 국내로 이송한 군 수송 작전명이다. 수도 카불이 혼란에 빠지자 우리 군은 공군 수송기 3대를 아프카니스탄 인접 국가인 파키스탄으로 급파해 구조에 성공했다. 한국과 파키스탄이 수교 40주년을 맞았다. 본지는 파키스탄의 전통·음식·관광문화와 문화교류, 한국과 파키스탄의 민간·외교와 그 전망을 매주 1회씩 싣는다(편집자 주).

파키스탄 서부 발루치스탄주의 레코 디크(Reko Diq)라는 작은 산지 마을에는 막대한 양의 금과 구리가 땅속에 묻혀 있다.

레코 디크 일대에는 구리 0.41%를 포함한 59억 톤의 광석과 4150만 온스에 달하는 금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사실이 지질 조사를 통해 알려지자, 파키스탄은 이러한 자원을 캐내기 위해 ‘레코 디크 프로젝트’라 불리는 광산 개설을 추진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1993년 호주 기업 브로큰 힐스 프로퍼티 미네랄스(BHPM)와 ‘차가이 힐스 탐사 합작 투자 계약’을 맺어 사업을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추진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합작 회사 ‘테티안 카퍼 컴퍼니’(TCC)가 2007년에 출범해 다양한 업무 협약과 정부 차원의 협력을 통해 법적 걸림돌을 없애 나가며 프로젝트가 조금씩 진전됐지만, 광산 개설까지는 갈 길이 멀었다.

세계적인 광산업 기업인 ‘배릭 골드’가 프로젝트에 참여하자 사업은 본격적으로 추진력을 받았다. 배릭 골드는 파키스탄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의 투자를 유치하고자 하고 있으며, 파키스탄 역시 전향적으로 검토하되 파키스탄의 사업적 이익을 보호하는 선에서 협상에 나설 것임을 드러냈다.

현재 레코 디크 광산은 배릭 골드가 50%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이를 중점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외국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계획대로 사업이 이어진다면 2028년부터 생산을 진행할 예정이다.

광산은 건설 단계에서 7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생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4000개의 일자리도 추가로 생성될 것으로 보인다. 예상 수명은 40년이 넘어가는 만큼, 반 세기에 가까운 기간에 파키스탄에 대규모 일자리와 ‘캐시카우’를 제공하는 사업이 되리라는 기대가 크다.

파키스탄인은 지질조사국이 이 1조 달러의 가치를 지닌 귀중한 광맥을 발견한 것을 ‘행운의 신호탄’으로 여기고 있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프로젝트의 건설과 운영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고도 각종 수익을 끌어올 수 있도록 적절한 계약을 맺고 이를 관리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캐나다의 배릭 골드 코퍼레이션,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정부가 손을 잡으며 글로벌 협력체가 광물 자원의 막대한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레코 디크에 모였다. 21세기에 실현된 ‘글로벌 골드러시’가 모두에게 성공적인 결말을 가져다주기 위해서는, 투명한 협상과 소유권 분배,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고려한 운영 등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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