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대첩 AGAIN!’ 신진서, ‘6연승+통산 16연승’ 완성하며 한국에 농심배 우승 선사

‘상하이 대첩 AGAIN!’ 신진서, ‘6연승+통산 16연승’ 완성하며 한국에 농심배 우승 선사

  • 기자명 한휘 기자
  • 입력 2024.02.23 19:06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라운드 최종 14국. 한국의 대장 신진서 9단이 중국 대장 구쯔하오 9단을 상대하고 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라운드 최종 14국. 한국의 대장 신진서 9단이 중국 대장 구쯔하오 9단을 상대하고 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기자] ‘상하이 대첩’이 19년 만에 재현됐다. 세계 최고의 프로기사 신진서가 역전 드라마를 썼다.

신진서는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라운드 최종 14국에서 중국의 마지막 주자 구쯔하오 9단을 상대로 249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신진서는 사상 최초로 ‘6연승’으로 대회를 끝내는 기개를 보여주며 패색이 짙었던 한국에 끝내 4년 연속 우승이라는 영광을 선사했다. 한국 역사상 통산 16번째 농심배 우승이다.

큰 꿈을 안고 ‘바둑 삼국지’에 도전한 한국이었지만, 신진서의 출전 전까지 매우 암울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지난해 10월 열린 1라운드 1국부터 설현준 8단이 일본 대표로 나온 쉬자위안 9단(대만)에 패퇴한 가운데, 2국에서 중국의 첫 주자로 나선 셰얼하오 9단이 무려 7연승을 내달리며 중국이 우승 직전까지 다가섰다.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라운드 최종 14국. 한국의 대장 신진서 9단이 중국 대장 구쯔하오 9단을 상대하고 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라운드 최종 14국. 한국의 대장 신진서 9단이 중국 대장 구쯔하오 9단을 상대하고 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한국은 변상일 9단과 ‘맏형’ 원성진 9단이 셰얼하오 9단을 저지하기 위해 출격했지만, 둘 다 셰얼하오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박정환 9단마저 2라운드 7국에서 셰얼하오에게 246수 만에 불계패를 당해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렸다.

셰얼하오가 일본 대표 위정치 8단(대만)까지 제압하며 연승 기록을 7경기로 늘린 가운데, 신진서는 지난해 12월 4일 예상보다 이른 2라운드 마지막 대국에 한국의 대장으로 나섰다.

그리고 기적이 시작됐다. 셰얼하오를 상대로 133수 만에 불계승을 거둔 신진서는 지난 19일 재개된 최종 라운드에서 폭발적인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10국에서 일본의 대장 이야마 유타 9단을 꺾어 일본을 먼저 탈락시키고 중국 기사들만 대진표에 남겨둔 신진서는 11국에서 자오천위 9단도 제압하며 3연승을 질주했다.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라운드 10국. 한국의 대장 신진서 9단(오른쪽)이 일본 대장 이야마 유타 9단을 상대하고 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라운드 10국. 한국의 대장 신진서 9단(오른쪽)이 일본 대장 이야마 유타 9단을 상대하고 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12국에서 커제 9단을 만나 상대 연승 기록을 7경기로 늘린 신진서는 22일 13국에서 딩하오 9단까지 제압하며 끝끝내 승부를 한국과 중국의 ‘대장전’으로 끌고 왔다.

대장전답게 경기는 쉽지 않았다. 대국 초반에는 구쯔하오가 장고 끝에 일찌감치 초읽기에 몰리며 위기를 자초했지만, 신진서도 우변 전투에서 실수를 저질러 대마가 잡히며 기세를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신진서의 뒷심이 빛을 발했다. 복잡한 패싸움을 걸어 반전을 노린 신진서는 우상귀 백돌을 잡아 다시 형세의 균형을 맞췄고, 이후 구쯔하오가 서둘러 패를 잇는 실착이 나오자 벼락같이 큰 곳을 차지하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구쯔하오는 불리해진 와중에도 치열하게 승부를 이어가 봤지만, 끝내 패색이 짙어지며 돌을 던졌다. 신진서가 시나리오를 쓴 대역전극의 각본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신진서는 그간 농심배에서 한국 대표팀의 ‘필승 카드’로써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라운드 10국. 한국의 대장 신진서 9단(오른쪽)이 중국의 3번째 주자 커제 9단을 상대하고 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22회 대회에서 4번째 주자로 나서 5연승을 질주하며 역전 우승을 견인했고, 이듬해 23회 대회에서는 대장으로 출전해 4연승으로 대회를 매조지었다. 지난해 대회에서도 최종전에 등판에 구쯔하오를 꺾고 3연패를 손수 완성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기적적인 우승을 만들어 낸 신진서는 농심배 16연승을 질주하며 이창호 9단이 2005년 수립한 14연승을 뛰어넘어 신기록도 세웠다.

신진서의 대역전극은 2005년 제6회 대회에서 이창호가 만든 ‘상하이 대첩’을 연상케 한다.

당시 이창호는 한국 기사들이 전부 패퇴한 가운데 2라운드 10국부터 출전해 중국 기사 4명, 일본 기사 1명을 꺾고 5연승을 달리며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신진서는 당시 이창호도 하지 못했던 중국 기사 5명을 홀로 전부 제압하는 대업도 일궈냈다. 농심배 역사상 최초로 일어난 일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