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가대표팀 감독의 조건

[기자수첩] 국가대표팀 감독의 조건

  • 기자명 설재혁 기자
  • 입력 2024.02.2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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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결국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작년 2월 말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클린스만 감독은 1년도 채우지 못하고 한국 축구 역사상 최단기간 내 경질된 외국인 사령탑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클린스만호의 운영은 한국 축구의 퇴보를 가져왔다. 부임 내내 특색이 없는 전술로 선수들의 개인 능력으로만 경기를 풀어가는 경우가 많으면서 우리만의 색깔을 잃었다. 또 아시안컵 기간 선수들 간에 발생한 갈등을 방치하는 등 대표팀의 내부 분위기는 처참해졌다.

잘못된 감독 선임으로 1년을 허비한 한국 축구다. 하지만 아쉬워할 시간이 없다. 내달 2026 북중미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앞두고 있어 새 감독을 선임해 흐트러진 팀 분위기부터 다시 다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대한축구협회는 20일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대회위원장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에 선임하면서 전력강화위원회를 새로 꾸렸다. 이제 새로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현재 대표팀에 필요한 가장 필요한 감독의 능력은 무엇일까. 자신의 축구 철학과 기준을 가지고 한국 축구에 헌신할 수 있는 지도자가 절실하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은 자신의 축구 철학인 빌드업을 통한 공격적인 축구를 대표팀에 입힐려고 노력했다. 

재임 기간 동안 ‘특정 선수만 고집해서 기용한다’는 수많은 비판도 받았지만, 벤투호는 명확한 목표와 프로세스를 가지고 4년간 일관된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 결과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강팀인 우루과이와 포르투갈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사상 두 번째로 원정 16강의 업적을 남겼다.

또 혼란스러운 대표팀의 분위기인 만큼 원할한 소통과 팀워크를 자라나게 할 수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 역대 대표팀 사령탑 중 이러한 능력을 가장 잘 보여준 것은 2002년 4강을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이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2002년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대표팀의 선후배간의 나이차를 극복해 하나의 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선수들의 팀워크와 소통을 위하여 고참과 어린 선수를 한 방에서 생활하게 하고, 운동장 안에서는 존대가 아니라 서로의 이름을 불러 소통하게 하는 등 여러 규율을 통해 하나의 팀을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팀 스피릿을 되찾아줄 감독이 필요하다. 한국 축구의 전통적인 팀 스피릿은 지치지 않는 체력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 투지를 앞세운 저력이었다. 국민들은 한국 축구가 보여준 투지와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 사령탑을 기다리고 있다.

설재혁 기자 jaehyeok9@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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