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대로, 열정대로’…2030 서포터즈 ‘뛰뛰마마’가 즐기는 ‘경마의 정석’

‘느낌대로, 열정대로’…2030 서포터즈 ‘뛰뛰마마’가 즐기는 ‘경마의 정석’

  • 기자명 정진영 기자
  • 입력 2024.02.1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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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경마를 즐기는 경마 서포터즈 ‘뛰뛰마마’ 회원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경마를 즐기는 경마 서포터즈 ‘뛰뛰마마’ 회원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데일리스포츠한국 정진영 기자] 렛츠런파크 서울을 자주 방문하는 고객은 나이 지긋한 중장년층이 대다수다. 그러나 조금만 더 살펴보면 데이트를 나온 커플, 아이와 함께 산책하는 젊은 부부, 무언가에 몰두 중인 젊은 남성 등 2~30대 방문객도 많다.

젊은 세대가 경마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다양하다. 어릴 적 영화 ‘챔프’에서 나온 경주마 ‘우박이’가 실존마 ‘루나’를 모티브로 한 사실을 알고 관심을 가진 사람도 있고, 일본 경마를 다루는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로 접했다가 실제 경주의 박진감에 빠진 사람도 있다. 사람들이 경마에 대해 갖는 편견을 깨고 건전하게 즐기는 모습을 보란 듯이 보여주고 싶었다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다양한 계기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활동하고 있는 단체가 바로 ‘MZ세대’ 경마 서포터즈 ‘뛰뛰마마’다. 이들이 말하는 ‘경마의 정석’은 어떤 것이 있을까.

■ 평일엔 학예연구사, 주말엔 경마팬. 베팅은 ‘NO’ 

주말마다 렛츠런파크 서울을 방문한다는 30대 여성 안혜민 씨는 경주마 ‘루나’를 통해 경마와 경주마의 세계에 입문하게 됐다. 최애 말은 대통령배에서 암말 최초로 우승한 ‘라온퍼스트’. 그러나 베팅에 몰두하다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경주마들을 진심으로 응원할 수 없을 것 같아 베팅은 자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안 씨는 “경주마의 면면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니 제각각의 마생(馬生) 스토리가 너무나 매력적인데, 한국 경마는 아직 성적만 있고 스토리는 없는 것 같아 아쉽다”라며 “일본의 경주마 캐릭터 터피(TURFY)처럼 스토리를 입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 입문은 게임, 열정은 현실, 베팅은 ‘느낌대로’

일본에 거주 중인 30대 남성 양형석 씨는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현지 출시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그대로 느꼈다. 1980~90년대 일본 경마를 풍미했던 ‘오구리 캡’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를 가장 아낀다는 양 씨는, 경주 관전을 위해 방문했던 나고야 경마장에서 현실 경마와 경주마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고 한다.

일본사, 검도, 게임 등 다양한 취미를 가지고 있는 양 씨는 그때그때 끌리는 취미에 몰두해 전문가 수준으로 파고들곤 하는데, 요즘 가장 몰입하는 취미가 바로 경마. 일본 경마에도 해박해 ‘뛰뛰마마’의 단장을 맡아 이끌고 있지만, 승부를 던질 땐 느낌대로 베팅하고 그 결과에는 쿨하게 승복한다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그가 보여주는 젊은 세대의 승부 스타일일지도.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경마를 즐기는 경마 서포터즈 ‘뛰뛰마마’ 회원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경마를 즐기는 경마 서포터즈 ‘뛰뛰마마’ 회원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 평소엔 99℃, 관전할 때는 100℃!

사회인으로서 99℃의 모습으로 성실하게 꾸려낸 주중을 마치고, 주말이 되면 100℃를 넘어서는 팬들도 많다. 20대 남성 이재연 씨는 자기가 응원하던 말이 결승선을 통과할 때 샤우팅 하며 응원에 몰두하다 보면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경마공원 방문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다면,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말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어 쇼트트랙 그 이상의 몰입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는 이 씨는 코리아컵 등 대상경주에 맞춰 방문하면 축제와 같은 재밌는 경험을 할 수 있어 추천하고 싶다고 한다.

■ ‘경마는 도박? NO!’ 편견을 깨부수는 쾌감도 매력

20대 남성 최현성 씨는 뛰뛰마마 회원 중에서도 가장 열정적인 회원 중 하나다. 그는 자신을 기록자라고 소개하는데, 팬들의 관심이 덜 쏠리는 일반경주 출전마도 정성 들여 촬영하고 기록을 남긴다.

물론 베팅을 즐기는 날도 많다. 기수, 조교사, 그간의 전적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베팅한다. 100원부터 베팅이 가능한 만큼 ‘경마=탕진’이라는 편견을 깨고 소액으로 건전하게 즐기는 자신을 보고 경마에 입문한 지인들도 꽤 있다고. 특히 주변 친구들에게는 이색 커플 데이트 장소로 추천하면 대부분 만족하며 고마워한다고 한다.

느낌대로 베팅하는 경마, 베팅 안 하는 경마, 스토리를 발굴하는 경마, 분석하고 공부하는 경마, 샤우팅 하는 경마. 젊은 세대들이 경마를 즐기는 방법에는 ‘정석’은 없었다. 어쩌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틀렸다고 지적도 받지 않고 나만의 스타일대로 자유롭게 즐기는 것이 바로 ‘경마의 정석’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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