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컵 우승 실패' 클린스만 거취 논의…정몽규 회장 불참

'亞컵 우승 실패' 클린스만 거취 논의…정몽규 회장 불참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4.02.13 13:01
  • 수정 2024.02.1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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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가 13일 경기인 출신 임원회의를 열고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가 13일 경기인 출신 임원회의를 열고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대한축구협회)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과연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선임 책임론의 중심에 선 정몽규 회장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설 연휴가 끝난 13일부터 대한축구협회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클린스만호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황보관 기술본부장과 마이클 뮐러 정력강화위원장이 아시안컵과 관련해 미팅을 가졌다"면서 "이번 주 안에 전력강화위 위원들의 일정을 조정해 아시안컵과 관련된 리뷰 회의를 개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력강화위에서 가장 중점 있게 다룰 사안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평가일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 대표팀은 최근 막 내린 카타르 아시안컵서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으나 준결승전서 만난 요르단에 0-2로 완패해 탈락했다. 대회 내내 수비 허점을 노출했고, 공격에서도 좀처럼 필드골을 넣지 못하며 아쉬운 모습을 연출했다. 

이로 인해 클린스만 감독을 향해 '무(無)전술'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경질론이 대두됐다. 특히 4강 탈락이 확정된 뒤 환하게 웃으며 상대 감독을 축하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기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고 경질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집행부가 보고받아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사진=대한축구협회가 13일 경기인 출신 임원회의를 열고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협회는 이번 주 내로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 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가 13일 경기인 출신 임원회의를 열고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협회는 이번 주 내로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 대한축구협회)

일단 이날 서울 종로구 신문로 소재 축구회관 소회의실에 경기인 출신 임원들이 모였다. 작년 5월 부임한 김정배 상근 부회장 주재로 장외룡·이석재·최영일 부회장,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정민 심판위원장, 이임생 기술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 등이 참석해 회의를 진행했다. 

대한축구협회 수장인 정몽규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경질 여부를 판단할 최종 결정권자다.

정가연 축구협회 홍보실장은 "이번 회의는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에 대한 리뷰를 시작으로 대회의 전반적인 사안에 대한 자유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주 내로 전력강화위원회가 열릴 예정이고, 최종적인 결정 사항은 조속히 발표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오는 3월 21일과 26일 홈 앤 어웨이 형태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3, 4차전 태국전을 치른다. 다음 경기까지 당장 한 달 밖에 남지 않았기에 전력강화위는 최대한 빠르게 진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축구협회가 사령탑 교체를 결정한다면, 태국과 경기를 치르기 전에 새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 대표팀 선수 선발까지 고려하면 최소한 3월 초에는 지휘봉을 쥐여줘야 한다. 새 감독 후보를 물색하고 선임하기엔 시간이 상당히 부족하다.

(사진=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시선이 집중된다. / 대한축구협회)
(사진=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시선이 집중된다. /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가 중요해진 시점이다.

변수는 거액의 위약금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서에는 경질 시 잔여 연봉을 지급한다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2월 말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기간은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다. 대회 결승전까지 남은 기간은 2년 5개월이다. 

외신을 통해 알려진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은 29억원인데, 이를 토대로 계산해 보면 당장 경질할 시 그에게 70억원이 넘는 거액을 지급해야 한다. 올해 축구협회 전체 예산(1876억원)의 약 4%에 해당하는 돈이다. 코치진에게 줘야 할 돈까지 더하면 축구협회의 부담감은 더욱 커진다.

다만, 정몽규 회장은 4선을 꿈꾸고 있다. 내년 1월 열리는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비판 여론의 중심에 있는 클린스만 감독과 빠르게 결별하는 선택을 내릴 수도 있다. 

물론 정몽규 회장을 향한 비판도 거세지만,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고 새로 선임한 감독이 월드컵 2~3차 예선을 순조롭게 마치면 결국 수그러들지 않겠냐는 계산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대한민국은 클린스만 감독과 정몽규 회장으로 시선이 집중된 상태다. 홍준표 대구시장,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 축구와 관계없는 정치권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게 현 상황이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어떤 결과를 내놓을까. 정몽규 회장은 어떤 결단을 내릴까.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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