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 축구가 결승 문턱에서 짐을 싸게 됐다. 주장 손흥민은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소재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0-2로 패했다.
객관적 전력상 한국의 우위가 점쳐졌기에 충격적인 결과였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 호주와 8강전서 정규시간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넣고 끝내 역전을 일궈내던 태극전사들의 불굴의 투지도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
요르단에 A매치 패배를 당한 건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경기 종료 후 주장 손흥민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중계 방송사와의 인터뷰에 나섰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그는 굳은 표정으로 연신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죄송하고 아쉽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실수로 인해 이런 경기 결과가 나와 너무 죄송하다"라고 국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죄송하다. 말도 안 되는 성원을 보내주셨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축구선수로서 더 발전한 모습, 국가대표팀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인터뷰를 마치며 자리를 뜨면서도 "정말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아시아의 호랑이'라는 별명과 함께 대륙 최강을 자처해왔다. 그러나 1956년 홍콩 대회, 안방에서 열렸던 1960년 대회 2연패 이후 단 한 차례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이번에도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하면서 당분간 '종이호랑이'라는 비아냥을 피할 수 없게 된 모양새다. 64년 만의 우승 도전은 이제 68년 만의 우승 도전으로 바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