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교체 카드 맛집 클린스만호

[아시안컵] 교체 카드 맛집 클린스만호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4.02.0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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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르겐 클린스만(왼쪽)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수석코치가 3일(한국시간) 열린 호주와 아시안컵 8강전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사진=위르겐 클린스만(왼쪽)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수석코치가 3일(한국시간) 열린 호주와 아시안컵 8강전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교체 카드만큼은 정말 맛있게 쓴다.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클린스만 감독 이야기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서 호주를 2-1로 제압했다. 이번에도 연장 혈투였다.

이번 대회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서 바레인을 3-1로 꺾은 걸 제외하면, 매 경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5경기서 모두 실점했고, 특히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국(23위)보다 107계단이나 아래인 말레이시아(130위)에는 3골이나 내줬다. 월드클래스 수비수로 꼽히는 김민재가 버티고 있기에 더욱 아쉬운 결과다.

공격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열심히 공을 돌리고 크로스를 올리지만 좀처럼 필드골이 터지지 않고 있다. 득점 자체는 4경기 8골로 경기당 2골이지만 필드골은 두 차례뿐이다. 페널티킥 골이 3골로 가장 많고, 2골은 프리킥 골, 나머지 1골은 상대 자책골이다.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3차전서 나온 정우영의 득점이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것을 따지면, 오픈 플레이서 만들어진 득점은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서 조규성이 넣은 헤더 골이 유일하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한국은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하지만, 그런 평가가 무색하게 실점도 많고, 공격도 아쉬운 게 분명하다. '극장승' 이면에 숨은 '꾸역승', '억지 승리'라는 평이 어울리는 내용이다.

(사진=한국 축구대표팀의 양현준이 3일(한국시간) 열린 호주와 아시안컵 8강전서 공을 잡아내고 있다. / 연합뉴스)
(사진=한국 축구대표팀의 양현준이 3일(한국시간) 열린 호주와 아시안컵 8강전서 공을 잡아내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럼에도 한국이 4강까지 오른 배경에는 선수들이 보여준 불굴의 투지와 클린스만 감독의 교체 카드 활용이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디전서 매 경기 선발로 나서던 조규성을 벤치에 앉혔다가 교체 카드로 활용했다. 조규성은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골로 믿음에 보답했다.

호주전서도 교체 카드로 재미를 봤다. 공격이 정체되자 조규성을 빼고 이재성을 투입해 중원에 3명을 배치하며 공이 부드럽게 흐르도록 만들었다. 

특히, 이번 대회 처음으로 잔디를 밟은 양현준의 투입이 좋았다. 측면 수비수인 김태환을 빼고 공격 자원인 양현준을 윙백으로 활용했다. 설영우를 오른쪽으로 돌릴 수 있었으나, 이기제와 김진수 등 나머지 왼쪽 수비수들의 몸상태가 좋지 못하고 골이 필요했기에 내린 선택이었다.

생소한 포지션이지만 양현준은 호주 측면을 적극적으로 흔들며 분위기를 한국 쪽으로 가져왔다. 과감한 돌파와 페널티 박스 안 침투가 빛났다. 그 결과 공격이 활기를 띠면서 동점골이 나왔다.

또 역전골이 터진 직후인 연장 후반에는 박진섭을 투입해 스리백으로 전환, 수비를 단단히 했다. 박진섭은 호주 장신 선수들 상대로 연이어 공중전서 승리하며 이들의 막판 공세를 막아냈다. 

물론 클린스만 감독이 축구계 대표적 전술가로 꼽히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처럼 엄청난 전술 역량을 보여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교체 카드 활용 하나만큼은 이번 대회 내내 빛을 발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다가오는 4강전서도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교체 카드 활용을 선보일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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