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울보' 손흥민, 9년 전 아쉬움의 눈물이 기쁨의 눈물로

[아시안컵] '울보' 손흥민, 9년 전 아쉬움의 눈물이 기쁨의 눈물로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4.02.03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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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3일(한국시간) 열린 호주와의 아시안컵 8강전서 승리한 뒤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연합뉴스)
(사진=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3일(한국시간) 열린 호주와의 아시안컵 8강전서 승리한 뒤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9년 전 결승서 호주에 패한 뒤 아쉬움의 눈물을 쏟았던 손흥민. '울보'는 이번에도 눈물을 흘렸지만, 아쉬움이 아닌 기쁨의 눈물이었다.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 소재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 후반 추가시간이 속절 없이 흘러가는 가운데 한국은 0-1로 끌려가고 있었다. 이대로면 64년 만의 우승 도전이라는 꿈이 물거품 되는 상황.

절체절명의 순간 등장한 건 '에이스' 손흥민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왼쪽 측면을 돌파한 손흥민은 과감하게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상대적으로 발이 느린 호주 수비는 당황했고, 루이스 밀러가 급하게 저지하려 내민 발에 손흥민이 쓰러졌다. 주심의 휘슬, 페널티킥 선언. 두 줄 수비로 버스를 세웠던 호주의 골문과 1대1로 마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손흥민이 만든 페널티킥을 처리한 건 황희찬이었다. 키커를 자처한 그는 오른발 강슛으로 시원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그렇게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고, 다시 한번 손흥민이 번뜩였다. 연장 전반 12분 황희찬이 저돌적인 돌파로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손흥민이 키커로 나섰다. 일명 '손흥민 존'으로 불리는 자리였다. 손흥민은 오른발로 직접 슛을 때렸고, 공은 그대로 호주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매튜 라이언 골키퍼가 손을 뻗었지만 막을 수 없었다.

(사진=손흥민이 3일(한국시간) 열린 호주와의 아시안컵 8강전서 연장 전반 역전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 연합뉴스)
(사진=손흥민이 3일(한국시간) 열린 호주와의 아시안컵 8강전서 연장 전반 역전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 연합뉴스)

한국에 승리를 안긴 손흥민의 득점포는 그의 122번째 A매치에서 나온 44번째 골이다. 한국 축구 역대 남자 A매치 득점 2위인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50골)과 6골 차다. 

아시안컵 한국 선수 통산 득점 순위에서도 7골로 최순호 수원FC 단장과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서 3골을 더 넣으면 이 부문 1위인 이동국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10골)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또 아시안컵 한국 선수 최다 출전 기록도 경신했다. 2011년 카타르 대회서 처음 아시안컵 무대를 밟았던 손흥민은 이번 호주전 출전이 17번째 경기였다. 종전 기록은 이영표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의 16경기였다. 

손흥민의 역전골을 끝까지 지켜낸 한국은 2015년 호주 대회 결승서 호주에 당했던 패배를 설욕하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으나, 결국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었다.

그리고 이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또 한 번 눈물을 흘렸다. 9년 전과는 다른 의미의 눈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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