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위기의 LCK… 이대로 괜찮은가?

[기자수첩] 위기의 LCK… 이대로 괜찮은가?

  • 기자명 정진영 기자
  • 입력 2024.02.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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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정진영 기자] 내허외식(內虛外飾). 겉은 화려해 보이나 속은 가난하다는 뜻으로 대한민국 e스포츠의 현재 상황을 가장 잘 나타내는 한자성어다.

시장 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e스포츠 시장 규모가 2022년 13억 9000만 달러(약 1조 8600억 원)이고, 2030년까지 연 평균 16.7%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3 e스포츠 실태조사'에서도 2022년 기준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1514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이 되고,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은 아니더라도 IOC가 주최한 올림픽 e스포츠 위크가 지난해 열리면서 e스포츠에 대한 인지도나 위상은 상당히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장밋빛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e스포츠 리그 LCK의 개막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월 16일 갑작스러운 비보가 날라들었다. 리그에 참가하는 팀 일부가 공동으로 입장문을 발표한 것. 

자신들이 LCK 소속 10개 팀 중 일부라 밝힌 이들은 "LCK가 2020년 프랜차이즈 제도 도입 후 3년 동안 10개 게임단은 1000억원 이상의 누적 적자를 보고 있으나, 라이엇은 이를 개선할 구체적 계획을 충분히 공유하지 못했다"며 "리그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LCK가 적극적으로 대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LCK 전담 인력 투자 확대·커미셔너 신임권 공유와 리그 사업 구조 합리적 개선, 타 프로 스포츠 대비 적은 LCK의 경기 수 문제 대응, 훈련 환경 개선을 위한 게임 기능 상 문제 해결과 함께 LCK IP 기반 확장적인 사업 모델 기획·실행 등 다섯 가지 요구 사항에 대한 구체적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LCK 리그법인은 이런 방식을 택한 것에 대한 우려와 유감을 표하면서도, 현재에도 리그의 순수익이 아닌 매출 자체를 균등 분배하고 있으며 최소 분배액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잔여 가입비 납입을 연기하고 팀별 상황에 맞게 조정하며, 공인 에이전트 제도와 팀의 육성권, 균형지출제도(샐러리캡)의 본격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전부터 알음알음 이야기되어 온 팀들의 불만과 e스포츠의 구조적 문제가 슬슬 수면 위로 올라오는 모양새다. 꾸준히 성장해 온 e스포츠는 코로나19로 인해 '보는 게임' 관람 문화의 증대와 같은 잇따른 호재로 '차세대 스포츠'로 떠오르나 했지만, 최근 끝임없이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구성원 사이의 깨진 신뢰가 LCK 공동체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 후폭풍은 고스란히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프로게이머 지망생들, 팬심을 갖고 지켜봐온 시청자들이 감당해야 한다. e스포츠 팬들은 불과 2개월 전에도 '오버워치' 프로 리그를 떠나보내는 슬픔을 겪어야 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LOL 월드 챔피언십, 이른바 '롤드컵'은 단 1개월 간의 대회만으로 20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LCK에서 3년 동안 이어진 1000억원의 적자는 리그 구성원들 사이의 신뢰 붕괴에 비하면 작은 문제일 수도 있다. 리그와 구단들이 하루 빨리 대화의 물꼬를 트고 무너진 신뢰회복을 위한 진정한 소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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