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기자] 초대형 논란에 휩싸인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이 결국 불명예스럽게 팀을 떠나게 됐다.
KIA 구단은 29일 “김종국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오늘 자체 조사를 통해 현재 김 감독이 피의자 신분이며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검찰 수사 결과와 상관 없이 ‘품위손상행위’로 판단하여 계약 해지 결정을 내렸다”라고 알렸다.
김 前 감독은 지난 28일 금품 수수 건으로 인해 수사 당국의 조사를 받는 사실이 확인돼 구단으로부터 직무 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KIA 구단은 25일 제보로 김 前 감독이 조사받는 사실을 확인하고 27일 면담을 거쳐 최종적으로 처분을 결정했다고 알린 바 있다.
소식이 전해질 당시에는 최근 모 독립야구단 고위 간부가 프로야구단 입단을 미끼로 금품을 수수한 파문과 연관된 것 아닌가 하는 추측도 나돌았지만, KIA 구단은 ‘별개의 건’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리고 29일, 검찰이 김 前 감독에게 배임수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혐의의 전말이 드러났다. 구단 후원사인 한 커피 업체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것이다.
이 업체는 KIA 구단과 후원 협약을 맺는 것 등을 도와달라는 취지로 수차례 김 前 감독에게 금품을 건넸으며, 모두 합쳐 1억 원대 상당의 돈이 넘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전모는 지난해 장정석 前 KIA 단장이 소속 선수였던 박동원(LG 트윈스)과의 FA 협상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일로부터 출발한다.
당시 ‘뒷돈 사건’에 관한 신고를 접수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4월 이 건과 관련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장 前 단장에 배임수재 미수 혐의를 적용한 검찰은 같은 해 11월 30일 장 前 단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장 前 단장이 커피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을 추가로 포착했고, 이를 조사하면서 김 前 감독이 연루된 사실을 함께 확인해 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프로야구단 현직 감독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1983년 심판 폭행으로 구속된 故 김진영 前 삼미 슈퍼스타즈 감독 이후 2번째이며, 비리 관련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것은 처음이다.
이렇게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KIA 구단도 결국 경질을 택했다.
선수와 지도자로 27년간 타이거즈와 함께 해온 김 前 감독은 2022시즌부터 감독으로 호랑이 군단을 이끌기 시작했다.
부임 첫 해 시행착오 속에서도 5위에 안착해 팀을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보냈지만, 지난 시즌에는 선수단의 줄부상과 아쉬운 경기 운영 등으로 6위에 그쳤다.
팬들의 여론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KIA 구단은 김 前 감독을 신임해 계약 마지막 해인 2024시즌도 지휘봉을 맡겼지만,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불미스럽게 팀을 떠나게 됐다.
KIA를 이끌며 2시즌 간 거둔 성적은 143승 142패 3무 포스트시즌 1회 진출이다.
아울러 KIA 구단은 김 前 감독의 계약 해지를 알리며 “팬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KIA 구단은 “과오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감독 및 코칭스태프 인선 프로세스 개선, 구단 구성원들의 준법 교육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또한, 향후 구단 운영이 빠르게 정상화 될 수 있도록 후속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KIA 구단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후임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29일 출국으로 시작된 스프링캠프는 일단 김 前 감독의 직무 정지 당시 감독대행 역할을 맡게 된 진갑용 수석코치가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전망이다.
김 前 감독과 장 前 단장의 영장실질심사는 30일 오전 10시 30분에 서울중앙지법에서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