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기자] V-리그 여자부 우승을 위해 반등이 절실한 흥국생명이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흥국생명은 22일 “지난 두 시즌 동안 동행한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와의 계약을 마무리하고, 미국 프로리그 애슬레틱 언리미티드에서 활약한 미국 국적의 윌로우 존슨(등록명 윌로우)을 영입했다”라고 발표했다.
윌로우는 2020년 미국 오리건대학을 졸업하고 2020~2021시즌 튀르키예 리그의 니루페르 멜레디에스포르에서 프로 무대에 입문했다. 최근에는 미국 프로리그에서 꾸준히 활약해 왔다.
흥국생명은 “윌로우는 지난해 5월 한국프로배구 여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참여했고, 키 191cm의 높이를 이용한 타점 높은 공격과 블로킹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라고 소개했다.
윌로우는 구단을 통해 “평소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한국리그에서 뛰는 것이 꿈이었다”라며 “한국의 전통적인 명문구단인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 뛰게 돼 영광”이라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한국리그의 수준이 기대되고, 핑크스파이더스를 우승으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윌로우는 오른쪽에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갈 잠재력을 갖춘 선수”라며 “시원한 공격력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선수라 믿는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20일 입국한 윌로우는 취업 비자 취득 절차를 거쳐 본격적으로 한국 무대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윌로우는 운동선수 집안 출신으로도 화제가 됐다. 아버지가 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적인 투수 ‘빅 유닛’ 랜디 존슨이기 때문이다.
키 207cm의 좌완 파이어볼러였던 존슨은 통산 618경기에 나와 303승 166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29 탈삼진 4875개를 기록하며 MLB 역사상 최고의 좌완 투수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야구선수에겐 말년인 40대의 나이에도 에이스급 투구를 선보인 존슨은 각 리그 별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 영 상만 5번이나 받았고, 지난 2015년에는 명예의 전당 투표에 처음 입후보하자마자 97.3%라는 높은 득표율로 입성에 성공하기도 했다.
한편, 윌로우의 영입과 함께 옐레나는 V-리그에서의 3번째 시즌이자 흥국생명에서의 2번째 시즌을 끝마치지 못하고 짐을 싸게 됐다.
옐레나는 올 시즌 김연경과 함께 흥국생명의 쌍포로 활약하며 501득점을 올렸지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3~4라운드 도합 공격성공률이 36.38%에 그칠 정도로 부진하며 김연경 홀로 공격을 전담하는 원인이 됐고, 팀 전체의 득점력까지 처지며 선두 경쟁을 하던 현대건설과의 승점은 8까지 벌어졌다.
최근에는 아본단자 감독이 인터뷰에서 직접적으로 태도 문제를 언급하는 등 전력 구상에서 제외됐음이 드러났고, 결국 흥국생명을 떠나게 됐다.
흥국생명은 “옐레나 선수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