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극장가의 봄' 다시 찾아올까

[기자수첩] '극장가의 봄' 다시 찾아올까

  • 기자명 설재혁 기자
  • 입력 2024.01.1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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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의 봄이

 다시 찾아올까. 지난해 극장을 찾은 전체 관객 수가 2022년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지난 15일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발표한 2023년 영화 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영화 관객 수는 약 1억2514만명이었다. 전년 대비 10.9%(1233만명)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가량에 머물렀다. 팬데믹 이전 평균 연간 관객 수(2억2098만명)와 비교해선 56.6% 수준에 그쳤다.

모처럼 극장가가 활기를 되찾은건 한국 영화의 흥행이 컸다. ‘범죄도시 3’와 ‘서울의 봄’이 이른바 천만 영화 반열에 오르면서 얼어붙었던 극장가를 녹였다. 

특히 ‘서울의 봄’ 영향력은 대단했다. 지난해 11월 개봉 이후에 관객의 열기가 식을 줄 몰랐고, 16일 기준 1281만 2199명 관객을 동원하며 ‘암살’, ‘7번방의 선물’ 등을 제치고 역대 한국영화 흥행 TOP 7에 등극했다. 또 외화 포함 역대 전체 박스오피스 기준으론 10위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는 팬데믹 이후 개봉한 영화 중에서도 가장 높은 성적이다. ‘서울의 봄’은 12월 한 달 동안에만 매출액 877억원을 기록하는 등 11월 개봉 이후로 따지면 매출액은 1154억원을 달성했다. 여전히 관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 1300만 관객 돌파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서울의 봄’이 관객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는 20대~30대의 관객들은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젊은 세대들은 ‘서울의 봄’ 속 인물들이 탐욕에 사로잡혀 정의롭지 못한 선택을 하는 것을 보고 분노로 들끓었다. 온라인에서는 영화를 관람하는 동안 심박수가 올라가는 스마트워치 사진을 올리는 챌린지까지 유행했고. 여러 영화 패러디 게시물 등도 이 인기를 끌었다.

두 편의 1000만 영화 탄생으로 숨통이 트인 극장가지만, 아쉬움은 여전하다. 극장가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크게 몸살을 앓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극장을 찾는 발걸음이 크게 줄었고, 넷플릭스·애플 TV 등 OTT로 투자가 많이 이동하면서 영화 관객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2023년 한국 영화의 총 매출액은 5984억원으로 전년 대비 5.2%(326억원) 감소했고, 팬데믹 이전 평균(9287억원)의 64.4% 수준을 기록했다. 2023년 한국 영화 총 관객 수는 6075만명이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3.3%(204만명) 감소한 수치이자 팬데믹 이전 평균(1억 1323만명)의 53.7%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난관에도 ‘서울의 봄’은 성공했다. 잘 만든 작품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을 제대로 증명했다. OTT업계의 강세가 여전한 영화계지만 1300만 관객을 바라보는 ‘서울의 봄’ 흥행으로 한국 영화의 부활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 

설재혁 기자 jaehyeok9@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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