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획]전남 영암 서킷 활성화를 찾아서

[신년 기획]전남 영암 서킷 활성화를 찾아서

  • 기자명 이석희 기자
  • 입력 2024.01.18 12:18
  • 수정 2024.01.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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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영암서킷 “국가 자산이라는 인식 전환 필요하다”

국내 유일의 F1 경주장이 외국 사례와 달리 수년째 텅빈 모습이다
국내 유일의 F1 경주장이 외국 사례와 달리 수년째 텅빈 모습이다
영암 서킷은 포뮬러 드라이버 해외 유치등 새로운 활력찾기에 나섰다
영암 서킷은 포뮬러 드라이버 해외 유치등 새로운 활력찾기에 나섰다

[데일리스포츠한국 이석희 기자] 전남 영암 삼호읍의 국제적 시설 ‘영암 서킷’에 대한 관심이 고조 되고 있다. 4000억을 들인 국내 유일 F1대회 경주장(풀코스:FIA 그레이드1)을 활용하자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지방 소멸의 위기시대에 영암군 발전을 위해서도 새로운 활로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본지는 영암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의 현실을 조명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시리즈를 마련한다. /편집자주

◆영암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 “국가 자산이라는 인식 전환 필요하다”

지난 2010년 전남 영암군에 국제 규모 서킷이 들어설 때 '4조3000억원 생산과 4만여명 고용 효과’유발이라는 장밋빛 미래가 제시됐다. 하지만 이 거대한 하드웨어를 채울 소프트웨어에 대한 고민이 없어 공허한 메아리로 남아있다. 지난 10여년간 영암서킷은 정부의 무신경과 전남도· 영암군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수년째 활로를 모색중이다.

처음 장밋빛 미래예측과는 달리 지금도 영암국제자동차경주장은 썰렁하기만 하다. 지난 2010년 정부와 전남도는 영암 서킷 사업계획을 추진하면서 거창한 청사진을 펼쳤으나 현재 경기장모습은 고요 그 자체다. 대부분 적막한 날을 보내고 있어 겨울에는 을씨년 스러운 모습이다.

지난 2010년 '관광 레저형 기업도시' '한국의 모나코'같은 각종 미사여구 속에 탄생한 KIC 영암 현장은 수년째 말만 무성하다. 국제적 시설을 갖추고도 방치상태인 일차적 책임을 중앙 정부에 있다. 세계인이 모여야할 경기장 시설을 갖추고도 중앙정부의 지원은 이제껏 방치에 가깝다. 문화관광체육부는 지난 수년간 어떤 변화의 노력도 하지 않고 있어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모른척 세월만 보내고 있다. 국가적 자산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서로 책임 떠넘기기만 하고 있는 꼴이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지난 10여년동안 경주장이 있는 전남 영암 삼호읍에는 어떤 변화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렇다할 변화 노력도 없었다. 그러니 삼호읍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혜택도 없었다. 실제 경기장 주변에는 식사 한 끼 할 곳도 찾기 어렵다. 어쩌다 경주장을 찾는 사람들도 인근 자동차로 15~20분 거리인 목포시 하당까지 나가서 해결해야 한다.

현재 한국 자동차경주장 등급
현재 한국 자동차경주장 등급

◆정부와 지자체 책임 떠넘기기로 수년째 방치

개장이래 내세울만한 국제 경기가 없어 지금도 아마츄어 대회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가 열리는 날 수많은 인파와 환호성을 지르는 외국 사례와는 너무나 판이하다. 가끔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질주하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굉음만이 황량한 서킷을 채울 뿐 관람석은 텅 비어있다. 안타깝게도 주경기장은 곳곳이 손길이 닿지 않은 티가 역력하다. 찾는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시설이 굉장히 크고 아름답지만 놀리는 것이 안타깝다”는 말을 절로 외친다.

현재 영암 서킷은 모터스포츠산업에 대한 몰이해와 밀어붙이기식 정치 판단이 불러온 예산 낭비의 대표적 현장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다. 관람객 12만명 규모의 국제적 경주장에서 변변한 국제대회 없이 아마츄어대회만 열고 있으니 국가적 위신마저 추락시키고 있다. 국제적 이벤트가 없다고 서킷을 놀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재는 거대한 시설을 동호회 주행이나 기업 행사로 연중 절반이 채워지는 것이 현실이다. 관람객이 찾을 만한 콘텐츠가 없으니 수익 구조도 열악하다. 전남개발공사가 노력은 하고 있으나 매년 수익구조 개선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전남개발공사 KIC사업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경주장 가동일은 250일 정도다. 주로 동호회 주행, 기업 행사로 연중 절반이 채워진다. 현대자동차, 금호타이어 등 자동차 기술 개발 테스트 임대 일수가 연간 80여 일에 이른다. KIC는 지난해 약 35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지만 운영비를 빼면 수익은 여전히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영암 서킷은 매년 아마튜어 포뮬러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영암 서킷은 매년 아마튜어 포뮬러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그랑프리 대회 가능한 영암 서킷의 화려한 모습 
국내 유일의 그랑프리 대회 가능한 영암 서킷의 화려한 모습 

◆대형 축제 유치등 꿈틀 대는 영암서킷 활성화 노력

경기장이 소재한 영암군도 지역소멸의 위기 시대를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 국제적 경주장을 품고 있는 영암군의 고민도 깊다. 그들도 최근 국제적 경주장을 활용할 방법은 없는가를 고민 하고 있다. 영암군은 대대적 모터스포츠 축제를 유치하고 새로운 활로를 고민중이다.

KIC 사업단 관계자는 “영암 서킷은 영암만의 시설이 아닌 국가적 자산이라는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면서 “국가가 나서 지원하고 전남도와 영암군이 힘을 합치면 새로운 활로를 뚫을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국가적으로 활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상태로 놔두면 중앙정부나 지자체 모두 거대한 시설을 놀리고 있다는 비난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새로운 활력 찾기가 2024년 갑진년 벽두부터 논의되기 시작해 주목을 끌고 있다. 전남개발공사와 영암군등이 나서 올부터 시작되는 자동차 경주인력 양성 프로그램과 지난해부터 가능성을 보인 국내 최대 자동차 축제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포뮬러매니지먼트등 자동차 관련 업체와 지자체간 협업도 새로운 활력찾기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KIC CUP 대회를 외국인들에게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유망 드라이버 육성, 제 3회 자동차 자작 KFGP STUDENT 대회 활성화등도 활력찾기의 일환이다. 작지만 의미 있는 움직임에 기대를 거는 것은 당연하다. 있는 것을 활용해 지방 소멸을 막자는 의도다.

최근 활력찾기 시도는 거창한 구호에서 벗어나 영암 서킷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묻고 있다. 여기에 국내 기업들이 얼마나 호응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유수 자동차 관련 기업들의 참여가 이뤄진다면 올해 영암 서킷을 새로운 도약의 한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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