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무리뉴 감독이 눈물과 함께 AS로마를 떠났다. 그를 이어서는 구단의 전설 중 하나로 꼽히는 데 로시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다.
이탈리아 세리에A AS로마는 16일(한국시간) "다니엘레 데 로시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라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올 시즌이 종료되는 2024년 6월까지다.
로마는 데 로시 감독 선임 전 조제 무리뉴 감독의 경질 소식을 먼저 전했다. 무리뉴 감독은 이날 자신을 배웅하는 팬들에게 "2년 동안 고마웠다"라며 눈물과 함께 작별인사 고했다.
지난 2021년 7월 로마에 부임한 무리뉴 감독은 2021-20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 우승, 2022-2023시즌 UEFA 유로파리그(UEL) 준우승 등의 성적을 냈다.
하지만 리그에서는 지난 두 시즌 연속 6위에 그쳐 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 획득에 실패했고, 올 시즌에는 20라운드 기준 9위(승점 29)에 머물렀다.
리그 순위는 9위지만 4위 피오렌티나(승점 34)와 승점 차가 5 밖에 되지 않고, 시즌 종료까지 18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충분히 역전 가능한 격차지만 로마 수뇌부는 최근 보여준 경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로마는 지난 14일 AC밀란과 경기서 1-3으로 패하는 등 3경기 연속 무승에 그쳤고, 최근 6경기서 거둔 승리도 1승(2무 3패) 뿐이었다.
또 10일 코파 이탈리아 8강전에서는 최대 라이벌인 라치오에 0-1로 패해 컵대회 우승 가능성도 사라졌다.
무리뉴 감독의 뒤를 이어 로마 사령탑 자리에 앉는 데 로시 감독은 구단 전설 중 한 명이다. 2001-2002시즌 데뷔해 AS로마에서 18시즌을 뛰었고, 주장을 맡는 등 충성심을 보였다.
이후 2019년 7월 로마를 떠나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로 이적한 뒤 6개월 만에 현역 은퇴를 선언했고, 이탈리아 국가대표팀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프로팀 감독 데뷔는 2022년 10월 세리에B(2부리그) SPAL에서 했다. 다만, 성적 부진으로 작년 2월 경질된 뒤 한동안 야인 생활을 했다.
데 로시 감독은 "로마가 내게 어떤 의미인지 모두 알고 있다. 우리 벤치에 앉을 수 있다는 설렘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면서 "우리가 경쟁력을 갖추고, 목표를 위해 싸우며 달성하고자 노력하는 것 외 다른 일을 할 시간과 선택의 여지는 없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데 로시 감독은 오는 21일 오후 2시 예정된 헬라스 베로나와 리그 21라운드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