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파헤치기] (77) 4차 산업혁명, 파키스탄이 그 앞에 나서기 위해

[파키스탄 파헤치기] (77) 4차 산업혁명, 파키스탄이 그 앞에 나서기 위해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24.01.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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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미라클’(miracle). 아프카니스탄에서 지난 2021년 8월 우리 정부와 기관을 도운 현지인 조력자와 그 가족들 390명을 국내로 이송한 군 수송 작전명이다. 수도 카불이 혼란에 빠지자 우리 군은 공군 수송기 3대를 아프카니스탄 인접 국가인 파키스탄으로 급파해 구조에 성공했다. 한국과 파키스탄이 수교 40주년을 맞았다. 본지는 파키스탄의 전통·음식·관광문화와 문화교류, 한국과 파키스탄의 민간·외교와 그 전망을 매주 1회씩 싣는다(편집자 주).

최근 전 세계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는 4차 산업혁명은 파키스탄에도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변혁의 흐름 속에 파키스탄이 글로벌 기술과 혁신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위해 인프라와 교육 등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이를 뒷받침하는 법적 환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스마트 홈과 도시가 디지털, 물리적, 생물학적 시스템을 조화롭게 결합하고, 자율주행차가 교통수단을 혁신하며,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가 도입되며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세계 경제를 재편하리라 기대받고 있다. 파키스탄이 이러한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혁신의 파도에 올라탈 수 있을까?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나노기술 등 여러 신기술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러한 신기술은 산업 혁신과 관련 수요의 증가로 변혁을 이끄리라 기대받지만, 인간 일자리 감소와 프라이버시 침해, 소수 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 등 우려도 동반한다.

파키스탄에서는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이러한 상황을 슬기롭게 활용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의 여러 움직임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디지털 파키스탄 비전’을 비롯한 각종 정책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국립 인큐베이션 센터는 스타트업을 위한 경제적·학술적 지원을 제공하고, 정부는 다른 국가와의 협약을 통해 기술 이전과 주요 개발 사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가 더 가속화돼 개인과 기관 모두 긍정적인 결과물을 창출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라 데이터 과학, AI, 로봇공학, 사이버 보안과 같은 새로운 분야는 기존의 제조업, 서비스업, 물류업 등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러한 분야로의 전환을 위해 신기술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파키스탄은 젊고 기술에 정통한 인재를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이들을 디지털 인프라로 편입해 이끌 필요가 있다. 정부 차원에서의 직업 훈련에 대한 투자와 함께 노동력을 적절히 활용하기 위한 규제 환경 개선, 지적 재산권 보호 역시 수반돼야 한다.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발전은 프라이버시 침해, 기술 오용, 알고리즘의 편향성 등 단점 역시 명확하다. 윤리적 지침과 적절한 규제를 통해 이러한 단점을 해소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아울러 디지털화된 시스템이 중심이 된다는 특성상, 안전을 위협하는 사이버 공격 역시 크나큰 위협이 된다. 전 세계 기업은 이미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데이터와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사이버 보안 조치에 투자하고 있다. 파키스탄 역시 시스템의 안전한 운영을 위해 사이버 보안 역량을 개발해 시스템을 향한 사람들의 신뢰를 지켜내야 한다.

‘디지털 불평등’ 역시 해소해야 할 과제다. 디지털 자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시에 비해 인프라가 덜 구축된 농촌은 이러한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 같은 지역 안에서도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라 접근성은 큰 차이를 보인다. 정부 차원에서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해 점진적으로 도시와 농촌의 격차, 사회경제적 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

정부 뿐만 아니라 학계와 산업계, 시민사회 간의 협력도 중요하다. 각 부문 간의 협력은 서로의 지식을 교환하고 기술 노하우를 공유해 더욱 혁신적이고 경쟁력 있는 디지털 경제를 선도해야 한다.

학계는 이미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술과 혁신을 소개하며 미래 인력을 준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준비를 마쳤다. 일례로 파키스탄 국립과학기술대학교(NUST)는 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갖추는 데 전념하는 기업가적 대학이 될 것을 비전에 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파키스탄에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산업혁명에 따라가기 위해 인프라와 교육을 강화하고 규제 환경을 적절히 조성해야 하며, 이러한 절차를 통해 파키스탄은 인적 자원이라는 잠재성과 함께 혁신의 선두에 설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가 ‘디지털 오디세이’를 시작하며 파키스탄 역시 새길을 개척하고 운명을 닦을 기회를 얻었다. 파키스탄이 도전에 맞서고 4차 산업혁명의 힘으로 혁신과 발전의 ‘등대’로 자리매김할지, 지금이 바로 행동할 때다.

사이프 울라 아완 박사(파키스탄 국립과학기술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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