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점 명확한 데이비슨…NC는 ‘1년 차 스크럭스’를 원한다

장단점 명확한 데이비슨…NC는 ‘1년 차 스크럭스’를 원한다

  • 기자명 한휘 기자
  • 입력 2024.01.1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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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 맷 데이비슨. (사진=시카고 화이트삭스 구단 공식 X(구 트위터) 캡처)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 맷 데이비슨. (사진=시카고 화이트삭스 구단 공식 X(구 트위터) 캡처)

[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기자] 장단점이 확실한 새 외국인 타자가 창원으로 향한다. 그리고 NC 다이노스는 재비어 스크럭스의 1년 차 시즌의 모습을 바라고 있다.

NC는 지난 11일 “2024시즌 새 외국인 타자로 맷 데이비슨과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했다”라고 전했다.

지난 시즌 팀을 이끈 외국인 선수 3명과 모두 결별한 NC는 대니얼 카스타노와 카일 하트를 영입해 투수진은 구축했으나 타자 영입에는 시간을 더 쓰고 있었는데, 이름값만 보면 기다린 보람이 있는 영입이다.

데이비슨은 메이저리그(MLB)에서 나름대로 족적을 남긴 선수다. 주목받는 유망주들 사이를 뚫고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 지명됐고, 유망주 순위 상위 100명 안에도 이름을 올려봤다.

MLB 통산 성적은 311경기 타율 0.220 OPS 0.719 54홈런 157타점. 2017시즌에는 개인 한 시즌 최다인 26홈런을 때려냈고, 이듬해에는 개막전부터 3연타수 홈런을 쳐내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히로시마 도요 카프 시절 8월 JERA 센트럴 리그 어워드 후보에 선정된 맷 데이비슨(오른쪽). (사진=히로시마 도요 카프 구단 공식 X(구 트위터) 캡처)
히로시마 도요 카프 시절 8월 JERA 센트럴 리그 어워드 후보에 선정된 맷 데이비슨(오른쪽). (사진=히로시마 도요 카프 구단 공식 X(구 트위터) 캡처)

마이너 리그에서도 트리플A 통산 757경기 163홈런을 때려냈고, 지난 시즌에는 일본프로야구(NPB) 히로시마 도요 카프 유니폼을 입고 112경기에서 타율 0.210 OPS 0.698 19홈런 44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 데이비슨의 강점은 파워다. MLB에서도 충분히 통하는 장타력을 가진 선수로 평가받는다. 190cm, 104kg의 큰 체구에 빠른 배트 스피드, 과감한 풀 스윙이 겹쳐 타구의 힘이 상당하다.

맷 데이비슨의 MLB 시절 타구 속도 관련 지표 및 비교 분석 자료. (기록 출처=팬그래프스)
맷 데이비슨의 MLB 시절 타구 속도 관련 지표 및 비교 분석 자료. (기록 출처=팬그래프스)

MLB 통산 타구 속도는 평균 시속 89.6마일(약 144km), 최고 115.1마일(약 185km)이다. 평균 속도는 같은 기간 1000타석 이상 소화한 595명의 선수 가운데 중상위권인 상위 27%에 속하며, 최고 속도는 날고 기는 선수들이 즐비한 MLB에서도 상위 100명 안에 든다.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면 타구 속도의 우수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시즌 MLB에서 17홈런을 쳐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MLB 통산 평균 타구 속도는 86.5마일(약 139km), 최고 속도는 112.3마일(약 181km)로 데이비슨보다 3마일 정도 낮다.

KBO리그를 정복하고 미국에 재진출한 에릭 테임즈는 복귀 후 데이비슨과 같은 평균 타구 속도와 더 낮은 최고 속도(112.0마일)를 기록했다. 이들과 비교하면 데이비슨의 힘 하나는 ‘탈 KBO급’인 셈이다.

2017년 7월 25일(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시카고 컵스의 인터리그 경기. 화이트삭스 맷 데이비슨(왼쪽)이 8회 초 솔로 홈런을 치고 돌아와 팀 동료 팀 앤더슨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사진=시카고 화이트삭스 구단 공식 X(구 트위터) 캡처)
2017년 7월 25일(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시카고 컵스의 인터리그 경기. 화이트삭스 맷 데이비슨(왼쪽)이 8회 초 솔로 홈런을 치고 돌아와 팀 동료 팀 앤더슨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사진=시카고 화이트삭스 구단 공식 X(구 트위터) 캡처)

하지만 단점도 명확하다. 낮은 타율과 출루율에서 보이듯, 컨택 능력과 선구안은 부족하다.

데이비슨은 MLB 통산 88볼넷-381삼진, 트리플A 통산 308볼넷-921삼진을 기록하는 등 삼진이 볼넷의 3~4배에 달했다. 일본 무대에서도 볼넷 22개를 골라내는 동안 삼진은 120개나 당했다.

사실 데이비슨은 나쁜 공에 무작정 배트를 내는 타자는 아니다. 데이비슨의 배트 적극성은 리그 평균 수준이며, 스트라이크 존 바깥의 공에 스윙하는 비중도 평균보다 살짝 높은 정도다.

맷 데이비슨의 MLB 시절 선구안/스윙 관련 지표. (기록 출처=팬그래프스)
맷 데이비슨의 MLB 시절 선구안/스윙 관련 지표. (기록 출처=팬그래프스)

문제는 풀 스윙만 구사하는 스타일 탓에 컨택이 부족한 것이다. MLB 시절 데이비슨의 통산 컨택율은 67.8%에 그쳐 같은 시기 1000타석 이상 소화한 543명 가운데 ‘하위 4%’인 522위에 그쳤다.

컨택이 모자라니 헛스윙도 많았다. 데이비슨의 헛스윙 비중은 전체의 14.9%에 달해 543명 가운데 39번째로 높았다. 여기에 컨택의 약점을 안 상대 투수들이 스트라이크 존을 적극 공략한 탓에 루킹 스트라이크도 적지 않았다.

루킹 스트라이크와 헛스윙을 합친 데이비슨의 전체 스트라이크 비중은 32.1%로, 543명 가운데 4위에 해당한다. 삼진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17년 10월 15일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5차전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경기 MVP로 선정된 NC 재비어 스크럭스(왼쪽)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2017년 10월 15일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5차전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경기 MVP로 선정된 NC 재비어 스크럭스(왼쪽)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공교롭게도 데이비슨의 전임자 가운데 비슷한 스타일이던 선수가 하나 있다. 2017~2018년 2시즌 간 활약한 재비어 스크럭스다.

엄밀히 따지면 약간의 차이는 있다. 데이비슨에 비해 스크럭스는 MLB 기준 컨택이 좀 더 좋고, 나쁜 공에 따라가는 횟수도 덜했다. 하지만 빼어난 장타력에 비해 컨택과 선구안이 아쉬운 거구의 우타 거포라는 점은 동일하다.

스크럭스는 테임즈의 후계자라는 부담 속에서도 2017시즌 타율 0.300 OPS 0.997 35홈런 11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비록 2년 차 시즌에는 부진에 빠지며 재계약에 실패했지만, 첫 시즌만큼은 완벽한 성공이었다.

마침 데이비슨도 스크럭스처럼 1루수로 뛸 가능성이 높은 만큼, NC 구단과 팬들은 스크럭스의 1년 차 시즌을 재현하길 바랄 것이다.

한화 이글스 시절 윌린 로사리오. (사진=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시절 윌린 로사리오. (사진=연합뉴스)

데이비슨이나 스크럭스 외에도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 여럿이 그간 한국 무대를 밟았다. 그 가운데 윌린 로사리오(前 한화 이글스)나 제이미 로맥(前 SK 와이번스-SSG 랜더스)같은 성공 사례도 있지만, 반대로 케빈 크론(前 SSG)이나 대니얼 팔카(前 삼성 라이온즈)처럼 아쉬움을 짙게 남긴 선수들도 있다.

선구안과 컨택을 보완해 변화구 대처에 성공한 선수는 리그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활약했지만, 그러지 못한 선수는 ‘선풍기’라는 비판을 들으며 부진에 빠졌다. 성패의 갈림길에서 데이비슨이 어떤 길을 걸어갈지는 본인에게 달렸다.

외국인 타자 영입에 오랜 시간을 쓴 NC는 그만큼 무게감은 있으나 장단점도 뚜렷한 선수를 데려왔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제 성패는 데이비슨의 손에 달렸다.

NC 다이노스의 새 외국인 타자로 영입된 맷 데이비슨. (사진=NC 다이노스)
NC 다이노스의 새 외국인 타자로 영입된 맷 데이비슨. (사진=NC 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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