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양날의 검'된 AI 시대, 인간이 설 자리 줄어들까?

[기자수첩] '양날의 검'된 AI 시대, 인간이 설 자리 줄어들까?

  • 기자명 정진영 기자
  • 입력 2023.12.2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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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정진영 기자] 인공지능(AI)이 빠르게 고도·대중화됨에 따라 편리한 점이 늘어나지만 그에 따른 '역습'이 빠른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AI가 인간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경고는 과거부터 있었다. 하지만 최근 1년 사이 생성AI가 생산성 향상 도구로 본격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점점 우려가 현실로 바뀌고 있는 모양새다.

AI 발전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AI가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기업 현장에서 퍼지면서 성과가 떨어지는 ‘진짜 인간’은 일터서 쫓겨날 처지에 놓인것이다.

지난 25일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더인포메이션은 세계 최대 빅테크 기업 중 하나인 구글이 3만명에 달하는 직원에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구조조정이 주로 이루어질 분야가 인간의 창의성이 상당 부분 요구되는 것으로 여겨지던 광고 부문이어서 특히 주목을 끈다. 

미주 지역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광고 영업을 총괄하는 션 다우니가 최근 전체 회의에서 광고 영업팀을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광고에 의존하고 있는 구글이 검색 엔진과 유튜브 등의 광고에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하면서 기존처럼 많은 직원이 필요 없게 된 것이 개편의 배경이 됐다.

물론 AI의 '일자리 대체'는 일부 기업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미국 구인플랫폼 레주메빌더가 지난달 실시한 기업 설문조사에 따르면 AI 기술을 사용하는 기업 가운데 37%는 올해 AI가 직원을 대체하면서 감원을 단행했다고 답했다.

특히 사무 관리직 등 화이트칼라 직종은 AI에 의해 가장 쉽게 대체될 수 있는 업종으로 꼽혔다. AI를 이유로 한 구글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이런 흐름이 대기업까지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AI의 일상화로 인해 더 높은 가치의 새로운 업무가 출현할 것이라는 희망적 기대도 남아있지만, 기존 기업 환경이 흔들리며 당분간 구인시장 등에서 대규모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라질 일자리 못지않게 새로 창출되는 일자리도 있기에 '순 감소'는 그렇게 크지 않다. 정보통신기술(ICT) 발전 과정에서 새롭게 만들어지거나 필요한 일자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시대와 기업의 변화 트렌드에 따라 다양한 신조어가 등장하고 그것이 마치 시대적 사명인 것처럼 포장되는 경우가많다.

과거 컴퓨터 도입과 자동화 과정에서 수요가 늘었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센서·스캐너 설계와 설치 운영자들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경영 관리나 컨설턴트 일자리들이 주목받고 있다. 플랫폼 확대에 따라 중요해진 알고리즘 개발자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100년의 경험을 보면 국가와 사회는 고용과 실업을 시장의 자율에만 맡겨 놓지 않는다. 국가와 노동조합이 노동시장에 개입해서 조율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간과하면 안 된다. 실제로 공공부문이 맡고 있는 교육과 복지 및 보건의료 영역의 일자리는 단순 자동화나 AI로 대체할 수 없는 영역들이 많다.

앞으로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고령자 돌봄 관련 일자리와 기후위기 대응 일자리들이 적지 않게 증가할 것이다. 그렇기에 산업과 기술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 반드시 인간의 영역으로 남겨둬야 할 영역은 무엇이고 기술 활용 영역은 무엇인지 논의하는 것이 우선일 듯하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신기술 도입으로 기존 일자리들이 대체되는 영역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활성화가 필요하다. 직업능력 향상과 교육훈련을 통해 노동시장 유연성뿐만 아니라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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