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파헤치기] (74) 이어지는 투자…꾸준한 성장을 위한 키워드, ‘안전장치’

[파키스탄 파헤치기] (74) 이어지는 투자…꾸준한 성장을 위한 키워드, ‘안전장치’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23.12.2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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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미라클’(miracle). 아프카니스탄에서 지난 2021년 8월 우리 정부와 기관을 도운 현지인 조력자와 그 가족들 390명을 국내로 이송한 군 수송 작전명이다. 수도 카불이 혼란에 빠지자 우리 군은 공군 수송기 3대를 아프카니스탄 인접 국가인 파키스탄으로 급파해 구조에 성공했다. 한국과 파키스탄이 수교 40주년을 맞았다. 본지는 파키스탄의 전통·음식·관광문화와 문화교류, 한국과 파키스탄의 민간·외교와 그 전망을 매주 1회씩 싣는다(편집자 주).

이슬람권의 거대 기업들을 시작으로 파키스탄을 향한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러한 투자를 통해 지속적인 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안전장치’의 필요성이 점차 대두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에너지 기업 아람코는 지난 22일 1억 달러를 투자해 파키스탄 최대의 연료 유통 기업인 가스 앤 오일 파키스탄(GO)의 지분 40%를 인수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대표적인 통신 기업 에티살랏은 지난 14일 4억 달러를 투자해 파키스탄 제2의 통신업체인 텔레노어 파키스탄(Pvt.)의 전 지분을 사들였다.

중국을 중심으로 성장 중인 전력 장비 생산 기업 상하이전기그룹은 파키스탄 최대 규모인 1320MW 용량의 타르 석탄 화력 발전 프로젝트에 20억 달러의 자금을 유치했고, 사우디의 주유소 전문 기업 와피에너지컴퍼니는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 쉘의 파키스탄 지부 지분 대부분을 인수했다.

이렇듯 세계적으로 빠른 성장을 거듭하는 중진국~초기 선진국의 유망한 기업들은 큰 돈을 들여 파키스탄에 적극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그 영향은 파키스탄의 여러 경제 지표에서 드러나고 있다.

지난 10월 파키스탄 주식 시장의 상장 기업은 총 4200억 루피(약 1조 930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전 세계 주식 시장을 통틀어서도 최정상급에 드는 수익성이다.

세수 역시나 눈에 띈다. 지난 7월을 시작으로 4개월간 파키스탄 연방국세청은 2조 7500억 루피(약 12조 원)를 징수해 꾸준히 세수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동시에 파키스탄의 대표적인 산업 원자재인 면화 생산량도 지난해 대비 74%나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달 발표된 파키스탄 경상수지는 흑자였다. 파키스탄은 경상수지 흑자 전환을 통해 경제 및 통화의 안정성을 상당 부분 확보하고, 투자자의 신뢰도를 끌어 올렸다. 외부로부터의 자금 조달에 의존할 필요성도 줄어드는 등, 여러모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을 수 있는 신호다.

이러한 호조 속에 전문가들은 경제 정책의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안전장치를 통해 국내외 투자자들이 믿고 돈을 쓸 수 있는 신뢰를 구축해,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한 제반 여건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특히 파키스탄은 내년 2월 8일 국회의원 총선거가 예고돼 있다. 의원내각제를 실시 중인 파키스탄은 총선 결과가 곧 정권으로 이어지는 만큼 그 중요도가 매우 크다. 총선에 따른 정치 지형 변화가 경제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운데, 이러한 정치적 변수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있다면 국가 차원에서의 재정 규율 유지와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에 나서리라는 믿음을 심어줄 수 있다.

파키스탄은 연이은 해외 대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주목을 꾸준한 성장으로 전환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국민을 비롯해 정치권, 군부, 언론 등 모든 이해당사자를 아우르는 국가 전체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 파루크 살렘 박사(파키스탄 정치·경제학자 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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