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끗하면 잡힌다’…흥국생명-현대건설 ‘안갯속’ 선두 경쟁

‘삐끗하면 잡힌다’…흥국생명-현대건설 ‘안갯속’ 선두 경쟁

  • 기자명 한휘 기자
  • 입력 2023.12.13 12:49
  • 수정 2023.12.1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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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경기. 현대건설 양효진(왼쪽)이 흥국생명 김연경의 공격을 블로킹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지난달 12일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경기. 현대건설 양효진(왼쪽)이 흥국생명 김연경의 공격을 블로킹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기자] 살짝만 삐끗해도 곧바로 따라잡히는 치열한 선두 경쟁이 올 시즌 V-리그 여자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12일 경기 수원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3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3-0(25-17 25-23 28-26) 완승을 거뒀다.

압도적인 분위기 속에 1세트를 따낸 현대건설은 2세트에서 페퍼의 거센 반격에 시달렸지만, 22-22 동점에서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의 오픈 득점과 정지윤의 결정적인 블로킹으로 세트를 가져왔다.

이어진 3세트, 듀스까지 이어진 접전 속에 현대건설은 페퍼에 2차례 매치 포인트를 내주며 흔들렸지만, 침착하게 동점을 만든 뒤 김다인의 블로킹에 이은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의 득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20득점을 기록한 모마를 중심으로 양효진, 위파위가 23득점을 합작한 현대건설은 승점 3점을 쓸어담으며 시즌 11승(4패·승점 35)째를 올렸다.

이로써 야금야금 선두 흥국생명을 추격하던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이 지난 9일 GS칼텍스에 패해 생긴 빈틈을 놓치지 않고 선두 자리를 빼앗아 오는데 성공했다.

지난 12일 경기 수원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현대건설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 경기를 이긴 현대건설 선수단이 모여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데일리스포츠한국)

현대건설은 시즌 초부터 우승 도전을 천명한 흥국생명을 턱밑에서 쫓아왔다. 지난달 12일 원정 맞대결에서 한 차례 졌지만, 이후 쾌조의 7연승을 질주하며 선두권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리그에서 2번째로 높은 공격 성공률(42.28%)에서 알 수 있는 순도 높은 공격이 강점으로, 특히 소위 ‘몰빵’을 잘 하지 않는다. 325득점으로 리그 득점 6위에 올라 있는 모마를 중심으로, 양효진과 위파위가 각각 221득점, 141득점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블로킹 지표도 눈에 띈다. 현대건설은 양효진-이다현이라는 국보급 미들 블로커 쌍두마차를 앞세워 블로킹 137회 성공, 세트당 평균 2.45회 성공으로 이 부문 리그 선두에 올라 있다. 당장 이날 페퍼와의 경기에서도 중요한 시점마다 블로킹이 분위기를 바꿨다.

이렇듯 현대건설이 장점을 내세워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흥국생명 역시 안심할 수 없게 됐다.

1라운드 정관장전 패배 후 파죽의 9연승을 달리며 독주 체제를 굳히나 했던 흥국생명은 GS칼텍스전 패배로 빈틈을 노출했다.

흥국생명이 자랑하는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김연경 쌍포의 공격이 잘 통하지 않자 경기 계획이 꼬였고, 그 사이 지젤 실바, 강소휘, 유서연 등이 흥국생명의 코트를 공략했다.

철저한 수비로 쌍포의 공격을 무마시키고, 반격 기회를 잡았을 때는 불안한 리시브를 공략한다는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의 공략법이 드디어 완벽히 맞아떨어진 것이다.

지난 9일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 1세트를 내준 흥국생명 선수들이 아쉬워하며 코트를 나서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이론상으로는 가능했으나 구현하기 어려웠던 그 공략법을 드디어 GS칼텍스가 성공시킨 만큼, 타 구단 역시 자신감을 갖고 흥국생명 공략에 나설 수 있다. 흥국생명에는 ‘가시밭길’이 예고된 셈이다.

흥국생명은 오늘 홈에서 IBK기업은행을 만난다. 올 시즌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3-1 승리를 거둔 팀이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듀스까지 간 세트가 3번이나 있는 등 마냥 쉬운 승리는 아니었다.

부진한 공격 성공률(38.01%)에서 보이듯 공격력은 흥국생명이 충분히 우위에 서 있지만, GS칼텍스 다음으로 높은 리시브 효율(7.02)에서 보이듯 흥국생명 공략법의 제1 전제인 ‘수비’가 되는 팀이다.

일단 이기기만 하면 선두 자리는 되찾을 수 있지만, 만약 삐끗해서 한 번 더 진다면 이제 반대로 흥국생명이 추격자의 입장에 서게 되는 만큼 흥국생명에게는 중요도가 매우 큰 경기가 될 전망이다.

시즌 전부터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며 V5 도전에 나서는 흥국생명, 그리고 이를 저지하고 V3를 위해 질주하는 현대건설. 전반기 V-리그를 뜨겁게 달구는 두 팀의 순위싸움이 어떻게 이어질지 많은 관심이 모인다.

지난달 12일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경기. 경기를 앞두고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왼쪽)과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지난달 12일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경기. 경기를 앞두고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왼쪽)과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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