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수원이 강등이라는 차가운 현실과 마주한 가운데 염기훈 감독 대행은 모든 결과를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수원 삼성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경기서 강원FC와 0-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간 열린 수원FC와 제주 유나이티드 간 경기도 1-1 무승부로 끝나면서 수원의 2부 강등이 확정됐다. 수원FC와 승점 33으로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44-35로 밀리면서 다음 시즌을 2부에서 보내게 됐다.
경기 후 만난 염기훈 감독 대행은 "팬들에게 죄송한 말씀을 드리고 싶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원하지 않은 결과와 마주하게 됐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수원은 홈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했음에도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치는 모습이 잘 나오지 않았다. 상대 강원의 정경호 수석코치도 생각보다 수비적인 축구를 했다고 수원을 평할 정도였다.
이에 대해 염 감독 대행은 "경기 중에는 생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한다. 강원을 분석했지만, 우리의 부족함인 것 같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내가 부족해서 이런 상황이 생겼다. 결과가 이렇게 된 것은 내 잘못"이라고 스스로에게 화살을 돌렸다.
수원은 K리그1 우승 4회,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 5회 등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 중 하나다. 하지만 지난 1995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2부로 강등되면서, 영광의 시절과 괴리감이 느껴지던 시즌이 최악의 결과로 끝났다.
강등 이유를 묻는 질문에 염 감독 대행은 "한 두가지를 꼽기에는 너무 적다고 생각한다. 분명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고, 이 자리에서 한 두가지를 꼽기에는 힘들지 않나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가장 큰 점을 꼽자면 경기를 직접 뛰는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나 싶다. 선수들이 혼란스러웠을 것이고, 우리 팀 안의 변화들이 선수들에게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가 처음 수원에 왔을 때와 지금은 선수단 차이가 크다. 이름 있는 선수도 많았고, 예산도 있었는데, 지금은 당시와 비교해 많이 좋지 못하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지만, 더 좋은 선수들이 우리 팀에 있었더라면 생각도 해봤다"라고 덧붙였다.
수원은 이병근 감독 체제로 올 시즌을 시작했으나,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한 뒤 김병수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하지만 김병수 감독 지휘 아래서도 사정이 나아지지 않자, 다시 한번 사령탑 자리를 비운 뒤 플레잉 코치였던 염 감독 대행에게 팀을 이끌도록 했다.
염 감독 대행은 "감독 대행을 맡은 것에 후회는 없다. 내가 제의를 받아들인 이유는 분명했다. 구단을 위해 뭐라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부족해서 이런 상황이 만들어졌지만, 수원은 분명 다시 일어서고 K리그1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주변에서는 감독 대행이 안좋은 선택이라고 했지만, 난 좋은 선택이 되도록 노력했다. 이런 상황에서 은퇴를 하게 됐으나, 앞으로도 수원을 응원하고 사랑할 것"이라고 진심을 전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항상 지도자를 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라며 "지도자에 대한 꿈을 계속 갖고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