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2013' 포항, 대역전극으로 FA컵 정상 등극

'Again 2013' 포항, 대역전극으로 FA컵 정상 등극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3.11.04 16:39
  • 수정 2023.11.0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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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포항 선수들이 4일 열린 FA컵 결승에서 전북을 꺾고 10년 만에 대회 정상에 오른 뒤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사진=포항 선수들이 4일 열린 FA컵 결승에서 전북을 꺾고 10년 만에 대회 정상에 오른 뒤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포항이 2013년 이후 10년 만에 FA컵 정상에 올랐다. '기동쌤' 김기동 감독의 용병술이 빛난 대역전극이었다.

포항 스틸러스는 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단판으로 열린 2023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전북 현대를 4-2로 제압했다.

이로써 포항은 지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FA컵 왕좌 탈환에 성공했다. 10년 전 우승 당시 상대로 전북이었고, 이번 우승으로 전북의 대회 2연패까지 저지했기에 더욱 의미있는 승리다.

또 올해는 1973년 4월 첫 시작을 알린 포항의 창단 50주년이다. 기념비적인 해에 팬들에게 뜻깊은 트로피를 선물하게 된 셈. 통산 다섯 번째(1996·2008·2012·2013·2023) FA컵 우승을 차지하게 된 포항은 전북, 수원 삼성과 함께 대회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작성하게 됐다.

여기에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권도 손에 넣었다. ACLE는 다음 시즌부터 새롭게 등장하는 아시아 지역 최상위 클럽대항전이다. 한국에는 3장의 ACLE 출전권이 주어지는데, 포항은 이 중 한 장을 챙기면서 남은 K리그1 경기를 비교적 여유롭게 보낼 수 있게 됐다.

대한축구협회가 내놓은 티켓 배분 방침에 따르면 FA컵 우승팀과 K리그1 2위 팀까지 ACLE 출전권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시즌 종료까지 3경기 남은 가운데 이미 출전권을 확보한 포항이 2위(승점 60), 그 뒤를 3위 광주FC(승점 57)와 4위 전북(승점 53)이 쫓고 있다.

아직 FA컵 우승팀과 K리그1 3위 팀 중 어느 쪽에 ACLE 티켓을 줄지를 두고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논의 중이지만, 올 시즌 FA컵 우승팀인 포항이 ACLE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대회 2연패에 실패한 전북은 ACLE 진출을 위해선 리그 잔여 경기를 모두 이겨 광주를 제치는 시나리오만 남게 됐다. 현재 광주와 전북 간 승점 격차는 4로 한 경기 이상. 다만, '무자격 선수' 출전 논란이 있었던 전북과 포항 간 35라운드 경기가 포항의 몰수패로 결정될 경우 전북은 광주에 승점 1 차로 따라붙기에 순위 역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사진=포항 김종우(가운데)가 4일 열린 전북과 FA컵 결승전서 역전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이날 4-2로 승리한 포항은 지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대회 정상에 올랐다. / 대한축구협회)
(사진=포항 김종우(가운데)가 4일 열린 전북과 FA컵 결승전서 역전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이날 4-2로 승리한 포항은 지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대회 정상에 올랐다. / 대한축구협회)

이날 포항의 우승은 쉽지 않았다. 전반 16분 송민규에게 선제골을 헌납하며 끌려갔다. 황인재 골키퍼가 한 차례 막아냈지만, 이어진 상황에서 송민규가 재차 시도한 슛이 하창래의 발에 맞고 굴절되며 골망을 흔들었다. 포항 출신으로 맹활약했던 송민규에게 얻어맞은 선제골이라 더욱 뼈아팠다.

포항은 전반 44분 고영준의 크로스를 받은 한찬희가 오른발 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내 균형을 맞췄는데, 후반 2분 신광훈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전북 정우재에게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줬다. 이를 구스타보가 성공하며 전북이 2-1로 앞서갔다.

다시 리드를 뺏기자 포항 김기동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신광훈을 빼고 심상민을 투입했고, 공격 자원인 홍윤상까지 투입하며 재동점을 노렸다. 그리고 후반 29분 고영준이 가슴 트래핑으로 띄운 공을 제카가 골대 정면에서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동점이 되자 김기동 감독은 곧장 제카를 빼고 이호재를 넣어 공격에 힘을 더했다. 그 결과 후반 33분 김종우가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턴 동장으로 상대 수비를 벗겨낸 뒤 왼발 슛으로 역전골을 뽑아내며 순식간에 승부를 뒤집었다. 

이어 후반 막판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홍윤상이 문전 앞으로 파고들어 오른발 득점으로 포항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김기동 감독의 교체 카드가 적중, 우승 트로피가 포항으로 넘어오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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