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마약 청정국'은 옛말… 심각성 커지는 한국 마약 문제 

[기자수첩] '마약 청정국'은 옛말… 심각성 커지는 한국 마약 문제 

  • 기자명 설재혁 기자
  • 입력 2023.11.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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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청정국’으로 불리던 우리나라가 최근 유명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들 사이까지 마약으로 인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전국에서 8월까지 검거된 마약사범은 1만 2700명으로 지난해 전체 검거 건수인 1만 387명을 이미 뛰어넘었다. 이는 역대 최다 기록인 지난해 1만2387명을 넘어서는 수치다. 같은 기간 마약을 접한 10대는 875명으로 지난해 전체(481명)보다 2배 많다.

최근 5년(2018년~2023년 7월)간 인천공항에서 적발된 마약 밀수는 170만6061g(8106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여행객을 통한 밀반입은 7개월 만에 지난해 밀반입량보다 66.4% 증가했다. 

최근 연예계는 또 다시 마약 투약 혐의로 한바탕 뒤집어졌다. 배우 이선균이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된 지 불과 2일 만에 이번에는 그룹 빅뱅 출신 지드래곤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이밖에도 유흥업소 종업원 한 명이 입건됐고, 작곡가와 가수 지망생, 재벌가 3세 등 5명도 관련 혐의로 내사를 받고 있다.

이전에도 유명 연예인들의 마약 스캔들이 계속됐다. 배우 하정우, 그룹 빅뱅 출신 탑, 배우 주지훈 등은 각각 프로포폴 불법 투약, 대마 흡연, 마약 투약 혐의로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마약 문제는 연예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깊숙이 파고 들어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최근 마약류들을 일반인이 인터넷을 통해 학교와 학원가, 집 근처에서도 거래되면서 확산 속도가 빨라졌다. 

특히 지난 4월에는 강남 학원가에서 음료수 시음 행사를 가장해 10대 청소년들에게 ‘마약 음료’를 배포하는 사건이 발생해 큰 충격을 줬다.

이처럼 마약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건 솜방망이 처벌이 주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반인이든 유명인이든 단순 마약 투약 사범에 대해선 초범일 경우 집행유예를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최근 3년 통계를 보면, 재판에 넘겨진 마약 사범 중 절반 가까이가 1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지속적인 마약범들의 치료·재활도 이어져야 한다. 마약 범죄의 경우, 중독성 때문에 10명 중 3명이 다시 마약에 손을 댈 정도로 재범률이 높다. 하지만  마약 사범에 대한 치료 환경은 부족한 실정이다. 

마약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선 정부와 정치권, 지자체는 예방·단속·처벌·치료 등을 아우르는 확실한 방안을 더욱 강구해야한다.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되찾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전방위적 노력이 절실하다.

설재혁 기자 jaehyeok9@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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