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지난 시즌 양궁농구를 선보이며 KBL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소노 김승기 감독과 휘하 선수단. 전성현은 미디어데이에서 "'올해도 3점슛 많이 쏘노'가 우리 팀 키워드"라며 적극적인 외곽 공격을 천명하기도 했다. 그런데 개막전서 보여준 소노의 소나기 3점슛은 정확도에서 아쉬움이 컸다.
고양 소노는 22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1라운드 홈 개막전에서 원주 DB에 89-110으로 대패했다.
소노는 지난 시즌 데이원이 임금 체불 등으로 물의를 빚다가 제명된 뒤 소노인터내셔널이 인수해 새롭게 창단한 구단이다. 기존 선수단을 그대로 인계했고, 김승기 감독 역시 계속해서 지휘봉을 잡은 채 새 시즌에 나섰다. 즉, 창단 첫 리그 경기이자 홈 경기였던 셈.
이날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체육관을 가득 채운 홈팬들에게 창단 첫 승을 안겨주고자 했던 소노. 막판 추격전을 선보이기도 했으나, 초반 크게 벌어진 점수 차를 끝내 좁히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소노의 발목을 잡은 건 터지지 않는 외곽포였다. 이날 소노는 1쿼터에 11개의 3점슛을 던졌는데, 림을 통과한 건 2개 뿐이었다. 재로드 존스가 5개를 던져 1개만 성공했고, 한호빈이 3개 중 1개를 넣었다. 소노가 자랑하는 3점 슈터 전성현은 이선 알바노와 김영현 등의 협력 수비 및 압박에 슛을 던질 기회를 잡지 못했고, 그나마 한 차례 시도한 3점슛도 림을 외면했다.
반면, DB가 정확도 높은 외곽 공격으로 소노를 괴롭혔다. 1쿼터에 똑같이 11개의 3점슛을 던졌는데, 절반이 넘는 7개를 적중시켰다. 지난 시즌 김승기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디드릭 로슨이 DB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3점슛을 꽂았고, 박인웅과 서민수, 박찬희도 좋은 슛감을 자랑했다.
이 같은 흐름은 2쿼터에도 이어졌다. 소노는 9개 던져 2개 성공에 그쳤는데, DB는 7개 중 5개를 꽂았다. 그 결과 전반이 끝날 때 소노는 38-59, 21점 차로 DB에 크게 끌려갔다.
소노의 슛감은 3쿼터에서야 돌아왔다. 전성현과 존스가 각각 3점슛 3개씩 성공했고, 김민욱도 2개를 넣으며 힘을 보탰다. 문제는 DB의 슛감도 여전했다는 것. DB 역시 7개 중 5개의 외곽포를 성공하며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고, 소노는 4쿼터 막판 이정현의 연속 턴오버 등이 겹치면서 결국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날 소노의 전반 3점슛 성공률은 20%(4/20)로, DB의 67%(12/18)에 한참 뒤쳐졌다. 3쿼터에서 조금이나마 터진 덕에 소노의 경기 종료 후 3점슛 성공률은 36%(13/36)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여전히 지난해 보여준 것과 비교하면 만족스럽지 못한 수치다.
경기 후 만난 소노 김승기 감독은 "수비가 약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시 짚어서 해야 할 것"이라며 "바뀌어야 한다. 선수들도 많이 느꼈을 것이고, 연습 태도부터 모두 바꿔야 한다"라고 질책했다.
객관적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 소노는 김승기 감독의 지적처럼 수비가 중요하다. 단, 탄탄한 수비로 상대를 봉쇄한 뒤에 이들이 자랑하는 외곽포가 수월하게 터져줘야 승리와 가까워질 수 있다. 수비 보완과 슛감 되찾기가 개막전 후 숙제로 남은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