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의 쾌거’ LG, 1994년 이후 첫 정규시즌 우승 확정

‘29년 만의 쾌거’ LG, 1994년 이후 첫 정규시즌 우승 확정

  • 기자명 한휘 기자
  • 입력 2023.10.0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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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일 경기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LG 선수들이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한 뒤 마운드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5일 경기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LG 선수들이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한 뒤 마운드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기자] 오래 묵은 한이 풀리기 직전이다.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KBO리그 정규시즌 정상의 자리에 섰다.

LG는 지난 3일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1위 자리를 확정했다.

3일 경기 전까지 LG는 2위 kt 위즈에 8경기 차로 앞서 우승까지의 ‘매직 넘버’를 1만 남겨두고 있었다. 그러나 LG가 휴식을 취하던 이날 kt가 KIA 타이거즈에 1-3으로 덜미를 잡히며 두 팀의 승차가 8경기 반으로 벌어졌다.

kt의 남은 경기는 7경기. 남은 경기를 전부 이기고 LG가 남은 9경기를 전부 져도 이미 82승(2무 51패)을 쌓은 LG를 kt가 따라잡을 수 없게 되며 LG의 정규시즌 우승이 결정됐다.

근 수년간 LG는 투타에 걸친 유망주 발굴과 육성, 외부 영입을 통한 전력 보강을 바탕으로 매 시즌 우승권 전력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매번 우승에는 한 끗이 모자랐다.

본격적으로 우승 후보로 평가받기 시작한 2020시즌 이후 3시즌 간 LG는 정규시즌 4-3-2위를 기록했지만, 매번 포스트시즌에서 일찌감치 고배를 마셨다. 특히나 87승을 쓸어담고도 최종 3위에 그친 지난 시즌은 더더욱 뼈아팠다.

지난달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 선발 출전한 LG 홍창기. (사진=LG 트윈스)
지난달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 선발 출전한 LG 홍창기. (사진=LG 트윈스)

염경엽 감독 체재로 맞이한 이번 시즌. LG는 절치부심하며 다시 날아올랐다. 선발진의 전력 약화라는 악재를 딛고 타선의 폭발력과 불펜진의 선전 속에 LG는 선두를 질주했고, 함께 경쟁하던 SSG 랜더스, kt 등을 전부 밀어내고 우승을 차지했다.

LG는 팀 타율(0.281), 출루율(0.364), OPS(0.761) wRC+(조정 득점 생산력·115.1) 등에서 전부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드넓은 잠실의 영향으로 홈런은 리그 6위(88개)에 그침에도 훌륭한 생산력을 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발빠른 선수들이 많은 점도 도움이 됐다. 비록 도루 성공과 실패 모두 1위(158성공 95실패)에 성공률은 리그 최하위(62.5%)에 그쳐 도루의 생산성은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주루 플레이에서 적잖은 도움이 되기도 했다.

특히나 LG 타선의 기존 약점이 대부분 해소된 점이 고무적이다. 손주인 이후 고민거리던 2루 자리는 신민재가 완벽히 메웠고, 유강남이 빠져나간 포수 자리는 박동원이 시원하게 맹타를 휘두르며 유강남의 흔적을 지웠다.

5월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 선발 출전한 LG 오스틴 딘. (사진=LG 트윈스)
5월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 선발 출전한 LG 오스틴 딘. (사진=LG 트윈스)

방점을 찍은 건 오스틴 딘이다. 당초 오스틴은 아브라함 알몬테와의 계약 무산 후 ‘2옵션’으로 영입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맹활약했다. 덕분에 LG 팬들은 로베르토 라모스 이후 ‘보루갈’(저스틴 보어-리오 루이즈-로벨 가르시아) 트리오의 부진이라는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타선에 다소 가렸을 뿐 마운드 역시 팀 평균자책점(3.70), 팀 실점(570점) 2위로 탄탄하다. 특히나 이러한 지표가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 등을 딛고 일궈낸 성적이라는 점이 놀랍다.

‘에이스’ 케이시 켈리는 전반기에 부진했고, 토종 선발진도 임찬규를 빼면 대개 활약이 미진했다. 계투진에서는 정우영과 고우석이라는 필승조 듀오가 나란히 부진했다.

그러나 계투진의 다른 선수들이 맹활약하며 이들의 공백을 메웠다. 노익장을 과시 중인 김진성과 고졸 신인 박명근을 필두로 유영찬, 백승현 등이 날아나디고 있다. 오랜 부진에서 벗어난 함덕주의 활약도 눈에 띈다.

지난달 8일 광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LG 선수들이 경기 후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8일 광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LG 선수들이 경기 후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제 LG의 마지막 남은 과제는 포스트시즌이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했지만, 최근 LG의 포스트시즌은 ‘잔혹사’라는 이름을 붙여도 될 정도로 기억이 좋지 않다.

근 10년간 LG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15승 23패로 승률 5할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으며, 하위 순위 팀에게 패한 것도 3차례 있다. 그 가운데 두 번이 최근 2년이라는 점도 걱정이다. LG의 마지막 비원인 통합 우승을 위해서는 가을야구 약점을 지울 필요가 있다.

지난 1995년, 당시 LG 구단주였던 故 구본무 회장은 오키나와 특산품 ‘아와모리 소주’를 사고 우승을 한 뒤에 열기로 했다. 구 前 회장이 별세한 지도 어언 5년. 드디어 소주병 뚜껑을 열 최고의 기회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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