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기자] 하정우·임시완 주연의 영화 ‘1947 보스톤’이 올 가을 관객을 만난다.
11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1947 보스톤’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는 강제규 감독을 비롯해 배우 하정우, 임시완, 김상호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1947 보스톤’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쉬리’의 강제규 감독의 신작이자, 배우 하정우, 임시완이 주연으로 나섰다. 작품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담았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수상한 손기정 선수는 일제강점기 상황에서 일본인 ‘손 키테이’로 시상대에 올라야 했다.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 올림픽 세계 신기록은 광복 이후에도 여전히 일본의 수상으로 귀속되어 있다.
‘1947 보스톤’은 일본의 압박으로 더 이상 뛸 수 없어진 손기정 선수가 촉망 받는 마라토너 서윤복 선수와 함께 빼앗긴 영광을 되찾기 위해 태극 마크를 가슴에 달고 우승하기까지의 감동적인 과정을 담았다.
‘태극기 휘날리며’, ‘쉬리’ 등 전설적인 작품을 연출한 강제규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지나간 민족의 역사를 되짚으며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강제규 감독은 ‘1947 보스톤’에 대해 “서윤복 선수는 제2의 손기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 꿈을 꾸며 성장한 소년이었다. 가난과 어려움을 뚫고 결국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향해 달린 인물이다. 그러한 인간 승리의 과정이 돋보였으면 했다”라고 밝혔다.
배우 임시완은 제2의 손기정이라는 기대를 받으며 성장한 마라토너 ‘서윤복’ 역을 맡았다. 그는 “실존 인물에 절대 누가 되면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책임 의식을 갖고 임했다. 작품을 하는 동안에는 태극 마크를 달고 국가를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촬영하기 두달에서 세달 전부터 전문적인 훈련을 받았다”라며 역할을 향한 진심을 드러냈다.
올여름 ‘비공식작전’으로 극장을 찾았던 하정우는 ‘1947 보스톤’으로 추석 3파전 대열에 합류했다.
전설의 마라토너 ‘손기정’ 역을 맡은 하정우는 “이 연기의 시작은 손기정 선생님이었다. 매 테이크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가지셨을지 고민하며 임했다. 첫 프롤로그 장면에서 베를린 올림픽 시상대 장면이 나오는데,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더라. 영화 세트가 아니라 실제로 체험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배우 김상호는 보스턴에서 대표단을 돕는 재정보증인 ‘백남현’ 역을 맡았다. 그는 ‘백남현’역에 대해 “참고할 만한 자료가 많은 인물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게 오히려 더 도움이 되기도 했다. 그분들이 대표단을 맹목적으로 도와주는 인물은 아니었다. 그 시대를 살았던 한 명의 개인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 점이 이 시나리오의 매력으로 다가왔다”라고 짚었다.
임시완과 하정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췄다. 임시완은 하정우에 대해 “멘토 멘티의 관계보다 더 가깝고 든든한 형이었다. 세상에 관해서나, 영화 작업에 관해서나 훨씬 많은 것들을 아는 분”이라며, “되게 재밌으신 분이다. 어떤 예상치 못한 웃음 포인트가 나올까 늘 기대하며 촬영했다”라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하정우 또한 “이 영화를 위해 준비한 시간들을 옆에서 지켜봤기에 늘 응원해주고 싶었다. 오늘 완성본을 처음으로 봤는데 임시완 배우가 너무 훌륭하게 표현해줘서 서윤복 선생님이 굉장히 좋아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극찬을 보냈다.
강제규 감독은 오랜 시간 실존 인물이나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로 감동을 전하며 관객과 소통해 왔다. 그는 “우리가 살아왔던 과거를 잘 들여다보는 일이 미래를 예견하고 바라보는 일”이라고 전했다.
또한 “역사 속에 담겨진 소중한 이야기, 훌륭한 인물들이 너무 많다. 그런 분들의 삶을 통해서 우리가 잘 살아가고 있는지, 바른 길로 나아가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젊은 관객들에게 이 영화가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인생에 힘과 용기를 준다는 점을 인지하는 데 일조했으면 좋겠다”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빼앗긴 영광을 되찾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빛나는 열망, ‘1947 보스톤’은 오는 27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